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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 100년…새 역사 쓴 ‘기생충’ 새 시대 연 ‘여성영화’

2019 영화 결산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19-12-25 18:57:35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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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 韓 최초 수상… 오스카도 기대

- 1000만 영화 5편 배출했지만
- 일부 대작 상영 점유율 70%↑
- 스크린 몰아주기 현상은 과제

- ‘82년생 김지영’ 등 여성 서사
- 女 관객 지지 받으며 존재감
- 여성감독 영화도 잇따라 개봉

‘한국 영화 100년’을 맞이한 올해 영화계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고, 1000만 관객 영화를 무려 5편이나 배출하며 관객 수도 지난해(2억1638만5269명)를 뛰어넘는 2억1944만7961명(24일 기준)을 기록했다. 연출력을 지닌 여성 감독이 대거 등장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반면 매해 지적되는 흥행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은 여전했다.
   
지난 5월 26일 영화 ‘기생충’으로 제72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봉준호(오른쪽) 감독과 송강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영화 첫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지난 5월 26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세계 최고 권위의 제72회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봉 감독은 “마침 올해가 한국 영화 100주년인데, 칸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큰 의미가 있는 선물을 줬다”며 “개인적으로 영화감독을 꿈꾸던 어리숙한 12세 소년이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만지게 됐다”는 벅찬 수상 소감을 전했다.

‘기생충’은 이후 제66회 시드니영화제 최고상 시드니 필름 프라이즈, 2019 토론토국제영화제 관객상, 제72회 로카르노영화제 엑설런스 어워드, 2019 밴쿠버국제영화제 최고관객상을 수상했다.

세계 영화제를 섭렵한 ‘기생충’은 이제 영화 산업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북미로 향하고 있다. 북미 4대 비평가 협회상으로 불리는 전미 비평가위원회상, 뉴욕 비평가협회상, LA 비평가협회상, 시카고 비평가협회상에서 모두 수상했으며, 다음 달 5일(현지시간) 열리는 제77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한국 영화 최초로 외국어영화상, 감독상, 각본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내년 2월 9일 개최되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는 국제극영화상뿐만 아니라 주요 부문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한국 영화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안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000만 영화 5편… 디즈니 전성기

다양한 영상 플랫폼의 등장으로 영화 산업이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한국 영화 산업은 지난 24일까지 2억1944만여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다. ‘극한직업’을 시작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 ‘기생충’ ‘알라딘’ ‘겨울왕국 2’까지 1000만 관객 기록 영화들이 영화 시장을 이끌었다. 2016년 1편, 2017년 2편, 2018년 2편이었던 1000만 영화가 올해 대폭 늘면서 1000만 영화 풍년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대사를 유행시킨 ‘극한직업’이 누적 관객 수 1626만5618명으로 올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월트 디즈니 영화의 약진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겨울왕국 2’를 비롯해 ‘캡틴 마블’까지 무려 네 편의 월트 디즈니 영화가 10위 안에 올랐다. 마블 영화와 웰메이드 뮤지컬 영화, 그리고 ‘겨울왕국’에 대한 한국 관객의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더 고착화된 흥행 부익부 빈익빈

   
누적 관객 수 1626만5618명을 기록하며 올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 ‘극한직업’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1000만 관객 영화의 영광 뒤에는 한국 영화의 해묵은 숙제인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빼놓을 수 없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은 좌석 점유율이 85%, 상영 점유율이 80.9%까지 기록했으며, ‘겨울왕국 2’ 또한 상영 점유율 73.9%, 좌석 점유율 79.4%로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 영화 ‘극한직업’과 ‘기생충’ 또한 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소위 ‘(관객이) 드는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한국 영화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뚜렷해졌다. 그래서 소위 중박이라 할 수 있는 300만~400만 흥행 영화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한국 영화의 위기라 할 수 있다.

■여성 영화·여성 감독 약진

한국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로 여성 영화, 여성 감독의 부재를 들곤 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특히 수동적이고, 부차적이던 여성 캐릭터가 영화의 중심에서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점도 눈에 띈다.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조민호 감독의 ‘항거: 유관순 이야기’, 정다원 감독의 ‘걸캅스’, 김도영 감독의 ‘82년생 김지영’과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 김승우 감독의 ‘나를 찾아줘’ 등이다. 여성을 주연으로 내세운 영화들은 여성 관객들의 많은 공감을 얻으며 지지를 받았다.

여성 영화와 함께 여성 감독의 활약도 부각됐다. ‘말모이’의 엄유나 감독, ‘생일’의 이종언 감독, ‘우리집’의 윤가은 감독, ‘벌새’의 김보라 감독, ‘메기’의 이옥섭 감독, ‘가장 보통의 연애’의 김한결 감독, ‘82년생 김지영’의 김도영 감독 등이 올 한해 멋진 활약상을 보여 주었다. 김보라 감독은 ‘벌새’로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45회 시애틀국제영화제, 제20회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등 국내외 상을 휩쓸며 40여 개 트로피를 안았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2019년 박스오피스 순위
 (영진위 통합전산망, 24일 기준)

순위

영화명

개봉일

관객수 

1

극한직업

1/23

1626만5618명

2

어벤져스
: 엔드게임

4/24

1393만4592명

3

겨울왕국 2

11/21

1279만1951명
(상영 중)

4

알라딘

5/23

1255만2283명

5

기생충

5/30

1008만5123명

6

엑시트

7/31

942만6010명

7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7/2

802만1145명

8

캡틴 마블

3/6

580만2811명

9

조커

10/2

524만7731명

10

봉오동 전투

8/7

478만7538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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