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들어 막바지 갈치 낚시가 남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하지만 이때가 되면 꾼들은 언제 열기 낚시가 시작되는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다. 이는 밤새워서 하는 갈치 낚시의 피곤함과 추위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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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앞바다 선상에서 열기를 몽땅걸이로 낚아올리고 있다. |
아니나 다를까 어김없이 최근 서생권, 해운대권, 태종대권, 남형제섬 일대에서 씨알 좋은 열기가 주렁주렁 올라오는 조황 사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올해 열기 낚시는 시즌 오픈과 함께 예년보다 조금 씨알이 굵은 열기가 등장하고 있다. 열기 낚시의 매력은 무엇보다도 바늘마다 줄줄이 올라오는 몽땅걸이에 있다. 선장의 신호에 따라 채비를 내리고 난 후, 배가 포인트에 접근하면 ‘두둑~’ 하고 전해오는 열기 입질은 온몸을 짜릿한 전율의 도가니로 빠져들게 한다. 그런 다음 몽땅걸이 채비를 올릴 때 그 짜릿한 손맛과 눈맛은 직접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기 어렵다.
열기는 깊은 바다 암초에 붙어사는 물고기라 그물로 잡을 수 없고 오로지 낚시로만 잡힌다. 또한 수질이 탁하거나 나쁜 곳에서는 아예 서식하지 않는다. 따라서 열기만큼 자연을 듬뿍 품은 깨끗한 물고기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낚시가 열기 낚시라고 하지만, 조황은 선장의 경험이 좌우한다. 들물·날물의 방향과 조류 속도에 따라 배를 포인트에 접근시키는 것은 열기 낚시 선장들의 최고 노하우다. 같은 포인트에 배를 접근시켜도 경험이 있는 선장과 없는 선장의 조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과장되게 말한다면 조과를 잘 올리는 비결은 어떤 선장을 선택하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깊은 수심대를 노리는 심해 열기 낚싯배는 더 그러하다. 다행스럽게도 외줄낚시를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작한 부산에는 베테랑 선장이 많다. 부산 열기 낚싯배 선장들은 수심 100m 아래에 있는 열기 머리를 봉돌로 맞춰 기절 시켜 잡아 올린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열기 낚시 미끼는 주로 크릴을 사용하며, 민물새우나 미꾸라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선사마다 출조하는 장소와 시간이 다른데 일출 전에 출항해 오후 2, 3시에 입항하는 패턴이 일반적이다. 주간 낚시니 당연히 다음 날 출근에도 지장이 없다. 청정 바다가 주는 무공해 열기는 구워도 좋고, 조림을 해도 환상적이다. 또 회로 먹으면 육질이 단단하고 쫄깃한 맛은 다른 횟감을 압도한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