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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원이 12년 만에 선택한 코미디…‘부녀케미’로 감동 잡는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9-09-04 18:36:59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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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참사로 장애 갖게된 철수
- 백혈병 앓고 있는 딸과의 여행
- “지적장애 희화화 않도록 노력
- 서로의 버팀목 되는 아빠와 딸
- 추석 연휴 온 가족 함께 보세요”

배우 차승원이 오랜만에 자신의 장기인 휴먼 코미디 장르로 돌아왔다. 추석 극장가에서 만나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11일 개봉)는 그가 ‘이장과 군수’ 이후 무려 12년 만에 휴먼 코미디 장르로 컴백한 영화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자신의 장기인 휴먼 코미디 연기를 펼친 차승원. YG엔터테인먼트 제공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사고로 지적 장애를 갖게 된 철수(차승원)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린 딸 샛별이(엄채영)와 함께 대구로 여행 가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린다. 차승원이 연기한 철수는 대복 칼국수의 수타 달인이지만 아이 같은 정신을 가진 인물이다.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때 출동했던 전직 소방관으로, 아내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갔다가 사고로 지적 장애를 갖게 된 아픈 사연이 있다. 그의 딸 샛별이는 사고 당시 사망한 아내의 배 속에 있던 딸로 외할머니 손에 자라다가 입원 중인 병원에서 철수와 만난다.

지난 3일 만난 차승원은 먼저 대구 시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며칠 후 대구에서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시사회를 하는데 어떤 말로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할까 생각이 많다”며 “이렇게 영화를 찍을 수 있게 도움을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래도 큰 참사가 배경이라는 점은 부담스러웠다. 사고에 대해 디테일하게 알지 못해서 섣불리 접근할 수 없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한 뒤 “이 영화를 연출한 이계벽 감독이 공부를 많이 했고, 대구에 가서 취재와 인터뷰도 했더라. 그런 이 감독을 만나고 나니 대구지하철 화재참사를 훼손하거나 희화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출연 동기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차승원과 단짝인 유해진과 ‘럭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차승원은 “유해진 씨와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고, 다만 이 감독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온정이 있고,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이라고 공통적으로 말했다”며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이 감독이 지닌 성품이 그대로 반영된 영화”라고 영화가 지닌 미덕을 소개했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의 아픔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것 외에 아픔을 지닌 부녀지간의 사랑과 희망을 담고 있다. 이런 배경 또한 차승원에게 출연의 큰 이유가 됐다. 그는 “이 영화에는 험난한 세상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약간 부족한 아빠와 아픈 딸이 밀어주고 당겨주며 아픔을 극복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포함돼 있다. 요즘 흉흉한 일이 많은데 세상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제일 좋았다”며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 더불어 “지난해 여름에 촬영했는데, 채영이는 한여름에 머리를 깎은 채 촬영을 해서 고생이 많았다. 그런데도 힘든 표정 없이 현장에서 춤도 추고, 밝게 있어서 좋았다”며 딸 샛별이 역을 맡은 아역 배우 엄채영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차승원에게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어려웠던 점이 또 하나 있었다. 바로 후천적 지적 장애를 지닌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다. 이 또한 섣불리 연기할 수 없어 다양한 사례를 찾아보며 연구했다. 그는 “어떤 특정 인물을 모델 삼아 연기하면 단순히 따라쟁이가 될 것 같아서 여러 명을 보고 만들어서 연기했다. 희화화되지 않게 연기하려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휴먼 드라마의 성격이 짙은 영화이긴 하지만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코미디 영화이기도 하다. 특히 초중반까지 철수와 샛별이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코믹한 장면이 자연스러운 웃음을 유발한다. 2001년 ‘신라의 달밤’을 시작으로 ‘라이터를 켜라’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 ‘이장과 군수’ 등 코미디 영화의 부흥을 이끌었던 차승원의 감이 살아 있는 영화인 것이다. 그는 “제가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고, 살면서도 유머가 있으면 한다. 시니컬하고 진지해도 반전의 웃음을 줄 수 있는 캐릭터가 좋다”며 코미디 장르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차승원은 “우리 영화는 같이 개봉하는 추석 한국 영화들과 결이 달라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영화로는 으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고 기분 좋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영화에 대한 추천의 말도 잊지 않았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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