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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쌓인 스트레스…울창한 죽림서 ‘사르르’

거제 맹종죽테마파크·칠천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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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그러운 대나무 테마파크

- 지그재그로 난 다양한 산책길
- 늦더위 햇볕 가려줘 시원
- 줄타기 등 레포츠 체험 시설
- 공방도 운영해 재미 두 배

# 고즈넉한 칠천도

- 임진왜란 때 수군 첫 패배 아픔
- 전시실 등 공원 조성해 기록
- 섬 주변 걷고 자전거 타기 좋아

음력 8월 보름날인 추석은 대체로 추수를 끝내고 가을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시기다. 추석의 다른 이름인 한가위는 가을의 한가운데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그런데 양력으로 9월 초순에 찾아온 이번 추석은 여름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듯하다. 여름 마무리도 제대로 못한 데다 연휴 기간도 토·일요일을 포함해 나흘로 비교적 짧아 이래저래 마음이 바쁘다. 짧은 연휴지만 가족들과 짬을 내 가볼 만한 곳을 생각하다, 경남 거제를 선택했다. 거제는 알다시피 바다 밑을 지나는 구간이 포함된 거가대교의 개통으로 부산을 비롯한 동부경남 주민들에게 한층 가까워졌다. 추석 연휴에는 거가대교 통행료(편도 1만 원)도 면제해준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거제맹종죽테마파크와 거제와 연륙교로 연결된 작은 섬 칠천도다. 거제맹종죽테마파크와 칠천도는 거가대교와 가까운 거제 서북단의 하청면에 속해 있다.
   
경남 거제맹종죽테마크의 대나무숲 사잇길을 방문객들이 걷고 있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빽빽하게 늘어선 대나무숲 사이를 걷다 보면 저절로 몸도 마음도 맑아진다.
■대나무 기운 흠뻑, 서바이벌 등 체험도

거제맹종죽테마파크는 이름 그대로 대나무의 일종인 맹종죽이 울창한 숲으로 이뤄져 있다. 대나무가 뿜어내는 맑고 싱그러운 기운을 통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죽림 테라피 공간이다. 어른은 물론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체험시설도 함께 갖추고 있다. 우선 맹종죽에 대해서 알아보자. 맹종죽은 호남죽 일본죽 모죽이라고도 하며 높이 10~20m, 지름 20㎝ 정도로 대나무 중 가장 굵은 종류다. 맹종죽이라는 이름을 얻은 사연도 있다. 중국 삼국시대 효성이 지극한 맹종은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 있던 그의 모친이 한겨울에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여 눈이 쌓인 대밭으로 갔지만 죽순이 있을 리 없었다. 죽순을 구하지 못한 맹종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하늘이 감동해 눈물이 떨어진 그곳에 눈이 녹아 죽순이 돋아나게 했다. 하늘이 내린 이 죽순을 삶아 드신 어머니는 병환이 말끔히 나았다. 이로써 맹종죽은 효의 상징이 됐다. 눈물로 하늘을 감동시켜 죽순을 돋게 했다는 고사성어 맹종설순(孟宗雪筍)도 여기서 유래했다.

거제맹종죽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거제맹종죽테마파크는 입장료(어른 기준 3000원)가 있다. 산비탈에 조성된 맹종죽테마파크는 대나무숲 사이로 다양한 산책길을 내놨는데, 전체 산책로 길이는 1.5㎞ 정도로 1시간 남짓이면 둘러볼 수 있다. 매표소를 통과해 입구에 들어서면 그야말로 대나무 천지다. 곧게 뻗은 대나무 잎이 늦여름의 제법 따가운 햇살을 가려줘서 좋다. 이런 대나무 그늘은 모든 산책로가 한결같다. 산책로는 산 정상 쪽으로 향하는 길과 내려오는 길로 구분해놨는데, 이른바 지그재그길이어서 경사가 심하지 않아 별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다. 그다지 넓은 규모는 아니지만 길목마다 조금씩 차별화해 꾸며놨다. 거기에 맞춰 죽림욕장 사색죽길 죽지압체험길 회상죽길 등 다양한 이름도 붙여놨다. 비스듬하게 만든 대나무 의자에 누우니 고급 안락 의자가 부럽지 않다. 여기에 누워 대나무잎 사이로 조금씩 보이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면 저절로 사색에 잠기는 기분이다. 대나무로 만든 길도 있다. 맨발로 걸으니 시원하고 매끈한 대나무 감촉이 느껴져 좋다. 그래도 거제맹종죽테마파크의 가장 큰 매력은 대부분 산책로에서 대나무숲 사이로 바다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바다는 한꺼번에 모습이 드러나지 않고 대나무 사이로 조금씩 보여 더 감질난다. 중간에 매점이 있는 쉼터에서는 제법 탁 트인 바다를 볼 수 있다. 전망 좋은 곳에 정자도 몇 군데 있는데, 정상 전망대는 테마파크에 연결된 별도 도로를 따라 700m 정도 걸어가야 한다.
   
