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산 수제맥주 탐방 <9> 허심청브로이

부드러운 목 넘김에 몰트향 물씬… 18년 이어온 독일 정통 맥주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08-26 19:04:43
  •  |   본지 1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2002년 호텔농심 안에 문 열어
- 20만ℓ 독일 설비 30억에 구입
- 홉 향보다 몰트 향 강한 게 특징
- 양조 과정 ‘위생관리’ 가장 중시
- 필스·둔켈·바이젠 등 4종 판매
- 겨울에는 훈제맥주 한정 출시도

독일 맥주는 다양성보다는 정통성을 강조한다. 1516년 바이에른 공국의 빌헬름 4세가 반포한 맥주순수령의 영향이 크다. 맥주순수령은 맥주를 만들 때 맥아와 홉, 물, 효모를 제외한 다른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못하게 막은 법으로, 가격도 일정 수준으로 제한했다. 당시 독일의 양조업자 중에는 빨리 취하게 할 목적으로 마약이나 독초를 넣는 사람이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였다. 또 양조할 때 사용하는 밀과 호밀의 값이 폭등해 가격을 안정시키고 식량을 확보할 필요가 있었다. 맥주순수령으로 양조 재료에 제한이 생기자 독일의 양조장들은 같은 재료로 다른 맛을 내는 양조 기술을 심층적으로 발전시켰다. 부산의 허심청브로이(동래구 온천동)는 이 같은 독일의 전통적인 맥주 양조방식을 따른다.
   
허심청브로이는 홉 향보다는 몰트 향이 강한 전통적인 독일 맥주를 양조한다.왼쪽부터 필스, 둔켈, 바이젠, 금정에일. 금정에일은 메뉴의 다양성을 위해 출시한 미국식 에일 맥주다. 허심청브로이 제공
■독일 최고 양조 설비 사용

호텔농심의 부대 사업장인 허심청브로이는 2002년 문을 열고 지금껏 자리를 지켜온,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수제맥주 브루어리다. 이곳은 독일 최고의 맥주 제조 시설사인 ‘슐츠’에서 한 번에 맥주 20만 ℓ를 생산·보관할 수 있는 양조 설비를 당시 시세로 30억여 원을 지불하고 직수입했다. 18년이 지난 지금도 허심청브로이의 맥주 생산을 책임지는 튼튼한 장비다. 주기적인 시스템 점검과 업그레이드 등을 위해 3년마다 슐츠사에서 기술자가 직접 방문한다. 10년 넘게 허심청브로이의 맥주 양조를 이끄는 강수용 브루마스터는 군 제대 후 독일을 다녀온 뒤 도제식으로 양조를 배웠다.

최근 수제맥주는 몰트 향보다는 홉의 향이 강한 미국식 맥주가 트렌드다. 독일식 맥주는 홉 향보다는 몰트의 향이 강하다는 게 강 브루마스터의 설명이다. 몰트는 싹을 틔운 보리를 뜻한다. 홉은 아로마 향이 강하다면 몰트는 보리의 순수한 향을 제대로 느끼게 해준다. 허심청브로이에선 몰트 향이 강한 독일 맥주의 정석을 만날 수 있다.

강 브루마스터는 양조 과정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청결’을 꼽았다. 풍성한 맛을 만들기 위해 거품을 짙게 만들거나 탄산을 많이 넣어 청량감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위생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모두 소용없는 일이다. 강 브루마스터는 “수제맥주를 마실 때 잔에 침전물처럼 떠다니는 게 보인다면 양조 설비의 배관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며 청결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꿀꺽’ 보디감 느끼며 음미

   
허심청브로이 맥주를 책임지는 강수용(오른쪽) 브루마스터와 양조사들. 김미주 기자
입안에 머금고 혀를 굴려 맛을 음미하는 와인과 달리, 맥주는 보디감(목 넘김)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꿀꺽꿀꺽’ 넘어가는 부드러운 목 넘김은 맥주가 가져야 할 ‘덕목’ 중 하나다. 강 브루마스터의 조언에 따르면 맥주의 보디감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먼저 맥주를 한 모금 입에 털어 넣고 꿀꺽 삼킨다. 그다음 목에서부터 입안까지 올라오며 퍼지는 몰트 향을 음미한다. 이렇게 하면 처음 후각이 놓쳤던 맥주의 ‘진짜 향’을 느낄 수 있다.

진정한 맥주의 향을 느껴보기 위해 허심청브로이 맥주 4종과 마주했다. 허심청브로이는 필스 둔켈 바이젠 금정에일 등 총 4종류의 맥주를 선보인다. 필스 둔켈 바이젠은 독일 정통 방식을 지킨 맥주이고, 금정에일은 메뉴에 다양성을 주기 위해 만든 미국식 에일 맥주다.

   
독일 ‘슐츠’에서 직수입한 양조시설. 허심청브로이 제공
쌉쌀한 맛이 특징인 필스는 한 모금 넘기자 특유의 맛이 향으로도 전해졌다. 둔켈은 보리를 많이 볶아 흑맥주처럼 까만색은 아니지만 일반 맥주보다 어두운색을 띤다. 짙은 보리차처럼 강한 구수함과 단맛이 났다. 바이젠은 대표적인 밀맥주로, 진한 맛과 부드러운 맛이 공존한다. 2년 전 출시한 금정에일은 과일 향이 강한 에일 맥주답게 시트러스 향이 곧바로 전해졌다.

