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차례 태풍이 지나갔다. 한반도 주변의 해수 온도가 가장 높은 시기니 태풍도 세력을 키워 전국에 큰 피해를 입혔다. 해수 온도는 낚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금 서해와 동해 해수가 상당히 고수온을 유지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해 인천 앞바다 영흥도 근처까지 갈치가 북상해서 잡히고 있다. 지금까지 서해안이나 동해안에서는 갈치 낚시가 한 번도 이루어진 적이 없었다. 오랜 경험을 가진 어부조차 반가움에 앞서 앞으로 바다가 어찌 될까 염려하는 분이 많을 정도다. 하지만 갈치 낚시 영역이 서해안, 동해안까지 넓어졌다는 것은 꾼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갈치의 분포 영역이 시즌 초반부터 급속히 넓어졌다는 사실을 잘 알고 출조한다면 각 지역 꾼들은 출조 경비를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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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부산권 출조에서 잡힌 갈치. |
시즌 초반에는 대부분 잔 씨알과 굵은 씨알의 갈치가 섞여 올라온다. 그러다가 본격적인 가을이 오고 겨울이 다가올수록 점점 몸집을 불려서 씨알 굵은 갈치가 더 많이 잡히는 것이 갈치낚시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한차례 태풍이 지난 뒤 잡히는 갈치 씨알이 부쩍 굵어졌다.
몇 가지만 유념하면 더 나은 조과를 올릴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잡어의 성화가 심하다. 고수온인 데다 밤에 집어등을 켜면 고등어, 삼치, 만세기, 전갱이 등 온갖 물고기가 모인다. 지금 시즌에는 초저녁에는 꽁치 미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꽁치는 특유의 강렬한 향 때문에 갈치를 집어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꽁치 미끼로 집어시킨 이후에는 생미끼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미끼로는 낚시 도중에 잡힌 잡어로 포를 떠서 사용하면 된다. 특히 잔 씨알 갈치는 더 없이 좋은 미끼다. 포를 얇게 떠서 길게 잘라 사용하면 굵은 씨알의 갈치가 물 확률이 높다. 시즌 초반에 굵은 씨알의 갈치를 낚으려면 과감하게 생미끼로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생미끼를 사용하면 잡어 입질도 현저하게 줄일 수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굵은 씨알의 갈치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자. 생미끼를 계속 사용하다 보면 갈치 입질이 뜸해지는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다시 향이 강한 꽁치 미끼를 사용하면 다시 갈치 어군이 모일 가능성이 크다.
갈치낚시 도중 생미끼로 잡힌 풀치를 사용하는 방법도 아주 중요하다. 대부분 잔 씨알 갈치인 풀치를 생미끼로 사용하기 위해 도마 위에 놓고 잘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갈치 비늘이 많이 손상된다. 비늘이 손상되면 생미끼의 효과는 그만큼 떨어진다. 지느러미도 자르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게 좋다. 기본에 충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걸 유념하고 갈치 낚시를 나가보자.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