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여파 극장가 침체기 속
- 부산행 속편 7일새 관객 200만
- 동남아서도 압도적 오피스 1위
- “분장한 좀비와 전투 장면 애먹어
- 차기작 심장 멎을 오컬트 하고파”
영화 ‘인랑’ ‘마스터’ ‘검사외전’ ‘검은 사제들’ 등에 출연하며 매번 새로운 연기에 도전해온 강동원이 올여름 최고 기대작 ‘반도’(개봉 15일)로 돌아왔다. ‘반도’는 천만 관객을 돌파한 ‘부산행’ 이후 폐허가 된 반도를 배경으로 좀비와 살아남은 자, 그리고 해외로 도피했다가 돌아온 자의 사투를 그렸다. ‘원조 만찢남(만화를 찢고나온 듯한 남자) 배우’의 외피를 벗고 연기 변신을 하고 있는 강동원은 ‘반도’에서 폐허의 땅에 미션을 안고 돌아온 처절한 생존자 정석 역을 맡아 새로운 전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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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반도’에서 미션을 안고 반도로 돌아온 정석 역을 맡은 강동원. NEW 제공 |
‘반도’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동원은 “‘반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다행이지만 극장에 관객이 없을까 봐 걱정도 된다. 외국은 촬영도 못 하는 상황인데, ‘반도’가 코로나19 이후 첫 월드 와이드 개봉 영화가 돼서 해외에서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걱정은 기우였다. ‘반도’는 국내에서 개봉 7일 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해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한 지난 2월 이후 200만 관객을 돌파한 첫 작품이 됐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 압도적인 격차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한국 영화와 ‘K-좀비’ 영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반도’는 ‘서울역’ ‘부산행’을 잇는 연상호 감독의 세 번째 좀비 영화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재미있는 것은 강동원이 좀비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오컬트 영화는 좋아하지만 좀비물은 덜 무서워서 잘 안 봤고,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다. 게다가 ‘부산행’의 속편이라고 해서 그렇게 당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강동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연 감독이 보여준 비전 때문이었다. “그냥 연상호 감독이라는 사람이 궁금해서 만났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존 좀비물과 느낌이 달랐다. ‘부산행’과 달랐고, 액션의 스케일이 더 컸다. 또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를 찍고 싶었는데 그 느낌과 맞았다.”
그의 말처럼 ‘반도’는 다양한 액션이 계속 펼쳐지며 눈 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20여 분의 차량 추격 장면은 압권이다. 강동원이 “시나리오를 보면서 ‘실사로 찍지 못할 텐데 컴퓨터그래픽(CG)으로 가능할까’하는 걱정을 했다. 그런데 우리 기술로 가능하더라. 기술 시사 때 보고 CG 팀을 못 믿었던 것에 대해 미안했다”고 말할 정도로 CG로 촬영한 카 체이싱 장면은 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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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행’ 이후 4년, 폐허가 된 땅에서 남겨진 자들이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반도’. NEW 제공 |
총격과 격투 액션도 강렬하다. 이미 전작 ‘인랑’에서 특기대원으로 분해 강도 높은 액션을 보여줬던 강동원은 ‘반도’에서는 전직 군인 출신의 전사가 돼 좀비를 상대한다. 강동원은 “좀비는 손을 안 쓰고 얼굴을 들이미니까 힘들었다. 저는 총을 가지고 있고, 때리면 얼굴로 리액션을 받게 돼서 자칫 사고가 날 수 있었다”며 좀비와의 액션 연기가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좀비들이 흘리는 분비물도 연기를 어렵게 했다. 그는 “좀비 연기하시는 분들이 입안에 가짜 피를 넣었는데 위에서 저를 누르면 피가 얼굴로 뚝뚝 떨어졌다. 아무래도 유쾌하진 않았다”고 웃어 보였다.
올해로 마흔 살이 된 강동원은 여전히 새로운 연기에 목마르다. 그는 “SF에 도전하고 싶고, 비상업적이어도 영화사에 남을 만한 아주 무서운 오컬트 영화를 찍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나이가 들면서 꽃미남 배우에서 연기파 배우로 변모하고 있는 그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