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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빵꾸’ 직접 때웠다는 박용우 “웃기고 울리는 인생 담았죠”

‘카센타’로 스크린 복귀

  •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  |   입력 : 2019-11-20 18:41:33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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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대본 아쉬운 부분 많아 고사
- 조언대로 수정해 출연 결심
- 하윤재 감독 무한신뢰 덕분에
- 아내 역 조은지와도 환상 호흡
- 부부싸움신 찍다 정신 잃기도
- 80대까지 연기하는 게 목표

1995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으니 벌써 25년차 배우가 됐다. 데뷔 이후 줄곧 지적이며 부드럽고, 유쾌한 연기를 해온 박용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파노라마 부분에 초청됐던 영화 ‘카센타’(개봉 27일)를 들고 오랜만에 관객과 만난다. 이번에는 능청스럽지만 슬픔을 담아낸 연기가 빛난다.
   
블랙코미디 영화 ‘카센타’에서 의도적인 타이어 펑크사고로 돈을 버는 사장 재구 역을 맡은 배우 박용우. 트리플픽쳐스 제공
‘카센타’는 장사가 안 돼 전기세도 못 내는 사장 부부가 도로에 못을 박아 타이어 펑크를 유발하는 생계형 범죄를 다룬 영화다. 박용우는 돈이 없어 맥주 한 캔, 담배 한 갑 제대로 못 사는 카센타 가난뱅이 사장 재구 역을 맡았다. 그래서인지 영화는 웃기면서도 슬프다. 그런 그가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어둠 속의 도로에 힘차게 못질을 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많아질수록 욕망만 커졌다. 블랙코미디 ‘카센타’는 그런 인간의 심리를 마치 스릴러 영화처럼 집요하게 파고든다. 박용우를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 ‘카센타’의 의미에 대해 얘기했다.

-‘카센타’는 하윤재 감독의 첫 장편영화다. 신인감독의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먹고 살기 위해 의도적인 타이어 사고를 내는 부부의 모습을 담은 블랙코미디 영화 ‘카센타’. 트리플픽쳐스 제공
▶시나리오를 보고 하 감독님을 만나 영화에 대한 아쉬운 부분을 얘기했는데,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출연을 고사했다. 이후 해외여행을 갔는데, 보름도 안 돼 수정된 시나리오를 보내왔다. 처음부터 끝까지 내 얘기가 모두 들어간 시나리오였다. 그 점에 감동을 받아 작품을 하게 됐다.

-촬영 현장은 시나리오보다도 즉흥 연기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감독님은 철저하고 계산적으로 촬영을 하는 분인데, 나에게 무한 신뢰를 줬다. 어지간한 것은 터치를 안 하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게 했다. 때문에 매 테이크마다 연기와 대사가 달라졌다. 어떤 것을 쓸지 몰랐다. 그래서 ‘나중에 편집을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노는 기분으로 즐기며 연기했다.

-아내 역을 맡은 조은지 씨와 호흡은 어땠나?

▶내가 자유연기를 하면 조은지 씨도 그렇게 했다. 현장에서 그런 점이 잘 통했다. 조은지 씨는 13년 전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에서 만났지만 이렇게 연기를 주고받지는 않았다. 처음 본 것은 임상수 감독의 ‘눈물’ 오디션 영상이었다. 그때 인상이 강렬했다. 울지 않고 이야기를 하는데 슬펐다. 사적으로 잘 알지 못했지만 이번에 다시 연기를 맞춰 보니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후반부에 벌어 놓은 돈 때문에 집 안에서 벌이는 조은지 씨와의 싸움 신이 인상적이었다. 에피소드가 있나?

▶돈에 대한 갈등 때문에 재구는 아내와 막장 같은 개싸움을 벌인다. 조은지 씨에게 나를 힘껏 때려달라고 했다. 돈으로 야기된 부부간 극한의 감정을 표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한 번은 완전히 방심하고 있는데, 뒤에서 갑자기 때려 거의 정신을 잃은 적도 있다. 이 신의 마지막에서 이 영화의 주요 메시지가 담긴 ‘그래도 우린 사람이잖아’라는 대사가 나온다. 하 감독님도 그렇고, 나도 이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

-‘카센타’는 지난해 BIFF 파노라마 부분에 ‘빵꾸’라는 제목으로 출품됐었다. 제목이 바뀌었는데 달라진 점이 있나?

▶‘빵꾸’보다는 ‘카센타’라는 제목이 대중적이라는 것이 스태프들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새롭게 편집하면서 제목도 바꿨다. BIFF 버전과 비교해 결말은 같지만, 편집을 많이 하다 보니 내용이 훨씬 좋아졌다. BIFF 버전은 씁쓸함이 강조되면서 웃음을 주는 부분이 부족했다. 또 마지막 신에서 감정적으로 와닿지 않았다. 이번 개봉 버전은 공감이 많이 돼 눈물까지 났다. 웃기면서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꾸준히 쌓이며 그 슬픔을 만들어낸 것 같다.

-펑크 난 타이어 가격이 재미있었다. 카센터 사장 재구는 펑크 난 타이어 교체 비용을 최소 15만 원에서 최대 260만 원까지 사람에 따라 마음대로 받았다. 현실에서 박용우는 그런 장사를 할 만한 사람인가?

▶장사하면 망하지 않을까(웃음). 현실적인 것에 둔감한 계산 능력을 가지고 있어 장사와 안 맞을 것 같다.

-영화에서 허름한 작업복만 입다가 범죄자를 잡고 경찰서장에게 표창장을 받으러 가기 위해 정장을 입는 신이 있었다. 정장이 무척 잘 어울렸다. 어떻게 몸 관리를 하나?

▶몸을 갑자기 찌우거나 빼고 연기를 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80대까지 연기하자는 것이 목표다. 올해에 실베스터 스탤론의 ‘람보: 라스트 워’를 혼자 영화관에서 봤다. ‘람보’ 1, 2편부터 다 봤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감동적이었다. 스크롤이 올라갈 때 1편부터 해서 이제까지 람보와 실베스터 스탤론의 변천사가 흘러나왔다. 실베스터 스탤론의 인생 역정 스토리도 알고 있어 같은 배우로서 감동을 느꼈다. 나도 그처럼 노년의 상의 탈의 연기를 하고 싶다.

-이번 영화에서 배우 박용우의 어떤 부분을 관객들이 봤으면 하나?

▶사람들이 공감하는 찌질함이다. ‘그래 저런 부분이 나에게도 있지?’라는 부분이 최대한 나왔으면 좋겠다. 때문에 억울하고 불안해 보이는 얼굴을 연기하며 행복하게 즐기면서 했다. 씁쓸한 영화인데, 웃음이 있으면 좋겠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차기작은 무엇인가?

▶윤계상, 임지연과 함께 출연하는 영화 ‘유체이탈자’다. 기억을 잃은 채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기이한 사건을 다뤘다. 더욱 많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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