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의 뒤안길에서 사라져가는 우리의 구전 민요와 노동요를 담은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가 시작된 지 30주년이 됐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는 최상일 PD를 비롯한 MBC 라디오 민요팀이 1989∼1996년 동안 채록한 전통 민요를 1991년부터 28년간 방송한 장수 프로그램으로, 지금도 MBC 라디오에서 방송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3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사진)에서 최 PD는 “전통 사회에서는 대중적인 노래지만, 산업화에 사라져 갔던 민요를 다시 접하는 것은 신라 금관과 같은 문화재를 발견한 느낌”이라고 그 가치를 설명했다.
고기잡이 어부의 노동요부터 아낙네의 신세 한탄까지 어르신 2만~3만 명이 녹음한 노래는 1만8000여 곡으로, 전국 900개 마을에서 민요들을 모았다. 이중 경상남도에서만 1500여 곡의 향토민요를 발굴했다. 최 PD는 “경상남도에서는 남자들이 의외로 외로움을 많이 탄다. 창녕, 밀양, 양산 등지에서 나온 ‘나무꾼 신세타령’이 그것을 대변한다. 나무꾼이 나무를 하고 난 후 쉬면서 장가 못 간 외로움과 일의 고단함을 구성진 곡조로 노래했다”며 민요에는 그 지방의 정서도 녹아 있음을 설명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타이거 JK와 윤미래, 비지로 이뤄진 그룹 MFBTY와 재주소년이 민요를 재해석해 만든 노래 두 곡도 소개됐다. 타이거 JK가 향토민요 200여 곡을 샘플링한 뒤 팝적인 요소를 넣은 ‘되돌아와’와 재주소년이 제주 허창수 할아버지의 ‘북제주 갈치 잡는 소리’에 영감을 얻어 만든 ‘갈치의 여행’이 그것이다. 두 곡은 음원 공개 후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의 민요들과 함께 오는 21일 개관하는 서울시 우리소리박물관에 기증된다. 김정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