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혜화, 동’ 존재감 알려
- TV ‘역도요정 김복주’서도 열연
- “주변 기대에 찬 시선과 평가들
- 부담감에 최근까지 힘겨운 나날
- 이번 작품 속 속물근성 캐릭터
- 잃어버린 연기 열정 다시 깨웠죠”
드라마 ‘역도요정 김복주’ 이후 2년이 넘도록 얼굴을 볼 수 없었던 배우 유다인이 부조리한 미술계를 배경으로 한 ‘속물들’(개봉 12일)로 다시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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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물들’에서 다른 작가의 작품을 베끼는 콘셉트로 활동 중인 미술작가 선우정 역을 맡은 유다인. 주로 맡아오던 착하고 밝은 역할을 벗어나 욕망에 가득 찬 캐릭터를 연기해 성공적으로 연기 변신했다. 주피터필름 제공 |
2011년 호평 속에 국내외 영화제에서 많은 상을 수상한 독립영화 ‘혜화, 동’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일약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유다인은 이후 영화 ‘천국의 아이들’ ‘용의자’ ‘올레’와 드라마 ‘야경꾼 일지’ ‘닥터스’ ‘역도요정 김복주’ 등에 출연하며 청순하면서도 당찬 이미지를 그려왔다.
그랬던 유다인이 새 영화 ‘속물들’에서는 이전의 이미지를 지우고 속물근성에 찌든 당당한 욕망녀로 변신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만남에서 “지금까지 이미지와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걱정은 없었다. 오히려 ‘혜화, 동’ 이후 처음으로 가슴이 뛰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고, 진짜 잘해보고 싶은 캐릭터를 만난 것 같았다”며 새로운 역에 도전했다는 즐거움을 내비쳤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서 상영돼 주목받았던 ‘속물들’은 ‘차용 미술’이라는 말로 포장해 동료 작가의 작품 베껴 팔아먹는 미술 작가 선우정(유다인)을 중심으로 미술 잡지 기자, 큐레이터, 미술을 그만둔 친구 등 네 남녀가 펼치는 뻔뻔하고 이기적인 이야기를 그려낸 블랙코미디이다.
특히 선우정 캐릭터는 2007년 성곡 미술관 불법 비자금 사건의 신정아를 떠올리게 한다. 유다인은 “영화제 때 이상철 감독님이 ‘유다인 씨가 딱일 것 같아서 캐스팅했다’고 해서 좀 의아해하기도 했다. 나에게서 어떤 모습을 보셨을까 싶기도 하고. 출연 제안을 하며 준 시나리오에 선우정 캐릭터가 디테일하게 그려져 있었고, 그녀가 살아온 과정도 녹록지 않아 배우로서 집중해서 연기해볼 만한 캐릭터였다”며 연기적인 면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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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작가 선우정(오른쪽)을 중심으로 이기적인 네 남녀를 그린 영화 ‘속물들’.
주피터필름 제공 |
실은 그녀에게 ‘속물들’은 배우로서 중요한 모멘텀을 준 영화다. ‘역도요정 김복주’ 이후 배우로서 슬럼프를 겪고 있던 때 만났기 때문이다. “‘혜화, 동’ 이후 많은 분이 ‘기대한다’고 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어느 순간부터 저를 보면 ‘되게 잘 될 줄 알았는데’라고 했다. 계속 이런 상황이 반복되니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겁이 났다”며 슬럼프를 겪게 된 속내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러던 중 ‘속물들’ 시나리오를 읽고 연기에 욕심이 생겼고, 선우정을 연기하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지금은 저 자신을 지키면서 건강하게 차기작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깊은 슬럼프 끝에 다시 찾은 연기 열정으로 촬영에 임해서일까? ‘속물들’의 유다인은 마치 실제 속물에 찌든 화가처럼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하고, 이중적인 삶을 살며,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30대 중반이지만 유다인의 연기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선우정을 연기한 후 다음에는 악역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자신이 없어서 거절했는데, 후회된다. 앞으로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좋은 선배님들과 많은 작품에서 만나 연기 외적인 부분도 많이 배우면 좋겠다.”
앞으로는 자신에게 어울리는 역할뿐만 아니라 캐릭터 자체의 매력에 빠져 연기할,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대중과 만날 ‘배우 유다인’의 바람이다.
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