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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동백꽃 가득 핀 섬 #사시사철 #로맨틱

통영 장사도 꽃별 여행

  • 김미주 기자
  •  |   입력 : 2020-02-12 19:53:34
  •  |   본지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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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만여 그루 동백나무 비경 아찔
- 1000여 종 수목 구경 재미 쏠쏠
- 숲 사이 바다 풍경 등 볼거리 넘쳐나

- 산책로 감싼 아름다운 ‘동백터널’
-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 조화·조명으로 작품 속 모습 재현

- 입도 후 관람시간 2시간으로 제한돼
- 인증샷 찍다 배 놓칠 수 있으니 주의

“여기, 혹시 도민준 씨 별이야?”

우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중 한 장면을 소환한다. 극 중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는 천송이의 부탁에 외계인 도민준은 순간이동 기술을 써서 어디론가 이동한다. 도착한 곳은 사방에 붉은 동백꽃만 가득할 뿐 사람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는다. 동화 속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풍경이 지구가 아니라 외계 행성인 것만 같다.

이 장면은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장사도에서 촬영됐다. 드라마가 방영된 이후 이곳은 관광객이 몰려 한때 북새통을 이뤘다. 동백꽃이 피면 섬 전체가 붉게 타오르는 남도의 아름다운 섬, 장사도로 들어갔다.

장사도 곳곳에 있는 전망대에서 탁 트인 한려수도를 만날 수 있다.

■10만여 그루 동백에 둘러싸인 섬

장사도는 섬이 누에를 닮았다고 해서 잠사도 또는 누에의 경상도 사투리인 뉘비를 붙여 뉘비섬으로 불린다. 일제강점기에 섬의 형상이 뱀을 닮았다고 해서 장사도로 불리기 시작했다.

   
섬은 해발 101m, 폭 400m, 전체 길이 1.9㎞이며 무인도가 되기 전에는 100여 명의 주민이 살았다. 장사도는 10만여 그루의 수백 년 된 동백나무가 겨울이면 일제히 붉은 고개를 들고 아찔한 비경을 만든다. 이 덕분에 2011년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일부로 지정돼 장사도해상공원 까멜리아로 거듭났다. 장사도에는 동백뿐만 아니라 구실잣밤나무 예덕나무 자귀나무 수선화 비비추 등 1000여 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란다. 나무와 꽃에는 각각의 이름표가 붙어 있어 이를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름에는 수국이, 겨울에는 동백꽃이 각각 관람객을 반겨준다. 장사도는 유람선을 타고 오가기 때문에 관람 시간은 2시간 정도로 제한된다.

장사도는 입구부터 오르막길이다. 계단과 오르막이 많으므로 구두를 신고 걸으려면 불편할 수 있다. 섬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화살표대로만 따라가면 관람 포인트를 놓치지 않는다. 또 섬을 걷는 도중에는 어디서든 나뭇잎 틈새로 바다가 시야에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에 눈이 심심할 틈이 없다. 중앙광장에서는 매물도와 소매물도를, 승리전망대에서는 비진도와 한산도, 통영의 미륵산을 각각 조망할 수 있다.
   
장사도는 섬이 누에를 닮았다고 해서 잠사도 또는 뉘비섬이라고도 불린다.
동백나무에 둘러싸여 아담한 집처럼 보이는 장사도 분교가 눈길을 잡는다. 1991년 폐교된 한산초등학교 장사도 분교를 복원해 놓은 것이다. 동백꽃 한 송이 옆으로 한때 섬 전체에 소리가 울려 퍼졌을 작은 종이 매달려 있다. 분교 앞 운동장으로 쓴 듯한 작은 터는 분재로 채워졌다. 마당 한편에 자리 잡은 말뚝박기 동상이 익살스럽다. 분교를 나와 지나는 길에 떨어진 동백꽃을 모아 만든 하트 모양이 보였다. 둘레길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사도만의 ‘표식’이다. 바람에 날아가 모양이 흐트러질 법도 한데, 그럴 때마다 지나가는 관광객의 손길을 거쳐 다시 완성된 듯했다.

