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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제맥주 탐방 <2> 와일드웨이브

‘유산균 맥주(사우어)’로 전국 평정… 바닷가 양조장의 시그니처 되다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5-13 19:09:51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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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형 사우어 맥주 ‘설레임’
- 새콤하면서도 특유의 청량감
- 마니아 입소문 타고 전국구로
- 대한민국 주류대상까지 수상

- 여직원 8명이 모여 개발한
- 주스 같은 ‘핑크블라썸’ 맥주
- 부드러운 목넘김에 매진 행렬

수제맥주 브루어리를 찾으면, 라거 에일 스타우트 사우어 등의 단어와 만난다. 이는 수제맥주의 종류를 뜻하는 말로, 뜻을 알면 대략적인 맥주 맛을 그릴 수 있다. 보통 대중적이고 청량한 맛은 라거, 과일 향이나 쌉쌀한 맛이 느껴진다면 에일, 다크초콜릿처럼 부드러운 질감의 흑맥주는 스타우트라고 생각하면 쉽다.

사우어는 맥주 트렌드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종류로, 젖산균(유산균)을 사용해 새콤한 산미가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톡 쏘는 듯한 새콤한 유산균은 신김치나 동치미 등을 먹는 한국 음식문화 덕에 우리에게는 익숙하다. 유산균은 맥주 풍미를 다채롭게 하는 무기가 된다. 국내 최초 사우어 맥주 양조장이자 최근 한국형 사우어 맥주로 시장을 평정한 부산 ‘와일드웨이브’(대표 김관열, 이하 와웨)를 찾았다.

■ 파도와 함께 숨 쉬는 양조장

   
와일드웨이브 여직원 8명이 여성의날을 기념해 직접 맥주 양조에 나섰다. 김명진 와일드웨이브 콘텐츠마케터 제공
2017년 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 자리 잡은 와웨는 사우어 맥주 ‘설레임’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설레임은 새콤하고 깊은 풍미와 특유의 청량감으로 출시 즉시 맥주 마니아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고, 맥주 전문지인 ‘비어포스트’가 진행한 ‘국내에서 가장 맛있는 수제맥주’ 설문조사에서 2017·2018년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최근 열린 2020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크래프트 에일 부문 대상을 받은, 와웨의 대표 맥주이자 인기 있는 사우어 맥주다.

와웨 이준표 팀장은 “설레임은 젖산균을 이용한 와웨만의 공정을 거쳐 기존 사우어 맥주보다 풍미가 더 깊고 다양하다. 한국형 사우어 맥주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와웨는 ‘야생 파도 양조장’이란 한글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처럼 바다와 관련된 양조장 문화인 비어서퍼와 플루깅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비어서퍼는 송정 바다에서 서핑을 체험한 뒤 맥주를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플루깅은 바닷가를 따라 조깅하며 해양쓰레기를 줍는 봉사활동이다. 둘 다 와웨의 핵심가치인 지역·자연·삶을 녹여냈다. 와웨는 ‘야생 파도를 따라’ 송정에 이어 지난해 바다가 보이는 광안리에도 매장을 열었다.

   
오직 여성들의 힘으로 탄생한 핑크블라썸(왼쪽)은 주스처럼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사우어 맥주다. 이 특별한 맥주는 SNS 라이브방송(오른쪽)을 통해 소개됐다. 김명진 와일드웨이브 콘텐츠마케터 제공
■ 맥주 양조에 뛰어든 여직원 8인

지난달 와웨 양조장(송정점)에는 여직원 8명이 핑크 부츠를 신고 모였다. 미국 비영리 단체인 핑크부츠소사이어티가 여성의날(3월 8일)을 맞아 진행한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핑크부츠소사이어티는 맥주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을 지원하는 단체다. 최근 맥주 양조에 쓸 핑크 블렌드 홉을 지정한 뒤, 한국 수입사를 통해 맥주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맥주 양조를 의뢰했다.

각자 매장과 사무실 등에서 근무하느라 양조장과는 거리가 먼 편인 여직원들은 기획부터 양조, 맥주 이름 짓기 등 모든 과정을 함께 논의했다. 맥주는 사우어 양조장답게 사우어 스타일로 만들되, 조금 더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주스 같은 맥주를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맥주 이름을 정할 때는 투표를 했다. 후보는 핑크미, 쥬시오렌지, 맥주마신지오렌지, 핑크블라썸 등이 올랐다. 언어유희가 가미된 ‘맥주마신지오렌지’가 눈길을 끌었지만, 계절을 고려한 ‘핑크블라썸’이 낙찰됐다. 벚꽃이 피어나듯 입안 가득 상쾌한 즐거움이 피어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특별한 맥주를 위해 와웨 광안점은 라이브 방송을 준비했다. 코로나 19로 다수가 모이기 힘들어지자 온라인으로 맥주 홍보 활동에 나선 것이다. 양조 ‘코치’ 이 팀장과 양조에 참여한 최승하 팀장이 방송에 나섰다. 20여 분간 진행된 방송에서 최 팀장은 “양조에 참여한 동료들이 양조사가 이렇게 힘든 직업인 줄 몰랐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잔 맥주가 소비자에게 닿기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핑크블라썸은 주스처럼 부드러운 목 넘김을 자랑하며 벚꽃이 피고 지는 속도만큼 빠르게 매진됐다. 최 팀장은 “수제맥주는 개성과 다양성으로 맛의 스펙트럼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는 게 매력”이라며 “다양한 맥주 콘텐츠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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