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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심 산책 여행 <4> 송정 여름방학

초보자도 즐거운 서핑천국, 동해선 타고 떠나요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7-22 19:40:35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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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핑, 2시간 체험비 내면
- 수영 못해도 배울 수 있어
- 체형따라 보드·서퍼복 선택

- 리쉬코드 발목에 연결하면
- 바다서 파도 즐길 준비 끝
- 균형 잃고 물에 빠지기 반복
- 온몸 젖은 솜처럼 무거웠지만
- 동물적 감각 총동원하니 성공

부산 해운대구 송정은 동해선이 개통되며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전철을 타고 서핑하러 갈 수 있는 도시라는 독특한 매력을 입었다. 이곳에는 강원도와 제주도처럼 서퍼들이 사랑하는 바다가 있다. 바닷가를 따라 들어선 다양한 서핑 관련 업체 중 한 곳을 골라 체험비를 내면 2시간 동안 강사로부터 서핑을 배울 수 있다. 수영을 못해도, 서핑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다. 여름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송정 파도로 식히기로 했다.
송정 바다는 서퍼들이 사랑하는 바다 중 한 곳이다. 이곳은 동해선이 개통되며 전철을 타고 서핑하러 갈 수 있다는 독특한 매력이 더해졌다. 여름 한낮의 태양 아래 서핑을 체험하려는 ‘초보 서퍼’들이 바다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을 하고 있다. 송정 서프홀릭 제공
■“파도 하나에 서퍼 한 명만”

서핑에 앞서 강사는 “하나의 파도에는 한 명만 서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도는 높낮이가 다양한 물결로 출렁인다. 파도의 높이가 가장 높은 곳에서 가까이 있는 서퍼가 그 파도의 ‘주인’이란 뜻이다. 이때 다른 서퍼들은 끼어들거나 방해하면 안 된다.

늘어선 서프보드. 초보자가 사용하는 보드는 보통 길이 3m 내외, 무게 10㎏ 정도로 꽤 무겁다.
서프보드는 체형과 실력 등에 따라 크기가 다르다. 초보자는 보통 성인을 기준으로 길이 3m 정도의 보드를 사용한다. 너비는 50㎝가량, 무게는 10㎏ 내외로 길고 무겁다. 보드의 바닥(보텀)에 마련된 손잡이를 이용해도 한 손으로 들기에 버거웠다. 보드가 물에 뜨는 부력이 있어 서퍼복 외에 구명조끼는 따로 착용하지 않는다. 보드의 뒷부분(테일)에 리쉬코드(안전줄)를 매달아 서퍼의 발목과 연결하면 바다에 들어갈 채비가 끝난다.

서핑의 기본 동작은 세 가지다. 먼저 파도가 밀려오면 보드 윗면(덱)에 엎드려 양팔을 휘젓는 ‘패들’ 동작으로 보드의 속도를 맞춘다. 파도가 가까워지면 양손을 허리에 바짝 붙여 상체를 일으킨다. 이어 양발을 끌다시피 보드 중앙으로 당겨 중심을 잡고 일어서기까지를 ‘푸시 업’이라고 한다. 모든 과정에서 시선은 먼 곳을 향한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균형을 잃고 물에 빠지고 만다.

서핑은 백사장에서 10m 정도 떨어진 곳에서 시작한다. 수심은 성인 기준 최대 가슴 높이라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서핑 강사는 파도가 오는 타이밍에 맞춰 대기 중인 초보 서퍼의 보드를 밀어준다. 강사의 ‘푸시 업’ 신호에 맞춰 보드에서 일어나면 서핑은 성공이다.

■파도 누비는 ‘포세이돈’처럼

산책로 중간 지점에서 만나는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해 질 무렵 이곳을 걸으면 노을에 물드는 송정 바다를 볼 수 있다.
백사장을 간지럽히던 낮은 파도들을 수심 1m 이상의 바닷속에서 마주하니 묘한 위압감이 느껴졌다. 강사는 “오늘은 파도가 낮고 잔잔한 편”이라고 안심시켰다. ‘혹시 한 번에 성공하는 거 아닐까’. 근거 없는 자신감에 찬다.

