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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냉기 으스스…‘동캉스(동굴+바캉스)’를 아시나요

울산 울주군 자수정 동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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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천정 계곡 입구에 있는 자수정 동굴
- 폐광된 보석 광산 중 한 곳 관광지 개발
- 동굴 안 연평균 기온 12~14도로 싸늘

- LED 조명으로 장식된 화려한 시설물
- 중앙광장서 매일 펼쳐지는 서커스 공연
- 온돌 찜질방·동굴 안 호수 보트 체험 등
- 더위 쫓는 색다른 피서 방법으로 인기

- 자수정 동굴과 가까이 있는 ‘언양읍성’
- 지역 읍성 가운데 원형 가장 잘 보존돼

숨 막힐 듯한 한여름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요즘 같아서는 하루하루가 마치 더위와 전쟁을 치르는 기분이 들 정도다. 어딜 가도 열기가 넘쳐난다. 이럴 때는 집 밖을 나서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며 에어컨을 켜 놓고 집에서 쉬는 게 가장 좋은 피서라는 사람도 많다. 한여름에는 시원한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더위가 잦아들 때쯤 늦은 휴가를 가는 직장인도 있다. 그래도 주변에서 피서 여행을 다녀온 얘기를 들으면 할 수 없이 ‘나도 가야 하나’하게 된다. 여름방학을 맞은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더욱 그렇다. 피서 여행은 바다나 계곡을 찾아 차가운 물에 몸을 담그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요즘은 깨끗하고 냉방 장치가 잘된 호텔이나 쇼핑몰을 찾는 경우도 많다. 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책을 읽으며 더위를 쫓는 피서도 인기라고 한다. 이처럼 다양한 피서법 가운데 동굴에 들어가서 잠시나마 여름을 잊어보는 방법도 있다. 이른바 동캉스(동굴+바캉스)다.
   
울산시 울주군 ‘자수정 동굴나라’는 요즘 같은 폭염에도 온도가 12~14도에 불과할 정도로 시원할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갖추고 있어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자수정동굴나라를 찾은 관광객이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
■동굴 안과 밖은 완전 다른 세상

자동차 안에서 듣는 라디오에서는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으니 더위 먹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기상뉴스 진행자의 멘트가 수시로 흘러나왔다. 동캉스를 위해 찾은 곳은 울산시 울주군의 ‘자수정 동굴나라’. 언양읍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작천정 계곡 입구에 있다. 원래 자수정 광산이 있던 곳이다. 자수정은 다이야몬드, 루비, 에메랄드, 사파이어와 함께 세계 5대 보석의 하나다. 자수정 중에서도 세계 최고의 품질을 인정받으며 한때, 100여 개소에 달하던 광산은 이제 대부분 폐광되었으나, 그 중 한 곳이 관광동굴로 개발됐다. 국내 최초의 인공동굴 관광지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동굴 입구로 5분 남짓 걸어가는 동안 땀이 삐질삐질 흘렀다. 입장권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동안까지만 해도 잠시 들었던 ‘더운데 사서 고생인가’하는 생각은 동굴 입구로 들어서자 바로 사라졌다. 갑자기 온몸에 느껴지는 냉기가 조금 전과는 완전히 딴 세상이었다. 자수정 동굴의 연평균 기온은 12~14도. 사람에 따라서는 조금 춥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동굴 내부는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화려했다. 트럭이 드나들 정도로 규모가 커 허리를 숙이거나 할 필요도 없고, 각종 시설물이 LED 조명으로 장식돼 동굴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 미로처럼 연결된 동굴의 총연장은 2.5㎞ 정도.

   
자수정 동굴 내에 마련된 찜질방에서 관광객들이 자수정의 기를 느끼며 쉬고 있다.
동굴 안에는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동굴 안 중앙광장에서는 하루 여섯 차례 서커스 공연이 펼쳐진다. 요즘은 찾는 관광객이 많아 청중석이 항상 만원이다. 시원한 동굴 속에서 아찔한 서커스 공연을 즐기다 보면 계절 감각을 잊게 된다. 따뜻한 온돌 바닥에 누워 자수정의 기를 체험하는 공간도 있다. 동굴 속에서 체험하는 찜질방은 색다른 경험이다. 커피 등 음료를 파는 휴게실도 있는데, 이곳에서는 한여름이지만 따뜻한 음료를 찾는 사람이 더 많다.

