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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근엄…돌계단 위 불상들 다양한 얼굴로 반기네

부산 북구 만덕동 여행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0-11-18 20:15:53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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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대한 병풍암 아래 위치한 석불사
- 바스락 낙엽 밟으며 산길 오르면
- 석조건물 사찰 압도적 분위기 선사
- 등산 후 먹는 오리고기 맛도 일품

- 부산서 나고 자란 BTS 멤버 정국
- 발자취 따라 걷는 ‘정국로드’ 인기
- 색색의 지붕 촘촘히 모인 레고마을
- 주거지인 만큼 조용히 둘러봐야

부산 도시철도 만덕역에 내려 지상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면 지금 있는 승강장이 지하 9층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만덕역은 깊이만 지표면 기준 64.25m, 일반 아파트 23층 높이에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깊은 지하철역으로 알려져 있다. 승강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는 시간만 40초 가까이 걸린다. 지상에서 마주하는 만덕은 만덕1터널과 만덕2터널로 향하는 넓은 도로로 뻗어간다. 옛날 옛적 동래와 구포를 이었던 만덕고개 중턱에 들어선 마을이라 고지대에 있다. 최근 만덕은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 탓에 전국 최초 동 단위 특별방역 구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됐다. ‘코로나 낙인’이 찍혀 사람의 발길이 끊기고 상권이 무너지자 북구청과 주민을 중심으로 재기와 연대의 움직임이 한창이다.
   
병풍암 석불사는 금정산에서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있다. 거대한 병풍암 아래에 있어 병풍사라고도 불린다. 사찰은 석조건물이며, 대웅전 옆 돌계단을 올라가면 거대한 암석에 새겨진 마애불상군이 압도적인 위엄을 드러낸다. 김미주 기자
■석불사 불상의 압도적 분위기

만덕은 아파트숲과 건물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바로 앞은 터널로 향하는 도로라 가까운 곳에 산림욕을 할 수 있는 자연을 연상하기 힘들다. 만덕1터널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병풍암 석불사로 향하는 길이 있다. 이곳에는 또 40여 년 전부터 오리고기와 염소고기를 판매하는 ‘오리마을’이 있다. 산을 찾는 인구가 늘어난 요즘, 등산 후 오리고기를 먹고 가는 코스로 제격이다.
   
석조건물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석불사 대웅전. 김미주 기자·북구청 제공
석불사는 금정산에서 백양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 있다. 거대한 병풍암 아래에 있어 병풍사라고도 불린다. 1930년 창건됐으며, 세계적 여행 매거진 ‘론리플래닛’에서 아시아의 비경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석불사까지는 산길이나 차도를 따라 걸어갈 수 있고, 석불사 주차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 만덕1터널에서 오리마을 입구 방면으로 접어들면 석불사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산길과 차도로 나뉘는 갈림길에서 각각 산길은 1.5㎞, 꼬불꼬불 우회하는 차도는 2.5㎞ 이어진다. 산길로 방향을 틀었다. 산길이지만 야트막한 나무계단과 완만한 경사로 이어져 심리적 부담감이 덜하다. 석불사까지는 도보로 40여 분 걸린다. 바닥에 쌓인 낙엽을 일부러 밟아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조금 전 도심은 간데없고 사방이 푸른 자연의 향연이다.

대부분의 사찰이 목조건물인 것에 비해, 석불사는 돌로 만든 석조건물이다. 대웅전 옆 돌계단을 올라가면 거대한 암석에 새겨진 마애불상군이 펼쳐진다. 정면에는 십일면관음보살 입상이, 상단에는 미륵존불 좌상이 있다. 또 오른쪽 암벽에는 약사여래불상과 사천왕이, 왼쪽 암벽에는 사천왕과 비로자나불상이 각각 새겨져 있다. 여기서 좁고 가파른 계단을 따라 더 오르면 왼쪽에 팔나한과 석가모니불상, 오른쪽에 팔나한 불상을 각각 만난다. 암벽에 새긴 불상은 모두 표정이 제각각 다르고 디테일을 살렸다.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압도적인 위엄과 웅장함이 전해진다.
   
석불사에서 바라본 만덕 전경. 김미주 기자·북구청 제공
■‘정국 로드’엔 BTS 흔적 물씬

석불사는 부산관광공사에서 선정한 ‘정국로드’의 마지막 코스이기도 하다. 정국로드는 BTS 멤버 정국의 이름을 딴 만덕 여행코스다. 그가 졸업한 백양초등학교와 1학년까지 다녔다는 백양중학교, 색색의 작은 집들이 블록을 연상케 하는 레고마을 등을 지나는 길이다. 해외 팬들이 만덕에서 나고 자란 정국의 발자취를 좇아 ‘성지순례’를 오고 사진을 찍어 올리자 관광공사에서 정국로드로 이름 붙였다.
   
BTS 멤버 이름을 딴 ‘정국로드’ 코스 중 일부인 레고마을. 김미주 기자·북구청 제공
슈퍼스타가 된 BTS 멤버의 어린 시절 등굣길을 걸어보며 그의 흔적을 느끼려는 팬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특히 정국의 생일(9월 1일)이 되면 만덕에는 팬들의 축하 플래카드가 걸릴 정도라고 하니, 평범한 초등학교와 중학교도 여행코스로 만드는 월드스타의 힘이 새롭게 다가온다.

레고마을은 백양중 바로 옆 오색 지붕의 작은 집이 옹기종기 모인 동네를 지칭한다. 장난감처럼 집 모양이 일정하고 앙증맞다. 멀리서 마을 전체를 바라보면 레고마을의 진가가 드러나는데, 이를 볼 수 있는 전망대는 따로 없다. 일반 아파트에 들어가 고층 높이의 창을 통해 바라보면 이 풍경이 나온다. 관광지가 아닌 주거지인 만큼 조용히 골목을 돌아보고 나오는 편이 더 좋다.


# “힘내세요 만덕씨” 지친 마음 달래는 위로

- 북구청 , 코로나 치유 행사 개최

   
코로나19로 위축된 만덕에 희망과 위로를 주기 위해 북구청이 개최한 ‘힘내세요 만덕씨’ 행사 모습. 북구청 제공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만덕 이미지가 실추되자 주민으로서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였다. 그런데 따뜻한 행사를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다.”

지난 14일 오후 2시, 북구청은 만덕동 백양근린공원에서 ‘따뜻한 만덕의 작은 페스티벌, 힘내세요 만덕씨’ 행사를 열었다. 만덕은 최근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달아 발생하며 전국 최초로 동 단위 특별방역 지역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됐다. 당시 만덕 주민은 인근 지역의 만덕 기피 현상으로 마음고생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만덕을 오가는 사람도 대폭 줄어 상권이 받은 경제적 타격도 극심했다. 이날 행사는 코로나19에 지친 주민을 위로하고 일상을 응원하고자 기획됐다.

   
행사는 퓨전국악 가곡 등의 공연과 머그컵·마스크스트랩 만들기 등 간단한 체험행사로 구성됐다. 특히 마스크를 받을 수 있는 룰렛돌리기 게임과 북구 홍보대사인 애니메이션 캐릭터 인형이 어린이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주민은 “아이들도 모처럼 활짝 웃고 즐거워해서 뿌듯하고 기뻤다. ‘힘내세요 만덕씨’란 행사 이름처럼 나도 힘을 내서 일상생활을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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