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조직 뒤처리로 사는 태인역
- 의도치 않게 범죄 휘말린 얘기
- “캐릭터에 맞게 15㎏이나 늘려
- 최소한의 표현만으로
- 임팩트 있는 연기 하고파”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독보적인 연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유아인이 또 한 번 새로운 캐릭터에 도전했다. 유니크한 범죄 영화 ‘소리도 없이’(개봉 15일)에서 대사 없이 몸짓으로만 소통하는 역을 맡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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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리도 없이’에서 어떤 연유에서인지 말없이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태인 역을 맡은 유아인. UAA 제공 |
신인 감독 홍의정의 데뷔작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의도치 않게 맡게 된 두 남자가 그 아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유재명과 호흡을 맞춘 유아인은 어떤 연유에서 인지 말 없이 범죄 조직의 뒤처리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태인 역을 맡아 대사는 없지만 섬세한 연기로 입체적 캐릭터를 구축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유아인은 “‘소리도 없이’는 시나리오 자체가 도전장으로 느껴졌다. 제목을 보니 빛과 소리를 다루는 것이 영화인데 그중 소리를 전면에 내세워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 상당히 도발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영화에 흥미를 느끼게 된 이유를 밝혔다.
유아인이 연기한 태인이라는 인물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촬영 전 캐릭터 구축이 관건이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태인은 (어떤 상처나 트라우마 때문에) 심각한 수준에서 표현의 의지를 상실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홍 감독님은 ‘말하기를 포기한 인물이 아닐까요? 말해봐야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말하기를 포기한 인물이 아닐까요?’ 정도로만 말했다”며 “대사 없이 뭔가를 표현할 때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일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것이 반갑고 재미있게 다가왔다”며 첫 대사 없는 연기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실의 태인을 그려내기 위해 외형적으로도 큰 변화를 줬다. 몸무게를 무려 15kg이나 늘린 것이다. 이런 외적 변화에 대해 “태인을 색다르게 보여주고 싶었다. 여러 작품을 하면서 체형이 변하고 몸집을 불리긴 했지만 극단적인 변화를 보여드린 건 처음이었다. 극단적인 변화가 제 자신에게도 필요했었고, 홍 감독님께서도 그런 변화에 대한 기대나 반가움을 내비쳐 주셔서 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급격히 몸을 찌우기 위해 하루에 반 공기씩 두 끼만 먹던 것을 네 끼로 늘리고 야식도 먹었다. 그는 “극단적인 몸 불리기로 새로운 신체 감각을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며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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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소리도 없이’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
유아인은 이 영화에서 대사가 없었던 것 외에 아역과 연기하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우연히 맡게 된 유괴된 아이와 여동생을 연기한 아역들에 대해 “아이들이 기교 넘치는 연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소리도 없이’의 아역들은 과장스럽지 않게 적절하게 연기를 녹여서 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편집본을 본 뒤 아이들이 저를 가장 많이 반성하게 만들었다. 아이들은 순수하게 연기하는 것 같은데 저는 의식적이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고백했다.
현재 유아인은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을 촬영 중이다. 그는 “최근 저의 네 작품을 합친 것보다 대사가 많다”며 웃었다.
유아인은 항상 도전적인 변화와 새로운 것을 즐기기 때문에 차기작이 기대되는 배우다. 이에 그는 “연기에 대해서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을 해보고 싶긴 하다. 최소한의 표현으로 임팩트 있는 연기에 도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해 언젠가 아주 색다른 영화에 출연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