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이 300장도 넘는데 돌아와서 보니 마음에 드는 사진은 한 장 건질까 말까다. 구형 카메라 탓일까, 사진을 찍은 사람의 무성의 때문일까. 가장 큰 문제는 ‘핫플’도 평범한 장소처럼 찍어대는 나의 ‘곰손’이다. 지난 8일 부산 콘텐츠코리아랩 센텀메인센터에서 여행작가 한다솜 씨의 ‘여행지에서 인생샷 남기는 법’ 강의가 열렸다. 이날 열린 강의는 부산 콘텐츠코리아랩 주최, 공간문화콘텐츠 기획사 ‘라쿤’의 운영 프로그램인 ‘유쾌한 살롱’ 시리즈 중 하나이다. ‘유쾌한 살롱’은 사진 메이크업 글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하며 배울 수 있는 원테이 클래스 프로그램이다.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얼마든지 느낌 있는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한 씨가 전해준 ‘꿀팁’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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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선이 향하는 쪽으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인물의 시선이 여백이 좁은 쪽을 향하면 사진이 답답해 보인다. 한다솜 여행작가 제공 |
■촬영 전 카메라 렌즈 닦아주세요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기본 조건은 세 가지다. 우선 카메라에 있는 격자 기능을 활성화해야 한다. 가로선 2개와 세로선 2개로 칸을 나눈 격자 기능은 생각보다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보기 불편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격자는 사진을 찍을 때 훌륭한 기준선이 된다. 두 번째는 사진을 찍을 때 화면 밝기를 최대한 키우는 것이다. 빛이 어느 정도 들어오는지를 확인해야 너무 어둡거나 밝은 사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기본 중의 기본, 촬영 전 카메라 렌즈를 닦아주는 것이다. 생각보다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다. 휴대전화는 손과 주머니, 가방을 오가며 먼지와 지문이 묻기 쉽다. ‘내 스마트폰으로 야경 사진을 찍으면 빛 번짐이 심해’라고 느꼈다면 렌즈를 닦아 보자. 90%는 렌즈를 닦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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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신 위주의 사진을 찍을 때는 격자의 첫 번째 가로선 중앙에 얼굴이 오도록 맞춰 찍으면 얼굴이 작아 보인다. 한다솜 여행작가 제공 |
기본 세팅을 마쳤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는다. 탁 트인 풍경을 먼저 예로 든다. 눈으로 보기에는 예쁜 풍경이 사진에 다 담기지 않아 속상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낱 기계에 대자연을 담는 것은 불가능해”라고 스스로 위로하지 말고 카메라 렌즈로 풍경을 바라보자. 렌즈를 통해 배경을 비춰 보다가 예쁘게 보이는 곳이 있다면 그 지점이 포토존이다. 이때 격자를 기준선으로 삼는다. 바다나 하늘을 찍을 때는 수평선을 격자의 첫 번째 가로선에 맞추는 것이 좋다. 건물이 늘어선 좁은 도로를 찍는다면 첫 번째 세로선을 특정 건물의 세로선과 맞춘다.
■전신은 3:4, 상반신은 정방형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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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준선이 돼주는 카메라의 격자 기능. |
아무리 멋진 풍경이 배경이라도 내가 잘 나오지 않으면 그 사진은 쓸모없는 사진이 돼버린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전신사진을 찍고 싶다면 3:4 비율을 기억하자.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의 기본 비율이다. 요즘은 SNS 업로드를 위해 정방형 모드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다. 정방형은 화각이 좁기 때문에 전신사진을 찍으면 다리가 짧아 보이는 단점이 있다. 3:4 비율로 촬영한 뒤 정방형으로 사진 크기를 잘라내면 다리 길이의 ‘축소’ 없이 원하는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이때 사진 아래는 최대한 발끝에 맞추되 약간의 여유를 준다. 찍는 사람이 배꼽 근처에 카메라를 두고 찍으면 이 비율을 맞출 수 있다.
반대로 상반신만 찍고 싶다면 정방형 모드로 찍는 게 좋다. 이때 정수리 끝부분을 격자의 첫 번째 가로선 중앙에 오도록 맞추면 얼굴이 작아 보이는 효과를 얻는다. 시선과 여백도 중요하다. 인물의 시선은 왼쪽을 향하는데 왼쪽 여백이 좁고 오른쪽 여백이 넓으면 사진이 답답해 보인다. 시선이 가는 쪽의 여백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기준선과 위치를 잘 잡아도 포즈가 어색하면 사진도 어색해진다. 이때 가방이나 커피가 좋은 소품이 된다. 보통 사진을 찍으려고 손에 든 짐을 내려두고 빈손으로 포즈를 잡는데, 이 경우 가방이나 커피를 들고 있던 손이 갈 곳을 잃고 방황한다. 그래서 ‘브이’나 손가락 하트 같은 포즈만 나오는 것이다. 한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거나 커피를 마시는 척 연출하면 어색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제는 표정이 문제다. 활짝 웃는답시고 웃었는데 로봇 같은 표정이 나오는 경우다. 한 씨는 “이때는 일부러 과장해서 웃어도 된다. ‘빵 터지듯’ 웃으면 행복한 표정이 나온다”고 조언했다.
김미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