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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대중 원하는 이미지 벗어나려는 노력 이 작품서 드러나”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서 우유부단 출입국관리소 직원 역

  • 국제신문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0-02-19 18:48:05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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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과 달리 가벼운 인물로 그려
- 전도연과 첫 만남… ‘역시’ 감탄사
- 첫 장편 연출 ‘보호자’ 크랭크인

나이가 들수록 잘 생긴 외모 뒤에 감춰졌던 연기 내공을 발산하는 배우 정우성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라기’, 개봉 19일)에서 전도연을 비롯해 연기파 배우 배성우 정만식 윤제문 박지환 등과 호흡을 맞췄다. 특히 전도연과는 첫 만남으로 두 배우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설레기까지 한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인생 마지막 한탕을 꿈꾸는 태영 역을 맡은 정우성.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김용훈 감독의 데뷔작인 ‘지푸라기’는 인생의 막다른 지점에 놓인 군상들이 자신의 마지막 기회처럼 찾아온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범죄극이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각 인물들이 시제를 오가며 뒤엉키며 진행되는 신선한 구성을 보여준다. 정우성은 사라진 애인 연희(전도연)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리며 마지막 한탕을 꿈꾸는 출입국관리소 공무원 태영 역을 맡았다. 수동적이고 우유부단한 성격 때문에 절박한 상황 속으로 내몰리는 인물을 위트 있는 연기로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영화 개봉을 앞둔 정우성을 만나 ‘지푸라기’와 자신의 첫 장편 영화 연출작인 ‘보호자’(가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코로나19 때문에 원래 개봉일보다 1주일 늦춰 개봉한다.

▶아쉽긴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진정이 됐으면 한다. 모든 분이 다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을 찾았으면 좋겠다.

-‘지푸라기’는 영화의 시제가 과거와 현재가 뒤섞이고, 등장인물들이 많지만 편집이 잘 돼서 그런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시제가 오가고 등장인물이 많아서 편집에 대한 선택이 여러 가지였다. 처음 보는 분들도 시제의 간극을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편집된 것 같다. 원작이 소설이어서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는데, 소설이 가진 밀도와 짜임새가 시나리오에 고스란히 얹어져 있었다.

-영화 속 태영의 캐릭터가 시나리오보다 가벼운 느낌으로 바뀌었다고 들었다.

▶김 감독과 제작진은 태영의 캐릭터를 어둡게 상상했다. 반면 저는 시나리오를 보면서 태영을 블랙 코미디적 요소를 가장 잘 채울 수 있는 캐릭터로 보고 무겁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첫 촬영 때 모두들 내가 연기하는 태영을 보고 ‘이래도 되나’ 했을 것이다. 저는 온전히 태영만 생각했고, 전체 영화 안에서 어떤 흐름을 책임질지를 상상하며 스스로 (연기 톤을) 조절했다.

-직접 해석한 태영은 어떤 인물인가?

▶태영은 담배 상표인 럭키 스트라이크로 상징되는 허황된 행운을 믿고 있으며, 어설픈 자신감과 자만감을 가지고 있다. 애인에게 뒤통수를 맞았는데도 자신이 뒤통수를 맞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막연한 행운을 바란다.

-전도연 씨와 처음 만났다. 연기를 맞춰보니 어땠나?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제공
▶아마 전도연 씨도 제가 촬영장에서 캐릭터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하는지 몰랐을 것이다. 외부에 비치는 정우성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고 촬영장에 왔을 것이고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 서로 연기에 임하는 태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역시 전도연’이라고 생각했다. 긴 시간 동안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우뚝 서 있는 것은 촬영 현장에 대한 애정과 책임, 동료 의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배우로서 애정이 더 커졌고, 다음 작품도 하고 싶은 동료가 됐다.

-‘지푸라기’의 작업 방식이 특별했던 것 같다.

▶외모에서 벗어나려고 했던 긴 시간의 노력들이 이번 작품을 하면서 보이지 않았나 싶다. 관객들이 저에게 원하는 이미지가 있는데, 그것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연기하고 싶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푸라기’는 상징적인 작업이었다.

-만일 영화처럼 돈가방이 생긴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푸라기’가 던지는 메시지는 모든 물질에는 사연이 있는데 그 물질을 쟁취했을 때 사연까지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사연이 흉악하다면 당신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돈가방이 생긴다면 그런 면을 먼저 생각할 것 같다.

-첫 장편 연출작이자 주연을 맡은 ‘보호자’는 마지막 남은 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한 남자의 처절한 사투를 담은 감성 액션 영화다. ‘보호자’의 크랭크인을 앞둔 소감은?

▶담담하다. 크랭크인 당일 아침 촬영을 마쳐야 그 느낌을 알 것 같다. ‘보호자’의 고삿날 ‘즐기면서 작업하라’는 응원을 많이 받았다. ‘보호자’의 장르는 제가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액션이다. 드라마는 고뇌의 밀도를 파고들어야 하고, 깊은 사고와 고민이 동반되어야 한다. 제 딴에는 덜 고민할 수 있는 액션이라서 선택을 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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