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마뱀·중소형 공룡 등 발자국 화석
- 진주혁신도시 조성 공사 중 발견돼
- 보존·전시용 ‘익룡발자국전시관’ 건립
- 각종 조형물·실물 크기 모형 눈길 끌어
- 전시물 앞 아이들 눈높이 영상 곁들여
- 가진리 화석산지 위치 ‘경남과학교육원’
- 천연기념물 새 발자국 집단화석 위용
- 내부 수리 중이라 내달 중순 개장 예정
- 故 백광석 교장 채집화석전은 관람가능
긴 겨울 방학을 맞아 자녀와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날 궁리를 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자녀의 시야를 넓혀주고 사고하는 힘을 키우기에 이보다 더 좋은 시간은 없기 때문이다. 지구의 역사와 동물, 과학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경남 진주혁신도시에 있는 ‘진주익룡발자국전시관’과 진주시 진성면 가진리에 위치한 ‘경남과학교육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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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이 익룡발자국전시관 옆 야외에 마련된 육식공룡인 수각류로 추정되는 공룡의 실물 크기 보행열 모형을 보고 있다. |
진주는 ‘공룡의 도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룡엑스포로 유명한 경남 고성군이 2000여 점의 공룡 발자국 화석을 발판으로 세계 3대 공룡유적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1만 점 이상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존재하는 진주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볼리비아 수크레 지역이 5000여 점에 불과해 1억1000만 년 전 익룡과 육식공룡 등 거대 파충류가 뛰어놀았던 진주에 비하면 공원 수준에 불과하다.
진주에는 화석 산지가 크게 네 곳이 있다. 충무공동(혁신도시)에서는 중생대 백악기 시대 익룡 발자국과 최소형 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되었고 정촌면에서는 같은 시기 중소형 육식공룡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유수리에서는 조개 화석이, 가진리에서는 새 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들 화석 산지의 공통점은 ‘세계 최대 규모’라는 것이다. 특히 혁신도시와 유수리, 가진리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1억1000만 년 전 익룡과 악어의 공존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어린이가 익룡발자국전시관 로비 천장에 걸린 대형 익룡 모형을 한참 올려다보며 “우와~” 하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전시관이 자리한 혁신도시 화석 산지는 하늘을 나는 파충류인 익룡과 땅을 걷는 공룡이 조류 포유류 양서류와 공존했던 흔적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발견된 장소다. 전시관은 백악기 진주층에서 발견된 화석의 보존 및 전시를 위해 지난해 2월 건립됐다.
전시관은 크게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다. 제1 전시관은 진주 화석관으로 공룡, 악어, 도마뱀 등 다양한 생물의 화석이 전시돼 있고 제2 전시관은 익룡 화석관으로 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
진주 화석관 입구에 들어서면 전면 바닥에 투명한 강화유리로 덮인 새 발자국, 수각류(육식공룡) 발자국, 악어 발자국 화석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손바닥보다 작은 익룡 발자국 모양을 보고 흥미로운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익룡과 공룡, 악어가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공존했던 것을 눈으로 확인하자 입이 쩍 벌어진다. 특히 입구 오른쪽 익룡 그림에선 다양한 모습을 한 익룡들이 신기했는지 눈을 떼지 않는다.
도마뱀 발자국에도 삼삼오오 모여 신기한 표정을 짓는다. 2010년 진주혁신도시 화석 조사 중 발견된 것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 기록일 만큼 도마뱀 발자국 화석은 매우 적고 희귀하다. 도마뱀은 앞발과 뒷발 모두 5개의 발가락이 있는데 뒷발가락 중 네 번째 발가락의 길이가 긴 것이 특징이다. 실제 크기의 도마뱀 모형도 함께 전시돼 흥미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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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어린이가 익룡발자국전시관 내 익룡전시관에서 익룡 발자국 화석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익룡 화석관에 들어서니 진주에서 발견된 익룡 발자국 2500여 개 중 일부 화석이 관람객을 반긴다. 천장에는 두 마리의 익룡 뼈 조형물이 날아다니는 형상을 하고 있어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시관 곳곳에는 수많은 익룡과 새, 공룡 발자국 화석이 전시되어 있다. 화석 앞에는 어린이의 이해를 돕는 발자국 모양이 박힌 퍼즐 맞추기와 영상이 마련됐다.
입구 오른쪽 벽면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자국, 소형 익룡 발자국 등의 발견 과정과 유래를 상세하게 설명해 놓았고 네모난 유리관엔 실제 발자국 화석을 전시했다. 익룡의 앞발 및 뒷발 모양도 그림을 통해 이해를 돕는다. 2층 영상관으로 올라가기 전 외벽에는 수각류의 실물 크기 발자국 모형이 전시되어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공룡과 새 발자국이 같은 지층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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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룡발자국전시관 내 익룡 발자국 화석과 실제 크기의 익룡 모형. |
경남과학교육원은 진성면 가진리 새 발자국 화석 발견지 위에 건립됐다. 가진리 화석 산지에는 네 발로 걷는 목 긴 초식공룡인 용각류의 보행열을 알 수 있는 발자국도 대거 발견되었는데 공룡 발자국 안에 새 발자국이 같은 지층(중생대 백악기 진주층)에 찍혀 있어 동일한 시대 한 장소에서 공룡과 새가 공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공룡은 중생대, 새는 신생대에 살았다는 기존의 가설을 뒤집고 새와 공룡이 같은 시기에 존재했다는 중요한 연구 자료로 활용된다.
교육원에는 화석 보호각이 두 군데 있다. 먼저 화석 전시관에 들어서자 천연기념물 제395호로 지정된 새 발자국 집단 화석이 내려다보인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어 이곳이 새 발자국 화석이 무더기로 발견된 장소임을 실감하게 한다. 물갈퀴가 있는 큰 물새 발자국과 작은 물새 발자국이 아주 촘촘하게 찍혀 있다. 그 옆으로 가늘고 긴 삼지창 모양의 수각류 발자국과 원형의 용각류 발자국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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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와 어린이가 경남과학교육원 내부에 보존된 천연기념물 제395호로 지정된 가진리 새 발자국 화석을 보고 있다. |
새 발자국 집단 화석 주변으로는 이 시기 생성된 새 발자국과 용각류 발자국 등 개별 화석이 일렬로 전시되어 있다. 특히 조개 등이 기어간 흔적이 있는 무척추동물 생흔 화석은 마치 돌멩이로 줄을 쭉 그은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입구 쪽에 위치한 보호각 지점에는 네 발로 걷는 용각류의 보행열이 길게 늘어서 있다. 작은 물새 발자국, 저서동물(새우 등 하천이나 바다 바닥에 사는 동물)의 생흔 화석, 빗방울 자국, 물결 자국 등과 퇴적 구조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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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과학교육원을 찾은 어린이가 지하 1층에 전시된 몸에 비해 가장 긴 목을 가진 공룡인 ‘마멘치사우르스’를 가리키고 있다. |
안타깝게도 교육원 내 화석 전시관은 지금은 볼 수 없다. 다음 달 중순까지 내부 수리 중이라 취재팀은 담당자의 안내를 받아 둘러봤다. 다만 고인이 된 백광석 교장이 공룡 발자국 화석을 포함해 전국 각지의 화석 산지에서 채집한 화석 922점 등을 전시한 특별 화석전시관은 관람할 수 있어 익룡 발자국전시관과 함께 둘러보면 좋을 듯하다.
글·사진=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