하지만 보드에서 일어나자마자 균형을 잃고 바다에 내리꽂히다시피 빠졌다. 입안 가득 밀려온 소금물이 자신감을 흔적도 없이 녹여버렸다. 다른 서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몰골’을 수습할 시간이 부족했다. 모자는 햇빛을 가려주기도 하지만 품위 유지에도 유용하다는 걸 깨닫는다.

이후부터 보드에서 일어서자마자 바다에 빠지는 일을 반복했다. 몸이 절인 배추처럼 늘어졌다. 물만 잔뜩 먹고 10m 거리의 서핑 시작점으로 거슬러 가는 것도 점점 부담스러워졌다. 얕은 파도에도 몸과 보드가 수없이 휘청거렸다.

“혹시 한 번도 성공 못 한 사람 있나요?” 다시 차례가 다가왔을 때 강사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강사는 “많다”고 즉답했다. 이어 “물에 계속 빠지면서 감을 찾는 수밖에 없다”고 다독였다. 자신과의 싸움은 이렇게 고독하다.

이를 악물고 다시 ‘항해’에 나섰다. 자꾸만 아래로 떨어지는 시선을 억지로 하늘에 고정하고 동물적 감각을 총동원해 균형을 맞췄다. 그 순간, 수십 개의 높낮이로 이뤄진 잔잔한 파도가 부드러우면서 단단하게 보드를 밀어주는 느낌이 발바닥에 전해졌다. 처음 서핑에 성공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제 막 걸음마에 성공한 아기의 기분을 성인이 느낀다면 이런 감정일까. 바퀴나 기계 없이 파도의 힘만을 빌려 바다를 가로지르는 수초간, 영겁의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을 새로운 감각이 새겨졌다.

짜릿한 성공 이후부터는 다시 물에 빠지기를 반복했다. 10여 차례의 시도 중 성공은 단 두 차례에 그쳤다. 주위를 잘 살피지 않아 다른 서퍼와 충돌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 젖은 솜처럼 온몸이 무거웠지만 보드를 들고 다시 바다로 향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처럼 의기양양하게 파도를 누빌 그 순간을 위해서.


# 송정역~청사포~미포 해안가 철길 산책…72m 다릿돌 전망대, 일출·낙조 감상도

옛 송정역에서 청사포, 미포로 이어지는 동해남부선 폐선부지를 활용한 해안 산책로. 아직 운행 전인 풍경 열차가 철길의 운치를 더해준다.
송정 해변을 따라 걸으면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해안 산책로를 만난다. 옛 동해남부선 송정역에서 청사포, 미포로 이어지는 폐선부지다. 총길이는 4.8㎞. 여름 저녁에 산책 삼아 걷기 좋다. 보도 폭이 2m가 되지 않던 좁은 구간은 확장공사를 통해 여건을 개선 중이다. 송정에서 걷기 시작하면 입욕객과 서퍼가 북적거리는 송정 해변을 지나 한적하고 드넓은 송정바다를 바로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 귓가에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지친 마음을 평화롭고 온화하게 만든다.

산책로 중간 지점에서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를 만난다. 다릿돌은 전망대부터 해상등대까지 늘어선 5개의 암초를 말한다. 길이 72.5m의 전망대는 바다를 향해 쭉 뻗어 있다. 전망대 끝부분에는 투명 바닥이 있어 스카이워크 체험을 할 수 있다. 단, 오후 6시가 되면 전망대 출입이 통제되고 이후 시간부터는 산책로 근처에서만 바다 조망이 가능하다. 해가 지는 시간에 이곳을 걸으면 송정 바다를 서서히 물들이는 낙조를 초 단위로 눈에 담을 수 있다.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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