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이라는 숫자가 이렇게 반가울 수 있을까? 지난달 24일 개봉한 유아인 박신혜 주연의 영화 ‘#살아있다’가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에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100만’이라는 숫자가 영화계에 이렇게 큰 기쁨을 준 것은 1993년 ‘서편제’가 서울 단관 개봉으로 100만 관객을 처음 기록한 이후 처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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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있다’ 스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살아있다’의 흥행 성공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지난 2월 23일 이후 4개월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영화이기에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주말 이틀 55만 관객 기록은, 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된다면 이제는 관객이 극장을 찾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갑자기 생겨난 좀비들 때문에 아파트 단지에 고립된 유아인과 박신혜의 생존 액션을 그린 ‘#살아있다’는 젊은 관객의 호응을 받았고 영화진흥위원회의 6000원 할인권 배포 이벤트도 흥행에 도움을 줬다.
지난 3월부터 철저한 방역과 징검다리식 띄어 앉기, 발열 체크 등을 꾸준히 벌여온 극장의 노력도 뒷받침됐다. 현재까지 극장에서는 코로나19가 전염되지 않았고, 관객은 안심하고 극장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살아있다’ 이전에 개봉한 상업영화 ‘침입자’와 ‘결백’은 각각 53만 명, 74만 명의 관객이 다녀갔는데, 두 영화는 한국 영화에 대한 갈증을 돋우며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오는 15일 ‘반도’를 시작으로 7, 8월에 ‘강철비: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테넷’ ‘뮬란’ 등 국내외 기대작들이 차례로 개봉하는데, 영화만 좋다면 관객이 찾아온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또 한 가지 ‘#살아있다’가 주는 의미는 제작비와 관련한 것이다. 이 영화의 제작비는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와 비슷한 75억 원 정도다. ‘#살아있다’의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부가판권 판매와 해외 수출을 포함해 220만 명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추세라면 200만 관객도 넘을 수 있을 듯하다. 이는 현재 제작비를 줄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에 제작자는 물론 스태프들에게 위안을 준다. ‘#살아있다’보다 큰 규모로 제작된 ‘반도’ ‘강철비2’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흥행 여부에 따라 한국 영화 제작비의 최고치 수준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극장가의 분위기라면 이들 영화 중 400만 명 이상의 영화도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다. 마스크를 쓰고, 체온 체크에다 연락처를 남기고, 상영관 안으로 음식물을 가져갈 수 없지만 잠시 코로나19를 잊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영화를 보며 더위에서 벗어나는 것도 좋겠다.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