허심청브로이는 겨울 시즌마다 훈제맥주를 한정 판매한다. 보리를 훈연한 원료를 수입해 양조한 것으로 구수한 맛이 좀 더 진하고 훈제 향이 나는 게 특징이다. 강 브루마스터는 훈제맥주를 두고 “장작불 앞에 앉아 맥주를 홀짝이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양조했다”고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틈틈이 다른 맥주를 마셔보며 트렌드를 분석한다. 허심청브로이 맥주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트렌드를 반영한 맥주를 꾸준히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끝-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3. 3‘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4. 4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5. 5“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6. 6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7. 7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8. 8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9. 9방호복·지뢰덧신 살펴보는 국회 국방위원들
  10. 10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1. 1靑 “北포로 비공개 합의 부인 강력 유감” 우크라에 사과 요구(종합)
  2. 2“BPA, 1년간 1조원대 채권 발행…항만공사 통폐합 강행 땐 빚 전가”
  3. 3“피지컬AI 항만 실증사업, 광양항 아닌 부산항서 해야”
  4. 4李 지지율 2주째 상승 37.9%…양당 지지도 오차범위 접전
  5. 5여야 만난 강신철 국방부 장관 “北 지뢰 확인 땐 상응 조치…은폐 없다”(종합)
  6. 6靑 재제청 요구 거부 조희대 “국감서 밝히겠다”(종합)
  7. 7부산시 ‘도시계획’ 조직개편 여파…시의회 상임위 간 신경전
  8. 8‘인천대 교수 임용 특혜 의혹’ 유승민 딸, 입건없이 10개월째 수사만
  9. 9이재명 대통령 넘어선 민주당 지지율에 분열 확대
  10. 10한동훈 ‘지뢰폭발’ 대여공세 주도…복당론 선긋는 장동혁과 대립각
  1. 1은행점포 영업시간 30분 단축…내년 4월부터 9시30분 개점(종합)
  2. 2부산서 하루 더…오버나잇 크루즈 성황
  3. 3HJ중공업 조선업계 첫 올해 임단협 타결
  4. 4안주고 덜준 보험금, 5년간 1000건 육박
  5. 53년물 국고채 4.1% 돌파…美 금리 급등 여파
  6. 6빚 갚으려고 또 빚…카드론 대환 23%↑
  7. 7“금융위 경험·네트워크로 부산 금융생태계 강화”
  8. 8부산 유주택 신혼 반토막…‘6억 초과’ 보유는 2.5배 급증(종합)
  9. 9시중銀, 부울경 전략산업 금융 확대…지역銀 영역침범 우려도
  10. 10AI로 ‘해상 교통 혼잡도’ 예측한다
  1. 15배까지 뛴 불꽃축제 숙박료…지긋지긋한 ‘바가지’
  2. 2‘부캉이’ 보낸다…29일 선박·워터펌프로 외해 유도(종합)
  3. 3기장의 1/10…부산 북구 참전수당 월 2만 원 ‘서러운 대접’
  4. 4“보조금 심의 결정권자는 나” 부산 중구 부구청장 논란
  5. 5에코델타시티 마을버스…강서 17년 만에 새 노선
  6. 6찜질방·호텔 빈대 출몰에 화들짝…관광도시 부산 이미지 훼손 우려
  7. 7약발 없는 바가지 대책…인센티브·숙박세로 실효성 키워야
  8. 8김해 아이돌봄 대기 5개월…부모 속타네
  9. 9부산대 양산캠 유휴부지, 양산시도 나섰다…개발 TF 꾸려 대응
  10. 10약사 면허 빌려 28억 부당이득…환수 거부에 法 “토해내라” 쐐기
  1. 1큰 日날 뻔한 韓야구…日 아마추어 상대로 3-1 설욕전
  2. 2중국에 두 번 진 이민성호, 이번엔 벼른다
  3. 3수영·탁구·사격 부진…양궁이 ‘금빛 갈증’ 풀어줄까
  4. 4큰 日낸 女핸드볼…결승서 일본 꺾고 8년 만에 우승
  5. 5오상욱 끝냈다…펜싱 男 단체 우승…승마 남동헌, 12년 만에 정상 탈환(종합)
  6. 6안세영, 천위페이도 가볍게 압승…결승 진출
  7. 7K-농구 황금시대…남녀 동반 우승, 3대3도 첫 金(종합)
  8. 8이강인·황인범 활용법 찾아라
  9. 9안세영, 세계 5위 가볍게 압도하며 4강행…사상 첫 2연패 도전
  10. 10[속보]강준이, AG 스케이트보드 ‘금빛 트릭’…한국 사상 첫 金
우리은행
부산 야구장 미래는
야구 없는 날에도 팬·관광객 북적…도쿄돔 일대는 미니도시
부산 야구장 미래는
사직 역사성 있지만 대체구장 부담…북항 돔은 재원 관건
  • 2026 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
  • 국제골프아카데미
  • 부산국제마라톤
  • 어린이청소년경제아카데미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