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을 다녀온 것 같다”고 말하는데 표정은 밝게 상기돼 있었다. 불륜을 다룬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종합편성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인 28.3%로 지난 16일 종영하면서 흡입력 있는 연기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만난 한소희(26·사진)는 “다행히 시청자들께서 내가 연기한 여다경과 배우 한소희를 분리해서 봐줬다. ‘다경은 싫은데, 한소희는 좋다’는 반응이었다. 힘든데도 동기부여가 돼 ‘더 욕을 먹어야지’라며 연기에 몰입했다”고 연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부부의 세계’는 유부남 이태오(박해준)가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며 지선우(김희애)를 배신하고 여다경과 재혼하는 과정을 긴장감 있고 치밀하게 그렸다.
다른 남자를 가로챈 상간녀 연기에 대해 한소희는 “‘사랑만으로 함부로 결혼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스스로 고통을 많이 받았다”며 작품이 준 충격을 잊지 못했다. 극 중 여다경이 지선우의 아들 준영(전진서)을 냉정하게 대했을 때는 하다 못해 일가친척까지 그를 용서하지 않았다.
그는 “외할머니도 준영이 때문에 끝까지 내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준영이를 손자같이 느끼셨기 때문”이라고 나름의 고생담(?)도 털어놨다. 배우 김희애와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를 인생작으로 꼽은 한소희는 “연기가 100이고 내 감정이 50이라면 선배님은 나를 70∼80까지 증폭시켜 주셨다. 연기에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스스로 채찍질하는 계기가 됐다.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 김희애 선배님처럼 살고 싶다 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제는 사랑이 배제된 역할을 하고 싶다. 평범한 인생을 연기하고 싶다”는 그는 2017년 SBS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로 데뷔한 후 3년 만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인생의 황금기를 맞고 있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