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조재휘의 시네필] 우주 대서사시 종지부에 ‘포스’가 함께하지 못했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1-08 19:27:35
  •  |   본지 2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조지 루카스가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1977)을 내놓았을 당시, 그는 이 영화가 장대한 시리즈로 확장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내부 시사회에서 첫 편집본을 본 동료들은 영화가 망할 것이라 생각했다. 영화가 성공할 것이라 장담한 사람은 ‘미지와의 조우’(1977)를 작업 중이던 스티븐 스필버그와 훗날 ‘갱스 오브 뉴욕’(2001)의 시나리오를 쓰는 평론가 제이 콕스뿐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공전절후의 흥행을 기록하며 할리우드의 판도를 뒤바꾸었고,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2019)에 이르기까지 40년이 넘도록 대중의 사랑을 받는 시리즈가 되었다.
   
영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 스틸.
오래 살아남는 영화들은 얼핏 유치하고 단순해 보인다. 그러나 옛날 동화 같은 이야기의 심층에는 심오한 사상이 담겨있고, 관객의 의식에 호소해 불멸의 생명력을 얻곤 한다. ‘스타워즈’는 대규모 특수효과 블록버스터의 효시이지만, 이 영화를 성공시킨 원동력은 작품이 담고 있는 정신적 가치관이었다. 루카스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와 같은 고대 신화의 중심 모티브인 ‘영웅의 여정’이라는 단순한 이야기 틀을 답습하면서, 한 개인의 성장 드라마와 그 과정에서 직면하게 되는 선과 악의 본질에 대한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을 담았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인간의 행동에 따라 발현되거나 성취되기도, 반대로 억압되어 일그러지기도 하는 생명과 인간성에 관한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관객은 루크 스카이워커처럼 ‘가슴 속 깊이 잠재된 자신의 인간성을 긍정하며 살아가는 인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다스 베이더처럼 ‘제복과 헬멧으로 자신의 인간성을 부정한 채 조직의 일부가 되어 선악의 분별을 잃은 기계처럼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워즈-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완벽한 실패작이다. ‘라스트 제다이’에 쏟아진 팬덤 일각의 비난에 당황한 감독 J.J 에이브람스와 제작자 캐슬린 케네디는 전작을 부정하며 한 편에 2~3편의 플롯을 욱여넣는 무리수를 감행했고, 그 결과는 정신 차릴 틈을 주지 않으려는 듯 쉴 새 없이 이야기 단락을 건너뛰는 난삽한 편집과 납득하기 어려운 구멍투성이의 서사로 돌아왔다.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에서는 전작들이 블록버스터의 역할을 충족시키는 가운데 지속해왔던 신화적, 철학적 심도를 단 한 순간도 찾아볼 수 없다. 무엇보다도 시리즈의 중심을 이루는 ‘포스’의 개념을 철저히 파괴해버렸다. 인간의 선택에 따라 선한 힘으로 발현되기도, 폭력과 파괴의 힘으로 일그러지기도 하는 포스에 관한 윤리적 성찰은 사라진 대신 일차원적 수준으로 펼쳐지는 초능력의 과시만이 스크린에 명멸한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최종장은 깊은 여운을 안겨주었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시리즈 본연의 메시지를 망실한 채, 오로지 관객의 시선을 현혹하는 데에만 골몰하는 141분짜리 불꽃놀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영화평론가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3. 3“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6. 6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7. 7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8. 8"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9. 9[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10. 10“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1. 1오세훈, 영화 암살자(들) ‘탄흔 티켓’에 “문화 품격 훼손”
  2. 2[단독]서지영 “기보, 본사는 부산에 두고 부산 기업은 심각한 홀대"
  3. 3[속보]민주당, 국힘 집회에 “극우 유튜버들 박수 세례에 중독된 장동혁”
  4. 4李대통령,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에 “철저 조사 지시”
  5. 5'좌아하게'? 다시 논란 부른 이 대통령 SNS 정치
  6. 6김민석 “차기 총선 주 싸움터는 한강 아니라 낙동강”
  7. 7李대통령, ‘정청래 그만 괴롭히라’는 글에 “괴롭힌 거 아냐”
  8. 8軍 “北, 동해상으로 미상 발사체 발사”
  9. 9추미애 “김지용, 언제든 국민과 정의에 등 돌릴 수 있는 자”
  10. 10靑, 北 탄도미사일 발사에 긴급회의…“안보리 위반, 즉각 중단 촉구”
  1. 1금융권 광범위 AI 공격 “해킹 시도 더 많을 수도”
  2. 2“이래서 당첨 힘들었나”… 최근 5년간 민간아파트 부정 청약 1669건
  3. 3"차명계좌 적발, 작년 이후 총 3471건…NH농협 가장 많아"
  4. 4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둘러싼 한·미 불협화음 언제까지 이어지나
  5. 5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 급증… 재정 부담 가중될 듯
  6. 6미래대응기금, 국감 쟁점 부상…국회 "재원 지속가능 의문"
  7. 7카카오 월4900원 멤버십 출시…네이버 쿠팡과 3파전
  8. 8SK지주 최태원 지분율 3% 하락…최 회장 재산분할 자금 충당
  9. 9웰컴저축은행도 정보유출…법인고객 정보 2200건 추정
  10. 10"산업용 차등요금제, 기업의 지역이전 효과 극히 불투명"
  1. 1HD현대중공업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 부결노사 갈등 커질 듯
  2. 2[속보] “법 위반한 적 없어” 김상욱 울산시장 첫 경찰 출석
  3. 32026 진주남강유등축제 화려한 개막…18일까지 ‘빛의 향연’
  4. 4“술값 내라” 여러 차례 여자친구 때릴 듯 위협한 20대 집유
  5. 5AI 성착취물 텔레그램방 ‘그놈’…잡고 보니 경찰관
  6. 6부산·울산·경남 일부 비…낮 최고 23∼26도
  7. 7울산바위 배경으로 사진 찍다 추락한 70대 등산객 숨져
  8. 8“차량 흔들린다” 술 취해 소화기로 버스기사 폭행한 60대
  9. 9"친구가 총기 들고 탈영"…허위 신고한 20대 벌금 500만 원
  10. 10ADHD 치료제 처방 2년 새 38% 급증…“공부 잘하는 약 없어”
  1. 1“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2. 2‘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3. 3[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4. 4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5. 5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6. 6한국, AG 남자 축구 4회 연속 금메달…결승 한일전 1-0 승리
  7. 7서채현, 아시안게임 스포츠클라이밍 여자 리드 금메달
  8. 8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9. 9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10. 10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부산 야구장 미래는
사직 역사성 있지만 대체구장 부담…북항 돔은 재원 관건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