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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성우의 섬뜩한 변신 “공포영화? 무서워 보지도 못 했죠”

‘변신’서 색다른 연기 도전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9-08-21 18:52:54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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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오컬트 작품서 구마사제 역할
- 친형 가족에 숨은 악마와 맞서

- “잠깐 악마로 변해 ‘1인 2역’ 느낌
- 대본 외우기 늘 자신 있었는데
- 거꾸로 읽는 라틴어에 고생했죠
- 공포 속에 한국적 가족애 빛나”

연극무대에서 쌓은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크린에서 악역과 코믹한 역할을 맡으며 사랑을 받아온 배우 배성우가 새로운 콘셉트의 악마 스릴러 영화 ‘변신’(21일 개봉)으로 새로운 변신을 보여준다. 특히 이제껏 연기한 적 없었던 구마사제 역할이어서 눈길을 끈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 공포 스릴러 영화 ‘변신’.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기수자들’, ‘반드시 잡는다’를 연출한 김홍선 감독의 신작 ‘변신’은 사람으로 변신하는 악마가 강구(성동일) 가족 안에 숨어들면서 벌어지는 기이하고 섬뜩한 사건을 그린다. 배성우는 구마 의식 중 사람이 죽는 사고로 사제복을 벗으려다 친형인 강구 가족을 구하기 위해 다시 십자가를 드는 종수 역을 맡아 서늘하면서도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기존의 오컬트 영화에서 악마나 악령이 사람에게 빙의되는 공포를 줬다면 ‘변신’의 악마는 스스로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 새로운 면이다. 그래서 “어젯밤에 아빠가 두 명이었어요”라는 딸 선우(김혜준)의 대사처럼 악마는 강구 가족원으로 한 명씩 변신해 전혀 다른 인격체를 지닌 가족이 주는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한다. 특히 구마사제 종수로도 변신해 공포의 구마 의식을 치르는 섬뜩한 장면을 연출한다.

이번 영화에서 구마사제의 직업적 능력과 신앙심, 가족애를 지닌 종수를 진정성 있는 연기로 표현한 배성우를 만나 새로운 소재의 공포영화 ‘변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몇 해 전에 공포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공포영화에 출연했다.

▶원래 공포영화를 잘 봤는데 30대 초반에 감독판 ‘엑소시스트’를 극장에서 보고 후유증이 심했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소문을 듣고 사람에게 저런 일이 일어나면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링’을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였는데, 감독판 ‘엑소시스트’ 이후 공포영화를 안 봤다.

-그럼에도 공포영화 ‘변신’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초에 ‘변신’의 대본을 받아 흥미롭게 읽었다. 악마가 가족들로 변신한다는 설정이 임팩트 있었다. 갑자기 무섭게 변신한 가족을 볼 때 느끼는 공포감이 컸다. 하지만 당시 ‘라이브’를 촬영 중이어서 출연 여부에 대해 대답을 못 했는데, 감사하게도 제작자가 기다렸다.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되고, 다음에 김홍선 감독님이 정해졌다. 이후 제가 ‘라이브’에서 호흡을 맞춘 성동일 선배님을 섭외했다. 원래는 스케줄이 안 됐는데 다행히 시간이 조정되면서 같이 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연기한 적 없는 구마사제 역을 맡았다. 한국형 오컬트 영화 붐을 일으킨 ‘검은 사제들’의 김윤석 강동원 씨, 최근 개봉한 ‘사자’의 안성기 씨 등이 구마사제를 연기했는데, 어떤 준비를 했는가.

   
▶‘사자’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검은 사제들’을 비롯한 최근 한국 공포영화는 다 봤다. 아는 배우들이 나와서 그런지 덜 무섭고, 은근히 재미도 있고 위트가 있더라. 제가 연기한 구마사제는 직업적인 면보다 삼촌이라는 인물의 성격이 더 부각된다. 그래서 구마사제의 이름을 빌린 삼촌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

-구마 의식을 할 때 라틴어를 하게 되는데, 이전에 구마사제 역을 했던 배우 분들은 대사를 외우는 것이 힘들었다고 하더라.

▶외우는 것은 자신 있어서 라틴어는 괜찮았다. 그런데 악마가 사제로 변신해 구마 의식을 할 때는 라틴어 단어를 거꾸로 읽는다. 조카 선우를 회초리로 때릴 때 방언처럼 하는 말이 라틴어를 거꾸로 하는 것인데, 아는 분들만 아실 것이다. 라틴어를 거꾸로 해서 외우니까 마치 외계어를 하는 것 같아 진짜 안 외워지더라.

-사제 모습을 한 악마를 연기했기 때문에 1인 2역을 한 느낌이었겠다. 어느 연기가 더 좋았나.

▶전혀 다른 인격체를 연기했기 때문에 색다른 재미가 있었는데, 악마 연기를 할 때가 더 재미있었다. 종수는 관객들이 공감해야 하는 사제 연기와 시원스럽게 내지르는 악마 연기 사이에서 줄을 잘 타야 했다. 재미있게 놀자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가족애라는 한국 정서가 담긴 공포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변신’은 전 세계 45개국에 판매됐다. 어떤 매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실제 촬영장에서도 성동일 선배님을 비롯해 형수님 역의 장영남 씨, 조카 역을 한 친구들이 진짜 가족처럼 단란하게 지냈다. 그래서 한국 가족의 애틋한 정서가 영화에 잘 묻어났다. 이런 가족의 정서는 아시아권은 물론 서구권에서도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영화만 출연하다가 지난해 드라마 ‘라이브’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줘 호평을 들었다. 배종옥 씨와 부부로 호흡을 맞췄는데, 멜로 느낌의 연기도 좋았다.

▶‘라이브’는 카메라 앞에서 촬영했던 것 중 제일 즐거웠다. 몸은 제일 힘들었지만. 대본을 한 회 한 회 받을 때마다 가슴을 울리는 것이 있었다. 배종옥 선배님과 따뜻하고 즐겁게 촬영했다. 사실 연극을 할 때는 ‘클로저’를 비롯해 멜로를 많이 했는데 ‘라이브’에서 배 선배님과 연기하면서 애틋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그동안 수많은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연기적으로 더 보여주고 싶은 면이 있는가.

▶연기하는 것이 일이지만 취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감정을 제대로 표현했을 때 신나고 좋은 감정이 커서 일하는 것 자체가 정말 즐겁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가진 것에 감사하다.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고, 작품마다 세련된 차별성을 두고 싶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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