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폭력 상처 안고 딸과 생활
- 장의사 아들 간병하며 희망 줘
- 삶과 죽음에 대한 메시지 담아
- 대배우 안성기와 첫 호흡 맞춰
- “먼저 배려해주시는 모습 감동”
- “여배우 연령대별 역할 많아져
- 안 해본 장르 연기 욕심” 소감
1세대 아이돌이자 원조 요정 걸그룹 SES 출신의 유진이 2009년 ‘요가학원’ 이후 무려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지난 4월 온라인으로 개최된 제53회 휴스턴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에 해당하는 백금상과 남우주연상(안성기)을 수상한 휴먼 드라마 ‘종이꽃’(개봉 22일)으로 관객과 만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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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종이꽃’으로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유진. 좋은 시나리오와 대선배 안성기와 함께 연기하는 것을 영화 출연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 로드픽쳐스 제공 |
‘종이꽃’은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진 아들과 사는 장의사 성길(안성기)과 그의 옆집으로 이사 온 모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인 인간의 존엄과 평등,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유진은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과 살았던 상처를 지닌 채 어린 딸과 함께 사는 은숙 역을 맡았다. 은숙의 얼굴에는 과거 아픔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상처가 있지만 밝고 성실한 사람이다. 그는 성길의 아들을 간병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카페에서 만난 유진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저도 주변에서 말을 하니까 ‘벌써 11년이 지났구나’ 생각하게 된다”며 “‘종이꽃’은 오랜만에 들어온 영화 제의였는데 굉장히 무거운 주제임에도 밝고 아름답게 다가가는 것이 좋았다. 제 캐릭터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안성기 선배님이 하신다고 하니 두말하지 않고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선배님의 연기를 스크린으로 봐와서 무척 긴장했는데,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게 해 주셨다. 그렇게 편하게 대해주시는 것 자체가 굉장한 배려였고, 이래서 대배우구나 생각했다”고 안성기와의 촬영 소감을 전했다.
유진이 연기한 은숙은 딸을 위해 강단 있게 살아가는 엄마이자 절망한 성길의 아들 지혁(김혜성)에게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는 인물이다. 배우 기태영과 결혼해 두 딸을 기르고 있는 엄마이기에 유진에게 이번 역할이 더 특별했다고 한다. “아이를 낳기 전에도 엄마 역을 했다. 그때도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아이를 낳고 키우는 감정을 제대로 전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은 그 감정을 알고 하니까 더 좋고 편안하다. 그만큼 관객에게도 감정 전달이 잘되지 않을까 싶다”고 엄마 연기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얼굴에 길게 난 상처 분장에 대해서는 “은숙의 과거 아픔을 보여주는 것으로 촬영 전에 일찍 와서 분장을 받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며 “캐릭터를 위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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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 영화 ‘종이꽃’. 유진은 어린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은숙 역을 맡았다. 로드픽쳐스 제공 |
한편 ‘종이꽃’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됐으며, 유진은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아 원조 요정의 자태를 뽐냈었다. “지난해 기억이 너무 좋았는데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관객과 제대로 못 만난다는 게 너무 아쉽다. 관객을 직접 만나야 의미가 있고 재미도 있는데 극장을 찾는 분들이 많이 줄어서 걱정이다. 그래도 이렇게 개봉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며 “많은 관객이 따뜻한 우리 영화를 통해 힐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유진은 ‘종이꽃’ 개봉과 함께 지난 26일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에서 억척스럽게 살아온 싱글맘 오윤희 역을 맡았다. 그는 배역에 관해 “딸을 위해 상류사회에 입성하려는 욕망 덩어리”라며 “연기에 목마름이 있다. 다행히 요즘은 여배우의 연령대도 높아지고 역할도 다양해졌다. 앞으로도 욕심 나고 안 해본 장르라면 의욕을 내서 많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