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예진과 앙숙 연기로 스타덤
- 연극서 잔뼈 굵은 10년 차 배우
- TV는 ‘아스달 연대기’로 첫 진출
- 평상시도 북한말로 생활 등 노력
- “마스크 써도 알아봐줘 인기 실감
- 배역이 돋보이는 배우 되고파”
지난달 16일 21.7%로 종영하며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보인 금토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방송가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 드라마는 패러글라이딩을 타다 북한에 불시착한 남한의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와 북한군 장교 리정혁(현빈)의 로맨틱 코미디를 다뤘다. 또 북한군과 북한 주민들을 살갑게 보여주며 새로운 소재와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그중 북한군 5중대의 표치수 상사를 연기해, 새로운 신 스틸러로 낙점 받은 양경원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를 써도 사람들이 금방 알아본다”고 드라마 이후의 인기를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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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금토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군 표치수 상사 역으로 시청자에게 사랑받은 양경원. 김정록 기자 |
드라마에서 손예진과 현빈의 로맨스 연기가 눈물을 자아냈다면, 손예진과 양경원의 앙숙 연기는 끊임없이 웃음포를 터뜨렸다. 중대장 리정혁의 식량을 축내고 북한군 5중대를 위험에 빠뜨리는 ‘에미나이’가 윤세리였기 때문이다. “어느 날 통일되면 다시 만나자”(손예진)고 서글프게 이별을 말하는데 “남한에 무사히 가고 우리를 잊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도, 잡히더라도 내 이름만은 불지 말라”(양경원)고 진지하게 외치는 장면에 시청자는 배꼽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양경원은 “표치수라는 캐릭터를 작가님이 아껴주셨기 때문에 명대사가 많았다. 작가님을 포함해 좋은 사람들과 작업해서 그런지 집 다음으로 편한 곳이 드라마 현장이었다”고 웃었다. 앙숙 연기를 펼친 손예진은 특별했다. “드라마에서는 신인이라 아쉬운 연기를 해도 다시 찍자고 말을 못 했다. 그럴 때 손예진 씨가 나서서 ‘한 번 더!’를 외치곤 했다”는 양경원은 “촬영 중 구급차에 실려 갈 정도로 열연을 했는데 그런 힘든 상황에서도 항상 주변을 다독이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드라마 종영을 아쉬워한 그는 “마지막 방송에서 손예진과 현빈이 스위스에서 재회하는 신에서는 너무 애틋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양경원은 2010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데뷔해 연극판에서 잔뼈가 굵은 10년 차 배우다. 지난해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에서 와한족의 터대 역을 맡으며 TV에 첫 출연했다. 극단에서 연기력을 검증받았지만 연기 연습에도 더욱 매진했다.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북한말이었다. 양경원은 “5년 전 연극 무대에서 북한말을 사용해봤지만, 방송 초반에는 같은 5중대원들과 함께 평상시에도 북한 어투로 말을 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쏟았다”며 “연극 무대에서 북한말 외에도 부산 전라도 충청도 등의 사투리 연기를 해 봤다”고 귀띔했다.
방송 후의 인간관계도 중요하게 생각해 ‘사랑의 불시착’의 북한군 5중대원들과 SNS 단체 대화방으로 자주 이야기하고, ‘아스달 연대기’에 함께 한 인연으로 배우 송중기와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양경원은 “중기가 형이라고 부른다. 가끔 전화 통화를 하는데 ‘사랑의 불시착’을 찍으며 연기에 대한 고민도 함께 했다”고 자랑했다.
비중 있는 조연에 대한 캐스팅 후일담도 눈길을 모았다. “인상이 험악해서였다”고 운을 뗀 양경원은 “작가님의 대본에서 나타난 표치수는 비호감이고 거칠게 보이지만, 속은 여린 인물이라 미남보다 오디션 과정에서 득을 봤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기획사가 고른 작품보다는 시간이 걸려도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선택하고 싶다”며 “나보다는 배역이 돋보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