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개월간 11개국서 현지 촬영
- 배우 유해진·류승룡·박신혜 등
- 기획의도 공감, 흔쾌히 참여해
- 건강 찾은 김우빈 내레이션 맡아
인간과 동물의 공존을 위한 MBC 창사특집 5부작 다큐멘터리 ‘휴머니멀’이 안방을 찾는다. 보츠와나 짐바브웨 남아공 미국 태국 일본 등 4대륙 11개국에서 1년 2개월 동안 촬영한 ‘휴머니멀’은 인간의 욕심에 희생되는 코끼리, 사자, 기린 등의 야생동물과 그것을 보호하려는 또 다른 인간들의 노력을 밀도 있게 담은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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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욕심에 희생되는 동물들과의 공존을 말한 MBC 다큐 ‘휴머니멀’에 출연한 배우 박신혜. MBC 제공 |
■벼랑 끝에 몰린 동물
지난 6일 첫 방송한 ‘휴머니멀’의 1부 ‘코끼리 죽이기’는 상아를 얻기 위해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벌어지는 코끼리 밀렵 현장을 여과 없이 보여줘 시청자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밀렵꾼은 코끼리의 얼굴을 도려내 상아를 떼기도 하는 등 동물 중 가장 잔인하다는 인간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2부 ‘트로피헌터’(9일 방송)는 인간의 쾌락을 위해 야생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헌터를 그렸다. 트로피헌터는 “동물을 사냥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면,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는 주민들도 도울 수 있다”고 말한다. 3부 ‘어떤 전통’(16일 방송)은 세계에서 단 두 마리만 남은 아프리카 북부 흰코뿔소의 인공수정 프로젝트와 미국에서 30년째 어미 잃은 야생 아기곰을 구조해 온 벤 킬햄 박사 부부의 눈물겨운 사연을 공개한다. 4부 ‘지배자 인간’(23일 방송)은 국립공원 밖으로 나온 사자가 트로피헌터의 제1 타깃이 되는 모습과 일본 남서부 타이지 마을에서 아직도 벌어지는 돌고래 사냥을 담았다. 인간의 이윤과 쾌락 앞에서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마지막 5부 ‘공존으로의 여정’(30일 방송)은 프로그램 제작에 있어서 희비가 엇갈렸던 일 년여의 여정을 방송한다.
‘휴머니멀’의 연출을 맡은 김현기 PD는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열린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기존 다큐들이 그저 동물들이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인간과 동물이 공생할 수 있는 방향을 물색할 수 있게 한 발짝 더 가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동물보호에 발 벗고 나선 배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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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다큐 ‘휴머니멀’의 내레이션 작업을 맡은 배우 김우빈. MBC 제공 |
‘휴머니멀’의 특별한 점은 유해진, 박신혜, 류승룡의 배우들이 직접 촬영 현장에가 동물들과 만났다는 것이다. ‘동물을 보호하자!’라는 제작진의 연출 의도에 모두 공감했기 때문이다. 김 PD는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들이 죽은 장면을 배우들이 보게 하는 것은 프로그램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꿈꿨다. 코끼리 20여 마리가 죽은 모습에 눈물을 흘리는 박신혜 씨의 모습은 누가 봐도 슬픈 일이었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섭외가 예상외로 쉽게 진행돼 놀랐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또한 2017년 5월 비인두암 진단을 받은 뒤 휴지기를 갖던 김우빈이 3년 만에 ‘휴머니멀’의 내레이션으로 대중들과 만난다. 같은 헬스장에 다니는 유해진이 제작진에게 김우빈의 건강이 좋아졌다는 것을 귀띔했고, 그도 출연진의 기획 의도를 듣고 흔쾌히 응했다는 후문이다. 한 편의 다큐가 인식과 제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에 배우들도 공감한 것이다. 박신혜는 “밀렵당한 코끼리를 보고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잔인할 수 있지?’고 생각했다. 나의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부터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진솔하게 말했다. 이같이 동물보호 메시지를 담은 다큐멘터리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다큐멘터리 ‘블랙피쉬’의 영향을 받아 2014년 범고래 번식과 공연을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었다. 공연 스트레스로 범고래가 인간을 해친 내용을 심도 있게 담아 사회적 파장이 컸기 때문이다. 같은 의미로 ‘휴머니멀’이 우리 사회에 어떤 경종을 울릴지 기대된다. 김정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