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약계층 취업·자립 도울 목적
- 부산커피협동조합이 운영
- 자체 교육센터서 훈련과 연습
- 전 직원 비장애인 자격증 따
- 손님과 직접 대면하도록 하고
- 최저임금제도 똑같이 적용
- 사회 적응력 기르는데 초점 둬
- 원할 땐 카페 창업·이직 도와
- 저녁 이탈리안 레스토랑 변신
전문 교육을 받은 장애인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내린다. 이들은 매장에서 고객을 직접 응대하며 사회적 능력을 키우고 수익을 낸다. 기업은 그 수익을 바탕으로 또 다른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한다. 지난달 16일 부산 남구 대연동에 문을 연 사회적기업이자 비스트로 카페 ‘비쿱(bcoop)’의 이야기다. 사회적기업은 취약계층에게 일자리 등을 제공하는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수익을 창출하는 영리·비영리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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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커피협동조합에서 만든 사회적기업 ‘비쿱’은 낮에는 카페로, 저녁에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
비쿱은 장애인 표준사업장이기도 한 부산커피협동조합(이하 조합)에서 만들었다. 이곳 직원들은 모두 조합이 운영하는 커피교육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한국커피협회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장애인 전형의 바리스타 자격증이 따로 있지만 조합은 비장애인 전형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지원했다. 그리고 취업과 연계해 비쿱에서 바로 현장 적응 능력을 키우도록 길을 열었다.
장애인 스스로가 고객과 대면을 꺼리면 매장 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만 일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사회성을 기르기 어려워 시간이 흘러도 별다른 삶의 변화가 없이 사회에서 점점 소외된다. 조합 이성록 대표는 “장애인의 취업은 비장애인보다 제한돼 있다. 가족 중 1명이 장애인이라면 그를 돌보는 다른 가족도 사회생활을 하는 데 같이 제약이 생기더라”며 현실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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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장에서 커피를 내리는 직원들. |
비쿱은 이 같은 문제점을 차단하고자 직원들이 고객과 직접 마주하도록 전면에 내세웠다.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고객과 대면하는 일을 하다 보니 우선 성격이 밝아지고 사회 적응력이 높아지는 게 두드러졌다. 비장애인과 같은 근무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저임금제도를 똑같이 적용했다. 또 직원들이 비쿱에서의 근무를 바탕으로 카페를 창업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직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 대표는 “직원과 그들의 부모 모두 만족해한다”며 “취약계층이 장기적으로 일할 토대를 만들어 놓으면 사회적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쿱의 커피는 쓰거나 신맛이 강하지 않고 부드럽다. 이 대표는 “오랜 연구 끝에 커피는 비싸거나 특별해야 좋은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며 “결국 사랑받는 것은 대중적인 커피다. 커피를 모르는 사람도, 잘 아는 사람도 무난하게 즐기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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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쿱’의 커피와 빵. 비쿱 제공 |
비쿱은 오후 5시부터는 이탈리아 요리를 먹을 수 있는 레스토랑으로 변신한다. 정부 지원금과 카페 수익만으로는 운영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저녁 요리를 만드는 셰프와 직원들은 별도로 채용했다. 조합은 월매출이 380만 원 오를 때마다 취약계층 1명을 의무고용해야 한다. 비쿱의 수익이 늘어나면 취약계층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는 셈이다. 이 대표는 “취약계층을 1명이라도 더 고용하기 위한 수익구조를 만든 셈”이라고 밝혔다.
비쿱은 특히 황령산 자락에 있어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을 자랑한다. 통유리를 스쳐 햇살이 내리쬐는 한낮에도, 어둠이 깔리는 저녁에도 부산 속 작은 유럽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외관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 대표는 “조합이 지난 16년간 노력해왔던 것처럼 비쿱이 사회적기업으로 자리 잡고 성장하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사회적기업은 단기간에 완성되지 않는다. 비쿱이 성장해 1호점, 2호점을 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테니 관심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오전 9시~다음 날 새벽 2시. (051)741-1300
글·사진=김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