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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제맥주 탐방 <6> 쓰리몽키즈

메이드 인 천마산 … 미세한 맛 변화도 막으려 항균배관 도입

  • 국제신문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7-01 19:48:56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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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토박이 대표 9개 지점 열어
- 양조장 직접 만들고 투어도 진행
- 제약회사서 쓰는 배관시설 설치
- 매장 내 다트 등 오락거리도 풍부

- 파티 예약 땐 바비큐 등 마련돼
- 시름 잊고 즐거운 분위기 연출
- ‘고등어 맥주’ 출시 위해 노력

지난해 10월 부산 서구 일원에서 열린 부산고등어축제에서는 지역 수제맥주 브루어리인 쓰리몽키즈가 ‘고등어 흑맥주’를 선보여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부산의 시어인 고등어를 활용한 흑맥주는 상상하기 어려운 맛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아쉽게도 식약청이 인정한 맥주 재료 중에 고등어가 포함돼 있지 않아 ‘정식 데뷔’에는 실패했다. 쓰리몽키즈 최영진 대표는 “고등어 맥주 출시를 포기하지 않았다. 관계 기관에 의견을 전하는 등 노력 중이다”고 여지를 남겼다.
‘바닐라 화이트 에일’은 바날리와 바나나 향을 가진 효모와 부드러운 홉의 조화로 쓰리몽키즈의 인기 있는 메뉴 중 하나다. 쓰리몽키즈는 제약회사에서 쓰는 배관 시설을 양조장에 도입했다. 항균 기능 덕분에 맥주를 옮길 때 잡균의 침투를 막아줘 맛의 변화를 막아준다. 쓰리몽키즈 제공
■천마산 산만디 원숭이양조장

쓰리몽키즈는 부산 토박이 최 대표의 손에서 탄생했다. 2013년 남포점을 시작으로 동래, 서·동대신동 등 현재 부산에서 운영 중인 지점은 9개다. 양조장이 있는 서구 남부민동점을 제외하고 쓰리몽키즈의 매장에는 다트 게임 등 오락 거리가 다양하다. 즐겁게 맥주를 마시도록 최 대표가 정한 인테리어 콘셉트다.

쓰리몽키즈의 캐릭터인 세 마리 원숭이는 각각 눈을 가리고 귀와 입을 막고 있다. 세 마리 원숭이 상은 불교에서 나쁜 말을 하지 말고, 나쁜 것을 보지 말고, 나쁜 소리를 듣지 말라는 상징으로 통용된다. 최 대표는 이를 조금 다른 의미로 쓴다. 그는 “이곳에서만큼은 다른 것은 잊고 복잡한 세상과 단절된 채 맥주를 즐겼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세 원숭이 캐릭터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양조장은 지난해 1월 서구 남부민동 천마산 중턱에 문을 열었다. 그전까지 쓰리몽키즈는 강원도 횡성의 한 양조장과 계약해 맥주를 위탁 양조했다. 위탁 양조를 하는 동안 최 대표가 가장 아쉬웠던 점은 애초에 기대한 것과 100% 일치하지 않는 맥주 맛이었다. 강원도에서 부산으로 맥주가 배송되는 동안 수제맥주의 생명인 신선도가 떨어지는 것도 큰 문제였다. 그러던 중 2017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일어나며 경영 위기를 겪었다. 향후 운영 방안을 고민하던 최 대표는 쓰리몽키즈의 양조장을 만들고 투어 프로그램과 결합하기로 마음먹었다.

■솔직함만큼 정직한 지역 맥주

쓰리몽키즈 최영진 대표가 양조장에서 맥주의 양조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경치 좋은 부지에 양조장을 짓기 위해 부산의 온 동네를 돌아다녔다. 광안리나 해운대 등지도 마음에 들었지만 최 대표의 고향이자 부산다운 풍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구 천마산 중턱 부지가 마음에 들었다. 쓰리몽키즈의 사훈처럼 속세와 단절된 채 맥주를 즐기기에도 제격이었다.

하지만 크나큰 위기가 찾아왔다. 양조장 부지에 남아 있던 무허가 건물 문제로 거의 완성된 양조장을 허물어야 했기 때문이다. 본래 빨간색의 예쁜 외관이 먼지로 뒤바뀌며 최 대표는 빚도 떠안게 됐다. 쓰라린 경험은 철거 당시 사진과 함께 쓰리몽키즈의 연혁에 담아 양조장 입구에 새겨뒀다.

맥주는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한 균이 조금만 들어가도 맛이 변해버린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최 대표는 제약회사에서 쓰는 배관 시설을 양조장에 도입했다. 항균 기능이 있어 발효 탱크 등으로 맥주를 옮길 때 잡균의 침투를 막는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쓰리몽키즈 남부민동점에서 바비큐와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
맥주를 잘 모르면 양조장 투어에서 제대로 된 설명이 어려울 것 같아 본격적으로 양조를 배우기도 했다. 솔직함과 쉬운 설명은 최 대표만의 무기다. 그는 판매 중인 ‘바닐라 화이트 에일’을 건네고는 “지금 먹는 맥주는 사실 실패작”이라고 양심선언 했다. 갑작스러운 선언에 귀를 의심하고 있을 때 “효모가 변하는 바람에 바닐라와 바나나 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자세한 이유를 설명해줬다. 그는 “양조장의 맥주를 케그(호환 맥주통)로 옮길 때 탄산 작업을 거친다. 이때 탄산이 과하거나 덜해도 맛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관 온도나 청결 상태에 따라서도 맥주 맛은 달라진다. 지난번 먹었던 맥주가 맛이 없다고 느껴진다면 그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쓰리몽키즈 남부민동점은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연다. 오후 3·6시에 있는 바비큐 파티를 예약하면 셰프가 마련한 바비큐와 샐러드,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최 대표가 이끄는 양조장 투어도 함께 진행된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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