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 대신 어린 소녀 맡았다가
- 딸처럼 키우는 사채업자 역할
- 험상궂은 얼굴·까칠한 말투에도
- 속정 깊은 따뜻한 캐릭터 연기
- 연예계 대표적인 다작 배우
- 현재도 드라마 2편·영화 준비
- “언제 쉬냐고? 죽어서 쉴랍니다”
겉으로는 무뚝뚝하고 불친절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속정 깊고 따뜻한 배우 성동일이 자신과 딱 맞는 옷을 입고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달 29일 개봉해 추석 연휴 내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관객을 웃기고 울린 가족 영화 ‘담보’에서 빚 대신 어린 승이를 담보로 맡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딸처럼 키우는 사채업자 두석 역을 맡은 것이다. 험상궂은 얼굴에 까칠한 말투로 승이를 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친부모보다 더 부모 같은 마음을 갖게 되는 두석 캐릭터는 성동일에게는 맞춤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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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담보’에서 까칠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채업자 두석을 연기하며 ‘연기 장인’의 모습을 보여준 성동일.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성동일은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하고 있는데, 애들이 ‘우리가 볼 수 있는 영화는 안 찍느냐’고 하더라. 애들한테 보여줄 수 있고, 나 또한 가족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영화라서 출연하게 됐다”고 ‘담보’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 세 자녀의 아빠인 그는 “아이들이 영화 초반부는 ‘딱 아빠’라고 하더라. 자식 셋을 키우니까 이 아이 때문에 화났다가 다른 아이 때문에 풀어지고 그런다. 그래서 우리 집은 항상 장마철 같은 분위기라고 한다. 그런 경험을 해 봐서인지 어린 승이를 대하는 두석 역도 해볼 만하겠다 싶었다”며 “실은 아는 형님 중 사채업자로 살다가 결혼도 안 하고 올 초에 돌아가신 분이 있다. 그분 생각이 나서 걸음걸이나 행동을 따라 했다”며 두석 연기의 노하우를 전했다.
성동일과 찰떡 호흡을 맞춘 박소이는 300대1의 경쟁을 뚫고 아홉 살 승이 역에 캐스팅됐다. 돌아오겠다는 엄마의 말을 철석같이 믿고 두석과 그의 후배 종배와 함께 사는 승이를 사랑스럽게 연기한 박소이는 이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도 힘든 연기를 훌륭하게 해내 차세대 아역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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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보’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성동일은 박소이에 대해 “어린 나이에 프로의 세계에서 견디고 있다고 생각하면 어떨 때는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어느 날 ‘소이야, 너 안 힘들어?’라고 물으니 ‘학교 가는 것보다 현장이 더 재미있다’고 하더라. 엄마가 자신과 있어서 남동생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마음 씀씀이도 깊다”고 칭찬했다.
성인이 된 승이 역은 배우 하지원이 맡았는데, 많은 분량이 아님에도 선뜻 출연해 영화에 큰 힘이 됐다. 성동일은 “일반 여배우의 느낌은 아닌 것 같다. 하 배우에게 너무 고맙다고 했다. 승이와 함께 하 배우가 가장 열심히 연기를 해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한편 성동일은 최근 극 중 종배 역을 맡은 김희원과 함께 tvN ‘바퀴 달린 집’에 출연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며 캠핑 예능의 새 장을 열었다. 그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 많더라. 모든 곳이 다 아름답고 좋았지만 그중 거제도가 놀라웠다. 이쪽으로 돌면 계곡바람이 불고, 이쪽으로 가면 바닷바람이 불어서 희한했다. 거기 꼭 가보시라”며 추천했다.
현재 드라마 ‘시지프스’와 ‘지리산’을 촬영하고 있고, 내년에 영화 촬영을 준비하고 있을 만큼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성동일은 “누군가 언제 쉬느냐고 해서 나는 죽어서 쉰다고 했다”며 “자식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스스로를 ‘기술자’라고 하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연기 장인’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그는 “애들한테 ‘네 아빠가 이런 일을 하고 그래서 너희를 케어하고 하늘나라 갔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영화 한 편 물려주고 싶기도 하다”는 배우로서의 목표를 전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