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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로 정점 찍고 ‘퇴마사’ 전직…“전 사실 공포영화 못 봐요”

‘클로젯’ 경훈 역 배우 김남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0-02-05 19:16:18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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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공포물엔 인색했지만
- 새로운 소재·장르에 대한 열망
- 하정우 전화 한 통에 출연 결심

- 오컬트물·아동학대 메시지 섞여
- 신선하지만 자칫 무거운 분위기
- 정우 형과 티키타카로 잘 풀어내
- “과몰입해 진짜 신내린 줄 알더라”

지난해 드라마 ‘열혈사제’로 연말에 개최된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한 해를 마감한 김남길이 올해에는 미스터리 오컬트 영화 ‘클로젯’(개봉 5일)으로 문을 연다.

   
영화 ‘클로젯’에서 아이들의 사라지는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는 퇴마사 경훈 역을 맡은 김남길. 유쾌함과 진지함을 넘나드는 연기로 긴장감을 전한다.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친한 선배 하정우와 함께 출연한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 이나(허율)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는 상원(하정우)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퇴마사 경훈(김남길)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다. 김남길이 연기한 경훈은 무당이었던 어머니를 죽인 귀신을 찾기 위해 퇴마사가 된 인물로, 제목에서 눈치챌 수 있듯 벽장 속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상원과 함께 힘을 합치게 된다.

김남길은 평소에는 천연덕스럽고 유쾌하지만 벽장의 비밀을 좇을 땐 누구보다 철두철미하고 냉철해지는 연기를 펼친다. 특히 “김남길과 연기하며 굉장히 든든하고 즐거웠다”는 하정우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두 배우는 완벽한 연기의 티키타카(두 사람 사이 합이 잘 맞는 것)를 보여줬다. 함께 있으면 장난꾸러기 같은 유쾌한 배우 김남길. ‘클로젯’ 개봉을 앞둔 그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오컬트 영화나 공포 영화는 보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클로젯’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는가?

▶평소 해보지 못한 장르나 소재,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있었는데, ‘클로젯’은 장르가 신선했다. 솔직히 공포나 미스터리, 오컬트 장르는 출연할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 잘할 수 있을지 의문이 많았다. 그런데 정우 형이 전화를 해서 해보자고 하더라.

-‘클로젯’은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니라 그 안에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서 색달랐다.

▶시나리오 받았을 때 그 메시지가 너무 과하게 들어가지 않나 하는 우려를 했다. 관객들이 공포 영화로 보다가 후반부에 아동학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사회 고발 영화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이 ‘사람’에 대한 것이었기 때문에 공포와 사회 고발이 섞인 장르적으로 새로운 영화가 나왔다.

-퇴마사 경훈은 느물느물하고 유머가 많은 캐릭터다. 그래서 딸을 잃어버린 아버지 상원 역의 하정우와 대조를 이뤘다.

▶영화가 상원의 시선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무거울 수 있었다. 그래서 저는 조금은 풀어지는 역할, 쉼표가 되는 역할을 하려고 했다. 다만 정우 형과 연기할 때는 너무 재미있어서 영화 전체적인 톤이 튈 것 같아서 자제를 했다.

-둘이 대화를 나눌 때 하정우 씨가 출연한 ‘신과함께’를 언급하는 대사가 있어서 크게 웃었다.

▶그것은 애드리브였다. 원래 그런 애드리브가 많았는데 정우 형 캐릭터와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자제를 했다. 정우 형을 보면 촬영장과 일상이 똑같다. 말 많고, 연기 저렇게 해도 되나 싶게 대충 하는 것 같기도 하고(웃음). 정우 형의 가장 큰 장점은 전체를 보고 밸런스를 조절하는 것이다. 배우들은 캐릭터를 돋보이게 하려고 강하게 연기하려고 하는데 정우 형은 강약 조절을 잘 한다.

-마지막에 퇴마의식을 하는 장면에서는 웃음기를 싹 빼고 진지하게 임한다. 벽장 안의 상황을 상상하며 북을 치며 혼자 연기를 해야 해서 힘들었을 것 같다.

   
‘클로젯’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무래도 혼자서 상상만으로 연기를 해야 해서 고민이 많았다. 특히 벽장 안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따라 북을 치는 템포를 조절해야 해서 힘들었다. 처음에는 과하게 해서 신들린 놈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 세트에서 촛불을 켜고 몰입을 해서 북을 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순간 확 가는 느낌이 있었다. 그럴 때면 이 영화를 연출한 김광빈 감독이 너무 과하다며 톤을 낮추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 장면이 서정적으로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귀신을 응징하는 것이 아닌 원한을 갖게 된 원인을 해결을 주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

-공포 영화를 촬영할 때 귀신을 보거나 이상한 현상이 생기면 흥행이 잘 된다는 속설이 있다. 귀신을 봤는가?

▶촬영하면서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웃음). 퇴마 의식할 때 촛불을 많이 켜놓은 상태에서 스모그를 깔기 때문에 자연히 촛불이 하나둘씩 꺼지기도 한다. 그때 귀신이 촛불을 껐다고 하긴 했다.

-지난해 ‘열혈사제’로 대상을 받았다. 달라진 점이 있는가?

▶대상에 대한 큰 감흥은 없었다. 상 받으려고 연기하는 것은 아니니까 시상식에 신경을 안 쓰자는 주의다. 그래서 대상에 큰 의미를 안 뒀는데, 좋았던 것은 상을 받고 함께 했던 배우 동료들과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시청률과 흥행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어렸을 때는 시청률이나 흥행에 무척 집착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 이제 그런 부담감을 좀 내려놓았다. 다만 나중에 저의 필모그래피를 이야기할 때 자랑스러울 수 있는 작품을 남기자는 생각을 한다. 또 보는 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최선을 다한다.

-올해 계획은 무엇인가?

▶다음 영화는 정우성 선배가 연출하는 ‘보호자’라는 누아르 영화다. 소재가 신선하고, 좋아하는 형이자 배우가 연출하는 영화에 배우로서 참여할 수 있어서 좋다. 영화 필모그래피가 적어서 적극적으로 출연하려고 한다. 정통 코미디나 누아르, 멜로에 대한 욕심이 있다. 제가 해보지 못한 장르라서 도전하고 싶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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