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정이품송, 오대산 문수보살, 원각사 꽃비 등의 공통점은? 바로 세조가 집권한 지 8년이 되는 해부터 전국 방방곡곡에서 발생한 40여 건의 기이한 이적 현상 중 하나로, 세조실록에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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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시대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패를 그린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스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
제목만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세조 말기를 배경으로, 앞서 언급한 기이한 현상들의 뒤에는 풍문조작단이 있었을 것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시작된 영화다.
조선 팔도를 무대로 풍문을 조작하고 민심을 흔드는 광대패 5인방은 권력의 실세 한명회(손현주)에게 발탁돼 조카를 죽이고 왕이 된 세조에 대한 미담을 만들어내라는 명을 받는다. 이에 광대패 리더 덕호와 무리는 목숨을 걸고 역사를 뒤바꾸는 풍문을 만들어낸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기이한 역사에 기이한 상상력을 덧대 만들어낸 팩션 영화다. 세조와 한명회의 정치적 대결 속에 풍문을 만들어내는 광대패의 조작극이 무척 흥미롭게 진행된다. 목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풍문을 조작하는 광대패와 권력을 잡기 위해 새 판을 짜는 한명회 그리고 권력의 말기로 들어간 세조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그 유명한 정이품송이 어떻게 세조의 가마가 지나갈 수 있도록 가지를 들어 올렸는지, 세조가 세운 원각사를 뒤덮은 황색 구름과 향기로운 4가지 꽃비의 비밀 등을 보여준다. 물론 뛰어난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이야기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소재를 발굴하고 짜깁기한 솜씨는 좋은데, 드라마를 풀어가는 솜씨가 엉성하다. 게다가 광대패인 조진웅 고창석 김슬기 윤박 김민석, 한명회 역의 손현주, 세조 역의 박희순 등의 연기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각자의 연기는 뛰어나지만 화학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
특히 서로의 감정이 잘 엉기지 못하고 각자 떨어진 느낌이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소재의 참신함과 풍문을 조작하는 아이디어만 눈에 띄는 평작이다. 21일 개봉.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