소원을 들어준다는 길도 있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석굴암을 재현한 모형을 만난다. 동굴을 돌아보면 자수정 집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주로 동굴 위쪽에 있다 보니 숨어 있는 자수정 집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자수정을 지니고 다니면 행운이 따른다고 믿어왔는데, 자수정이 가진 신비한 적자주색은 신성 시 여겨져 권위와 신분을 상징하기도 했다. 동굴 여기저기에는 보기만 해도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는 분수대도 있다. 채굴 현장을 재현해 놓은 공간도 있다. 옛날 광부들의 고된 노동을 짐작게 한다. 동굴 이곳저곳을 구경하다 보면 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이곳에는 보트를 타고 동굴 안 호수를 탐험하는 코너도 있다. 보트 체험이 가능한 유일한 동굴이기도 하다. 또 다양한 종류의 공룡 모형을 전시한 별도의 쥐라기 동굴도 있다. 보트 체험과 쥐라기 동굴은 별도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동굴 밖 야외 광장에는 20여 종의 놀이시설이 갖춰져 어린이를 유혹한다.

■복원사업 진행 중인 언양읍성

   
복원 공사가 마무리 된 언양읍성 남문 전경.
자수정동굴과 가까운 언양읍의 언양읍성을 찾았다. 읍성이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행정적인 기능을 함께하는 성을 말한다. 언양읍성은 경남지역에 남아 있는 읍성 가운데서는 모양새를 가장 잘 갖추고 있다. 언양읍성은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평지에 정사각형으로 쌓은 성이다. 삼국시대부터 흙으로 쌓은 토성이 있었는데, 돌로는 1500년(연산군 6년)에 처음 쌓았다. 임진왜란 때 무너진 것을 1617년(광해군 9년)에 새로 설치했다.

언양읍성은 남북이 각 380m로 직사각형을 이루고, 둘레는 1520m에 이른다. 성의 형태는 전형적인 읍성으로, 방향마다 성 중간에 동·서·남·북문이 옹성(甕城)으로 되어 있다. 각 모서리에는 각루(角樓)가 4개소 있으며 문과 각루 사이에는 치(雉, 성벽을 기어오르는 적병을 쏘기 위해 성벽에서 바깥쪽으로 돌출시켜 만든 시설)가 있었다. 성 안에는 각종 관아가 있었는데 동쪽에 동헌이, 서쪽에 객사(현 언양초등학교 자리)가 있었다. 동서남북을 관통하는 도로와 동문과 서문을 가로지르는 수로(水路)와 4개의 우물도 있었다. 언양읍성 남문은 옛 모습이 복원돼 있다. 울주군은 각종 자료 고증을 토대로 오는 2025년까지 언양읍성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문 쪽에 울주군이 운영하는 언양읍성전시관이 있는데, 읍성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 언양 대표 음식

- 질 좋은 숯과 최고급 한우가 만나 ‘언양불고기’ 탄생하다
- 예부터 철 가공 위한 숯 조달처 역할
- 무쇠솥에 끓인 ‘쇠고기국밥’도 유명

   
숯불에 먹음직스럽게 구워진 언양불고기.
울산시 울준군에 속하는 언양을 대표하는 음식은 언양불고기인데,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언양은 산지가 많은 지역이다. 또 경주와 양산의 가운데 위치해 삼국시대부터 교통의 요충지로 각광받았다. 일찌감치 언양읍성이 축조된 것도 왜구로부터 경주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이런 상황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경부고속도로와 KTX 울산역이 인접해 있다.

언양지역의 특산물은 산지가 많은 지리적인 환경 때문에 숯과 한우, 미나리 등이었다. 특히 인접한 울산은 소금과 철의 산지였기 때문에 이들을 가공하기 위해 많은 숯이 필요했고, 그것을 조달한 곳이 언양이었다. 예부터 좋은 숯이 많이 생산되다가 지금은 특산물이 된 숯은 한우와 만나 오늘날 언양을 대표하는 음식인 언양불고기를 탄생시켰다. 또 숯을 거래하는 시장이 필요했고, 그 중심에 언양시장이 있었다. 언양읍성과 바로 옆에 자리잡은 언양시장은 언양알프스시장으로 정식 명칭을 바꿨다.

이렇게 연료가 풍부한 언양장에 있던 대장간은 활발하게 영업을 했고, 이때 만들어진 무쇠솥은 언양의 명물 가운데 하나였다. 무쇠솥에 끓인 쇠고기국밥 또한 유명했다. 언양의 숯과 소고기가 만나 생겨난 언양불고기는 사실 당시 서민들이 먹기에는 비싼 음식이었다. 오히려 산에서 난 나물과 쇠전에서 도축한 후 흘러나온 값싼 부위를 무쇠솥에 넣고 끓인 쇠고기국밥이 서민들의 음식이었다. 지금도 언양시장에 가면 이름난 쇠고기국밥집이 많다.

언양불고기는 한두 마리의 새끼를 낳은 암소를 도축한 지 24시간 이내에 싱싱한 상태로 조리한다. 또 양념맛 때문에 고기의 맛이 가려진다는 이유로 생고기나 소금구이로 내놓는다. 고기를 구울 동안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일산화탄소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숯가마에서 빨갛게 불기가 남은 나무토막을 꺼내어 흙을 덮어 만든 백탄을 사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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