어린이들이 서바이벌 체험을 하고 있다.
거제맹종죽테마파크는 줄타기 등을 할 수 있는 레포츠 체험 시설도 갖추고 있다. 또 대나무를 이용해 간단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공방도 운영된다.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두 시설은 별도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돌아오는 길에는 인증샷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맹종죽 죽림욕장은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진정시키며,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고 신체 리듬을 회복시켜 산소 공급을 원활히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잠깐 머물렀지만 테마파크를 벗어나자 몸이 꽤 가뿐한 느낌이다. 코끝에 와닿던 대나무 향기가 얼마간 지속됐다.

거제맹종죽테마파크 입구에는 홍보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에는 맹종죽으로 만든 다양한 공예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다. 죽순을 포함한 맹종죽으로 만든 가공식품도 구입할 수 있다. 죽순은 각종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압조절, 다이어트, 동맥경화 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정자 쉼터에서 방문객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고즈넉한 섬 둘러보면 좋아

60개가 넘는 거제 전체의 크고 작은 섬 가운데 칠천도는 거제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거제도가 1971년 거제대교의 개통으로 육지와 한 몸이 되었듯이, 칠천도 역시 2001년 연륙교 개통으로 ‘섬 아닌 섬’이 되었다.

거제도와 칠천도 사이의 칠천량은 1597년 7월 조선 수군과 일본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장소다. 원균이 이끈 조선 수군은 이 전투에서 대패하고 만다. 원균은 물론이고 많은 지휘관과 병사가 목숨을 잃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첫 패배인 칠천량해전이다. 칠천량해전의 패배로 조선 백성들은 크나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순신 장군은 칠천량에서 살아남은 12척의 판옥선과 군선들을 이끌고 전남 진도의 울돌목에서 일본 수군에 복수한다. 명랑해전이다.

칠천도에는 칠천도해전의 뼈아픈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한 칠천량해전공원이 있다. 칠천량해전공원으로 가는 길에 칠천연륙교에서 내려다 보이는 칠천량의 바다는 그날의 아픔을 아는지 모르는지 해류를 따라 유유히 흐른다. 칠천량해전공원은 연륙교를 지나 왼쪽으로 방향으로 잡으면 만나는 옥계마을에 있다. 이 공원은 부지 면적 1만2519㎡로 전시실 위령조형물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으며, 2013년 완공됐다. 칠천량해전공원은 경남도의 이순신프로젝트 28개 사업의 하나로 추진됐으며, 임진왜란 당시 칠천량해전 전몰수군의 명복을 기리는 한편 역사관광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칠천량의 아픈 역사를 포함해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활약상과 전투 장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칠천량해전공원 주변에는 옥계해수욕장과 오토캠핑장 수상레저시설 등도 있다.
   
칠천량해전공원 전시장
칠천도는 고즈넉한 풍경이 매력적인 섬이다. 전체 면적은 9.87㎢이며, 칠천(七川)은 섬에 강이 7개가 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칠천도는 예로부터 해산물이 풍부해 황금어장을 의미하는 ‘돈섬’으로 불렸다. ‘칠천도 처녀는 시집갈 때까지 쌀 서 말을 먹지 못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논보다는 밭이 많다. 섬 주변으로 해안도로가 잘 건설돼 도보와 자전거 하이킹족에게 인기가 좋다.

칠천도의 중심에는 옥녀봉이 있다. 옥녀봉 정상(232.2m)에서 보는 조망 역시 좋다. 거제의 수려한 섬은 말할 것도 없고, 마산의 저도 연륙교나 부산 쪽의 바다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칠천도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섬이다. 동쪽에 있는 장안 어론 조골 물안마을에서 해돋이를 볼 수 있고, 서해안을 따라 위치한 송포 황덕 연구 금곡마을에서는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글·사진=최정현 기자 cjh@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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