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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산책 여행 <7> 천마산조각공원·구덕문화공원

‘숲속 미술관’에 바다뷰까지… 편백 우거진 명상길은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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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마산 자락 1만6000㎡ 조각공원 조성
- 기발함 넘치는 조각 작품 44점 곳곳 장식
- 전망대 서면 송도·광안대교 등 파노라마

- 구덕수원지 있던 곳에 마련한 문화공원
- 다양한 체험관·야생화 가득한 들꽃 동산
- 편백림 사이 오솔길 사색하며 걷기에 딱

코로나19에 태풍, 폭우 등 자연재해까지 겹치며 가볍게 바람 쐴 만한 곳이 점점 줄어든다. 실내 시설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문을 닫은 곳이 대부분이고, 이름난 산이나 자연휴양림은 시간을 정해 사전 예약 신청을 받는 곳이 많다. 이마저도 태풍이 지나가면서 등산로와 나무 등을 복구하느라 출입이 불가능하다. 자연마저 통제된 상황에서 답답한 마음을 달래줄 공원의 존재가 소중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도심 공원은 가까이 있고, 등산보다는 체력 소모가 덜해 가볍게 산책하기 좋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나무를 볼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푸른 숲으로 마음의 안식처가 돼주면서도 가볍게 걷기 좋은 천마산조각공원과 구덕문화공원을 찾았다. 두 공원은 각각 천마산과 구덕산 자락에 있어 산책하다가 마음만 내키면 언제든 등산으로 이어갈 수 있다.

■조각공원과 평화로운 묘박지

   
구덕문화공원은 기다란 편백 사이를 걸으며 사색에 잠기는 ‘편백 숲 명상의 길’이 특히 걷기 좋다. 편백은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내뿜어 삼림욕하기에 제격이다.
천마산조각공원(서구 암남동)은 천마산(해발 324m)에 있다. 전망대에는 하늘에서 말이 내려왔다는 전설이 깃든 천마바위가 있고, 44점의 조각 예술작품이 1만6000㎡ 규모의 공원 곳곳에 장식됐다. 작품은 공모전 입상작 20점과 전국 10개 대학의 교수들이 추천한 초대작가 작품 24점으로 구성됐다.

감천문화마을 입구에서 30분 남짓 숲길을 따라 걸으면 조각공원이 나온다. ‘맴맴’ 우는 매미와 풀벌레 소리만 들어도 한낮 더위가 식은 기분이다. 태풍 ‘마이삭’이 할퀴고 간 다음이라 떨어진 나뭇잎들이 여기저기 길을 어지럽혔지만 숲길을 걷는 느낌은 해치지 않았다.

조각공원은 타원형의 운동장을 중심으로 길을 따라 뻗어 있다. 운동장 바로 옆은 어린이들이 새소리와 바람 소리를 느끼도록 조성한 유아숲체험원이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계단을 따라 오르면 양쪽으로 조각 작품이 하나둘 나타난다. 길목마다 쉴 수 있는 의자가 충분하다. 번잡한 도심을 피해 나무 그늘에 자리를 잡고 휴식을 취하는 시민이 종종 보였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 잡은 정자는 태풍에 부서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고, 바람에 부러진 나무는 이따금 통행로를 침범했다. 조각 작품들은 하나 같이 재치 있고 기발한 상상력을 자랑했다. 운동장에서 10분이 채 안 돼 전망대가 나타났다.

   
천마산조각공원 전망대에 오르면 송도 해수욕장과 남항대교 부산항대교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묘박지의 선박들은 수평선을 건너온 다른 세계의 선박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낸다. 정지해 있으면서도 연속적인 풍경이 평화롭다.
전망대에 오르자 드넓은 바다가 펼쳐졌다. 육지는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고 아파트와 건물로 빼곡하게 차 있고, 바다는 공중을 가로지르는 다리 외에는 방해받지 않고 흐른다. 영도대교와 광안대교 등을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꼼꼼한 세밀화를 보는 기분이다.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진 풍경은 무척 ‘부산’스럽다.

전망대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의 면적이 조금 더 커진다.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 용궁구름다리까지 서구 일대가 훤하다. 수평선 가까이 묘박지의 선박들은 바다 끝에서 건너온 다른 세계의 선박처럼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정지해 있으면서도 연속적인 풍경이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연중무휴.

■‘힐링 편백 숲’ 구덕문화공원

   
구덕문화공원 목석원예관 내부.
구덕문화공원(서구 서대신동)은 꽃마을과 가까운 구덕산(해발 562m) 자락에 있다. 원래 부산 최초의 상수도 시설인 구덕수원지가 있던 곳이다. 2004년부터 2만여 ㎡ 부지에 교육역사관과 민속생활관, 목석원예관, 다목적관, 편백 숲 명상의 길, 인공폭포 등을 마련해 공원을 거닐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목석원예관에서는 석부작과 아열대 수목을 볼 수 있고 들꽃 동산에는 아름다운 야생화가 계절마다 피어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체험관 대부분이 휴관 중이다.

이곳은 울창한 편백 숲을 걸으며 사색에 잠길 수 있는 ‘편백 숲 명상의 길’이 특히 걷기 좋다. 공원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부터 20~30분간 걸을 수 있는 꽤 긴 거리다. 편백 숲길 곳곳에는 앉아서 조용히 생각에 잠길 수 있는 ‘명상의 쉼터’가 마련됐다.

   
천마산조각공원 전망대로 향하는 길.
이곳 벤치에 앉으면 시야는 편백으로 가득 찬다. 햇빛도 침투하지 못할 만큼 나무가 빼곡해 한낮에도 시원한 그늘이 진다.

편백은 많은 양의 피톤치드를 내뿜어 삼림욕하기 좋은 나무다. 편백 숲에 들어서니 청량한 공기가 마스크 사이로 느껴졌다. 평일 낮인 데다 마침 오가는 사람이 없어 잠시 마스크를 벗고 걸었다. 비가 채 마르지 않은 흙과 숲내음, 편백 향이 코끝에 닿았다. 편백 사이 불어오는 바람도 얼굴을 기분 좋게 스친다. 어림잡아도 10m가 훌쩍 넘는 큰 키로 태풍을 견뎌낸 편백이 대견했다. 길쭉한 나무 사이로 좁은 오솔길을 걷고 있으면 오로지 산책에 집중하게 된다.

   
하늘에서 내려온 말을 형상화한 조각 작품.
이곳 전망대는 다목적관 옆에 있다. 편백 숲길을 걷다가 갈림길에서 위쪽을 향하면 길이 통한다. 전망대는 2층 높이의 계단만 오르면 된다. 표지판에는 민주공원과 봉래산, 영도대교 등을 볼 수 있다고 적혔지만 바로 앞 울창하게 자란 나무 덕에 사방에 산과 나무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 아래 숲속 계곡을 연상케 하는 인공폭포는 물줄기를 잠시 멈췄다. 그 앞에 있는 스머프 친구들과 가가멜 조형물은 귀여우면서도 정겹다. 이곳 역시 태풍을 막 견뎌낸 터라 곳곳에 상처가 났다. 월요일 휴무.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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