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공포물엔 인색했지만
- 새로운 소재·장르에 대한 열망
- 하정우 전화 한 통에 출연 결심
- 오컬트물·아동학대 메시지 섞여
- 신선하지만 자칫 무거운 분위기
- 정우 형과 티키타카로 잘 풀어내
- “과몰입해 진짜 신내린 줄 알더라”
지난해 드라마 ‘열혈사제’로 연말에 개최된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한 해를 마감한 김남길이 올해에는 미스터리 오컬트 영화 ‘클로젯’(개봉 5일)으로 문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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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클로젯’에서 아이들의 사라지는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퇴마사 경훈 역을 맡은 김남길. 유쾌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연기로 긴장감을 전한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친한 선배 하정우와 함께 출연한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 이나(허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는 상원(하정우)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퇴마사 경훈(김남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다. 김남길이 연기한 경훈은 무당이었던 어머니를 죽인 귀신을 찾기 위해 퇴마사가 된 인물로,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 벽장 속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상원과 함께 힘을 합치게 된다.
김남길은 평소에는 천연덕스럽고 유쾌하지만 벽장의 비밀을 좇을 땐 누구보다 철두철미하고 냉철해지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김남길과 연기하며 굉장히 든든하고 즐거웠다”는 하정우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두 배우는 완벽한 연기의 티키타카(두 사람 사이 합이 잘 맞는 것)를 보여줬다. 함께 있으면 장난꾸러기 같은 유쾌한 배우 김남길. ‘클로젯’ 개봉을 앞둔 그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오컬트 영화나 공포 영화는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클로젯’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가?
▶평소 해보지 못한 장르나 소재,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데, ‘클로젯’은 장르가 신선했다. 솔직히 공포나 미스터리, 오컬트 장르는 출연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많았다. 그런데 정우 형이 전화를 해서 해보자고 하더라.
-‘클로젯’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그 안에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색달랐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 그 메시지가 너무 과하게 들어가지 않나 하는 우려를 했다. 관객들이 공포 영화로 보다가 후반부에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회 고발 영화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 ‘사람’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공포와 사회 고발이 섞인 장르적으로 새로운 영화가 나왔다.
-퇴마사 경훈은 느물느물하고 유머가 많은 캐릭터다. 그래서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 상원 역의 하정우와 대조를 이뤘다.
▶영화가 상원의 시선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무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저는 조금은 풀어지는 역할, 쉼표가 되는 역할을 하려고 했다. 다만 정우 형과 연기할 때는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 전체적인 톤이 튈 것 같아서 자제를 했다.
-둘이 대화를 나눌 때 하정우 씨가 출연한 ‘신과함께’를 언급하는 대사가 있어서 크게 웃었다.
▶그것은 애드리브였다. 원래 그런 애드리브가 많았는데 정우 형 캐릭터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자제를 했다. 정우 형을 보면 촬영장과 일상이 똑같다. 말 많고, 연기 저렇게 해도 되나 싶게 대충 하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정우 형의 가장 큰 장점은 전체를 보고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이다. 배우들은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려고 강하게 연기하려고 하는데 정우 형은 강약 조절을 잘 한다.
-마지막에 퇴마의식을 하는 장면에서는 웃음기를 싹 빼고 진지하게 임한다. 벽장 안의 상황을 상상하며 북을 치며 혼자 연기를 해야 해서 힘들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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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로젯’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아무래도 혼자서 상상만으로 연기를 해야 해서 고민이 많았다. 특히 벽장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따라 북을 치는 템포를 조절해야 해서 힘들었다. 처음에는 과하게 해서 신들린 놈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세트에서 촛불을 켜고 몰입을 해서 북을 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순간 확 가는 느낌이 있었다. 그럴 때면 이 영화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이 너무 과하다며 톤을 낮추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 장면이 서정적으로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귀신을 응징하는 것이 아닌 원한을 갖게 된 원인을 해결을 주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공포 영화를 촬영할 때 귀신을 보거나 이상한 현상이 생기면 흥행이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 귀신을 봤는가?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웃음). 퇴마 의식할 때 촛불을 많이 켜놓은 상태에서 스모그를 깔기 때문에 자연히 촛불이 하나둘씩 꺼지기도 한다. 그때 귀신이 촛불을 껐다고 하긴 했다.
-지난해 ‘열혈사제’로 대상을 받았다. 달라진 점이 있는가?
▶대상에 대한 큰 감흥은 없었다. 상 받으려고 연기하는 것은 아니니까 시상식에 신경을 안 쓰자는 주의다. 그래서 대상에 큰 의미를 안 뒀는데, 좋았던 것은 상을 받고 함께 했던 배우 동료들과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청률과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어렸을 때는 시청률이나 흥행에 무척 집착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이제 그런 부담감을 좀 내려놓았다. 다만 나중에 저의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할 때 자랑스러울 수 있는 작품을 남기자는 생각을 한다. 또 보는 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한다.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다음 영화는 정우성 선배가 연출하는 ‘보호자’라는 누아르 영화다. 소재가 신선하고, 좋아하는 형이자 배우가 연출하는 영화에 배우로서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 영화 필모그래피가 적어서 적극적으로 출연하려고 한다. 정통 코미디나 누아르, 멜로에 대한 욕심이 있다. 제가 해보지 못한 장르라서 도전하고 싶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