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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코미디 전성시대…다양한 웃음코드에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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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영화는 코미디 장르가 초강세다. 경제가 안 좋거나 정치, 사회가 어수선할 때 반대급부로 관객들은 코미디 장르를 찾는다고 하는데, 올해 한국영화의 흥행을 보면 이 말이 맞는 듯하다.
‘극한직업’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로 지난 24일까지의 2019년 한국영화 박스오피스를 보면 1600만 관객을 기록한 ‘극한직업’를 필두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은 1000만 관객 영화 ‘기생충’, 여름 시즌 1위로 940만 관객의 ‘엑시트’, 추석 시즌 흥행 1위이며 400만 관객을 동원한 ‘나쁜 녀석들: 더 무비’가 한국영화 박스오피스 1, 2, 3, 5위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들 영화는 모두 코미디 장르를 기반으로 수사, 드라마, 액션 장르를 섞은 영화들이다. 유일하게 실화를 바탕으로 한 ‘봉오동 전투’가 480만 관객으로 4위에 올라 있다. 영화의 흥행 장르는 돌고 돈다고 하지만 이제는 어떤 장르의 영화든 웃음이 필수인 시기인 것이다.

돌이켜보면 코미디 장르는 꾸준히 사랑받아왔다. 특히 코미디 장르가 한국영화의 주류로 들어오게 된 계기는 강우석 감독의 공이 크다. 1990년대 초반 ‘미스터 맘마’를 시작으로 ‘투캅스’ ‘마누라 죽이기’ ‘투캅스2’ 등을 연출하며 큰 웃음을 줬다. 군사독재의 암흑기였던 1980년대를 벗어나 1990년대에 들어오면서 찾게 된 웃음이었다.

강 감독의 바통을 이은 사람은 강우석 사단의 일원인 김상진 감독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후인 1990년대 후반부터 ‘주유소 습격사건’ ‘신라의 달밤’ ‘광복절 특사’를 흥행시키며 코미디 영화의 맥을 이었다. 특히 소시민이나 아웃사이더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공감형 웃음을 주며 큰 사랑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는 ‘조폭 마누라’와 같은 조폭영화와 코미디가 결합한 영화가 인기를 끌었다. 이때 주목할 만한 영화는 윤제균 감독의 ‘색즉시공’이다. 섹시 코미디 청춘물인 이 영화는 시종 웃음을 주다가 마지막에 감동을 주는 한국 코미디 영화의 흥행 공식을 만들었다. 이 공식은 지금까지도 유효해서 예를 들어 ‘7번방의 선물’ ‘신과 함께-죄와 벌’ 등이 이 공식을 따른 대표적 코미디 영화다. 그런 가운데 김대우 감독의 ‘음란서생’ ‘방자전’과 같은 퓨전 사극 코미디가 가지를 치며 2010년대에 들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조선명탐정’ 시리즈 등이 인기를 얻었다. 2010년대에는 누아르나 남성영화들, 사극이 인기를 끌면서 코미디 영화는 주류에서 밀려나는가 싶었으나 1년에 한두 편씩 코미디 영화가 박스오피스 10위 안에 끼곤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완벽한 타인’을 시작으로 코미디 영화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현재 가장 눈에 띄는 코미디 영화 연출자는 이병헌 감독이다. ‘스물’을 시작으로 ‘바람 바람 바람’ ‘극한직업’과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멜로가 체질’까지 그는 재치 있는 대사의 맛과 호흡, 그리고 코믹한 상황을 살린 각기 다른 장르가 결합된 코미디 영화를 연출하고 있다. ‘극한직업’ 이후 부담감이 높겠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더욱 세련된 웃음을 선사해주길 기대한다.

감독들이나 배우들은 다른 장르보다 코미디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 웃음 코드가 모두 다른 무뚝뚝한 관객들을 웃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도 촬영장과 노트북 앞에서 웃음없는 시대에 웃음을 주기 위해 코믹한 대사와 상황을 만들고 있는 감독과 작가들에게 응원을 보낸다.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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