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난히 날씨 변동이 심했다. 그 때문에 계절에 따라 바뀌는 어종이 수온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는지 조황이 들쑥날쑥하기 일쑤라 많은 꾼이 애를 먹었다. 돌돔 낚시는 여름이 제철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다. 한여름의 뙤약볕에서 더위와 사투를 벌이면서 하는 낚시가 돌돔 낚시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는 초가을 입문기에 대물급 돌돔을 만날 가능성이 커진다. 갯바위의 폭군으로 불리는 돌돔은 낚시대상 어종 중 가장 파워풀하고 다이내믹하다. 아직 대부분 꾼은 돌돔 낚시를 일부 전문 꾼의 전유물로 여긴다. 하지만 돌돔의 습성과 돌돔 낚시의 특징만 알면 오히려 다른 장르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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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바위에서 낚은 대물 돌돔. 디낚 제공 |
돌돔은 수심 깊은 곳에서 겨울을 나고 수온이 올라가면서 차츰 갯바위 가까이 접근한다. 보통 5월 중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 장마철 한차례 폭발적인 조황을 보인다. 한여름에는 오히려 깊은 곳으로 물러났다가 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 다시 한번 갯바위 근처까지 접근해 화끈한 입질을 선보인 뒤 11월에 접어들면 시즌을 마감한다.
돌돔은 철저히 육식, 그것도 최고급 메뉴만 즐긴다. 요즘은 활성도가 최고조에 이른 시기라 부드러운 참갯지렁이보다는 딱딱한 성게나 소라, 오분자기가 미끼로 좋다. 미끼로 가장 많이 쓰이는 건 오로지 돌돔만 입질한다는 성게. 가시가 긴 보라성게보다는 보통 ‘솜’이라고 부르는 말똥성게가 많이 쓰인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500원 동전 사이즈가 무난하다. 전남 거문도 같은 일부 낚시터에서는 성게보다 ‘게고둥’이 위력을 발휘한다.
돌돔은 갯바위에서 낚이는 어종 중 가장 힘이 세다. 그래서 장비나 채비도 다른 어종을 노릴 때와는 질적으로 차이가 난다. 두 자릿수 원줄과 목줄이 사용되며 낚싯대도 한 자릿수로는 어림도 없다. 최근엔 가장 대중적인 낚시 방법인 릴찌낚시로도 돌돔이 낚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육중한 돌돔 전용장비로 무장하지 않고 돌돔을 노리는 꾼이 많다. 돌돔이 갯바위 가까이 접근하는 민장대맥낚시 시즌에 시도해 볼 만한 돌돔 릴찌낚시는 크릴을 밑밥으로 꾸준히 뿌려주면서 돌돔을 중층으로 띄워 올려 낚아내는데, 의외로 대형급과의 승부도 가능해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남해동부권 돌돔 낚시터는 대부분 먼바다에 치우쳐 있다. 부산 앞바다 남형제섬(외섬)과 통영 먼바다의 국도, 갈도, 좌사리제도, 세존도가 남해동부권을 대표하는 돌돔 낚시터다. 남해중부권은 단연 여수를 꼽는다. 대표적인 낚시터는 광도와 평도. 시즌이 일찍 시작돼 가장 늦게까지 이어지며 민장대맥낚시뿐만 아니라 원투처넣기낚시도 상당한 위력을 발휘한다. 돌돔 낚시라면 역만도도 빼놓을 수 없다. 많은 돌돔 명소를 보유하고 있을 뿐더러 조황도 다른 낚시터보다 상당히 안정적이라 본격 시즌에는 많은 꾼이 찾는 곳이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