■사시사철 로맨틱한 ‘동백터널’

   
장사도에서 가장 유명한 동백터널. 이곳만큼은 조화와 조명으로 꾸몄기 때문에 사시사철 꽃이 지지 않는 로맨틱한 공간이다.
장사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동백터널’이다. 산책로를 터널 모양으로 감싼 동백꽃이 아름다운 꽃길이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곳이라 터널 입구에서부터 두근거렸다. 터널 가운데에 들어서서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곧바로 동화 속 세상이 펼쳐진다. 붉은 동백꽃을 감싼 초록 잎, 그 동백에 뒤질세라 영롱한 빛을 내뿜는 조명이 터널 아래를 빈틈없이 꾸미고 있다.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는 장소다. 오른쪽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다. 터널 아래는 항상 그늘이 져 한낮에도 조명은 빛을 발한다. 그 시간을 감도는 공기마저 로맨틱했다. 만약 지구 밖에 꽃별이 따로 있다면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연인들의 필수 코스가 될 수밖에 없음을 체감했다.

이곳의 동백꽃만큼은 사시사철 시들지 않는다. 드라마에 나온 장면을 재현하기 위해 일부 구간을 조화와 조명으로 꾸몄기 때문이다. 다만 바닥을 채우는 붉은 ‘동백 카펫’은 생화가 떨어져서 만드는 자연적인 현상이므로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온실에는 자려전 등 다양한 다육식물이 자라고 있다.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노래에 팔 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동백터널이 끝을 드러내면 곧 귀에 익숙한 동요 ‘섬집아기’가 멀리서 은은하게 들린다. 계단을 따라 내려갈수록 노랫소리는 점점 더 커진다. 옛 주민이 살던 집을 복원한 섬아기집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다. 금방 밥을 지은 듯한 아궁이와 차려진 밥상을 재연해 놓은 부엌을 지나면 아기를 안은 어머니의 동상을 만난다. 동상에서도 느껴지는 자애로운 표정이 동요와 어우러져 잠시 옛날 옛적의 어느 날로 시간 이동을 한 듯하다. 섬아기집 마루에 앉아 동요를 들으며 ‘뜻밖의 등산’에 놀란 다리를 달래며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 밖에 한 사람만 들어가도 꽉 차는 작은 교회와 바다를 배경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야외 전시장, 사막에 온 듯 신기한 열대식물로 가득한 온실 등 장사도의 구경거리는 넘쳐난다. 2시간 정도면 섬 곳곳을 둘러보기에 충분하지만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돼 발길 닿는 족족 사진 찍기 삼매경에 빠져버리면 승선 시간을 놓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장사도 가려면

- 통영 여객선터미널서 출발, 하루 2번 운항 유람선 타야
- 500여 개 한려수도 섬 관광은 덤

   
장사도 분교에 있는 말뚝박기 동상.
장사도는 행정구역은 경남 통영시 한산면이지만 거제도 남단에서 서쪽으로 1㎞ 거리로 가깝다. 입도하려면 통영이나 거제까지 육로로 이동한 뒤 유람선을 타고 들어간다. 장사도 입장 요금은 별도 구매(어른 1만500원)해야 한다. 유람선은 거제 대포항 근포항 가배항, 통영 도남동 등 총 네 곳에서 출발한다. 유람선은 편도 기준 최소 10분에서 최대 45분간 타게 된다. 근포항 대포항 가배항 도남동 순으로 배 타는 시간이 길어진다고 보면 된다.

부산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통영 도남동에 있는 여객선터미널에서 유람선을 타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통영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한 번만 타면 선착장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영 도남동에 있는 유람선을 기준으로 장사도로 가는 배는 하루 두 번 오전 10시, 오후 1시에 있다. 이곳에서 배를 타면 한려수도 관광을 덤으로 할 수 있다. 한려수도는 통영시 한산도에서 전남 여수까지의 물길 50리를 뜻한다. 뱃길을 가르는 동안 유람선 관계자가 한려수도를 지나며 만나는 섬들을 알려준다. 5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어 간단히만 언급해도 마이크가 쉴 틈이 없다.

장사도는 두 시간가량으로 관람 시간이 제한된다. 타고 왔던 유람선을 타고 다시 돌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내리는 곳과 타는 곳이 다르니 주의해야 한다.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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