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어종이 귀하다’는 말은 지난 한 해 어민이라면 누구나 했던 말이다. 지난해 봄 도다리부터 여름 한치, 가을 갈치, 겨울 열기를 살펴보면 거의 흉작이었다. 마치 물고기들이 계절을 잊은 듯 찾아올 시기에 찾아오지 않았고, 떠나야 할 시기에 떠나지 않고 반짝 모습을 드러냈는데 호황이라고 부를 만한 시기도 없이 그냥 지나가 버리기 일수였다. 그나마 정착성 어종인 열기가 제자리를 지켜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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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땅걸이’로 낚아올린 열기. |
열기는 낚시가 아니면 잡을 수 없는 어종이다. 조금물때가 아니면 잡기 어렵다 보니 아무리 부지런한 어선이라도 한 달에 열흘 넘게 작업하기 어렵다. 시중에서는 사 먹으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어종, 유일하게 낚시로 잡을 수밖에 없는 어종인 열기가 겨울 들어 꾸준히 잡혀주니 그나마 낚시꾼들의 위안이 된다.
열기는 깊은 바다 암초 주변에 서식하는 어종이라 무공해 청정 어종이라 불린다. 물색이 조금이라도 탁하거나 바다가 오염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려 더더욱 청정 이미지가 강하다.
서식지가 수심이 깊은 암초 지역이다 보니 여느 어종보다 특히 ‘기술’이 중요하다. 들물과 날물의 방향에 따라, 조류의 세기에 따라 수중여 암초 주변에 배를 세우고 채비를 정렬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열기 낚시만큼 선장의 숙련도와 꼼꼼함, 경험이 조과를 좌우하는 어종은 드물다. 대부분 낚시꾼은 조류의 방향, 바람의 방향과 세기, 물색의 탁도, 수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어느 포인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하는지를 잘 모른다. 이를 꼼꼼히 잘 따져서 승선해야 재미있는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열기는 군집성이 강한 어종이라 몽땅걸이의 재미를 볼 수 있다. 바늘 10개가 달린 열기 전용 카드 채비를 사용하는데, 포인트에 잘 진입하면 바늘 10개 모두에 열기가 물고 늘어진다. 이때는 손맛과 눈맛을 동시에 충족하면서 스트레스를 훌훌 날려 보내게 된다. 미끼는 주로 크릴새우를 사용한다. 취향에 따라 민물새우, 오징어채, 미꾸라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어느 미끼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시중에서 가장 구하기 쉬운 크릴새우가 효과가 좋고 무난하다.
다가오는 조금물때에는 많은 꾼이 열기 낚시에 나설 것으로 예상이 된다. 먼 곳에 있는 깊은 바다 포인트를 공략할 때는 전동릴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열기 회는 육질이 단단해 식감이 쫄깃하다. 회, 구이, 매운탕 등 어떻게 먹어도 좋다. 맛있게 먹고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