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곡성’ ‘반도’ 등서 영화계 눈도장
- 빚 시달리다 로또 당첨된 도맹수役
- 작년 BIFF 뉴커런츠 부문 초청작
- “송강호 선배처럼 연기하는 게 꿈”
영화 ‘곡성’은 배우 김도윤을 발견했고 ‘반도’는 그를 기억하게 했다. 앞서 출연한 두 편의 영화에서 새로운 신 스틸러로 떠오른 김도윤이 영화 ‘럭키 몬스터(개봉 다음 달 3일)’로 첫 주연을 맡았다. 이 작품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부문에 초청돼 KTH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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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윤은 영화 ‘럭키 몬스터’에서 8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 한국영화아카데미 제공 |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스스로 긴 시간을 끌 수 있는 연기자인가 의심도 들었다. 그렇지만 도전의식이 더 강했다. 집요할 만큼 연기에 집중했다. 고군분투하는 모습에 혹여 관객이 감동을 받지 않을까 생각하며 노력했다”고 첫 주연 소감을 조심스레 건넸다.
‘럭키 몬스터’는 빚 때문에 아내와 위장이혼까지 한 도맹수가 50억 원의 로또에 당첨되며 겪는 기묘한 이야기의 벼락부자 폭주극이다. 블랙 코미디와 날선 스릴러, 로맨스가 작품에 잘 녹아든 수작이다. 김도윤은 환청과 환각에 시달리며 아내를 찾아 나서는 찌질한 남편 도맹수 역을 맡았다. 어디선가 포식자가 나타나지 않을까, 빚쟁이가 나타나지 않을까 초식동물의 그것처럼 시종 일관 불안한 눈빛을 보이던 도맹수는 막대한 돈을 거머쥐자마자 권력과 힘을 가진 광기 어린 눈빛의 맹수로 돌변한다. 그래서 김도윤은 ‘럭키 몬스터’라는 영화 제목의 의미를 “행운이 만든 괴물”이라고 생각한다.그는 “시나리오를 받고 이상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영화에서 어떻게 구현될까가 궁금했다”며 “초반에 유머 코드가 깔리며 재미있는 영화네, 가벼운 소동극이겠구나 했는데 뒤에서 뒤통수를 때린다”고 영화의 반전을 설명했다.
연극 등의 작품 활동을 하며 2012년 영화 ‘하울링’으로 데뷔해 올해 8년 차가 된 그는 뒤늦게 관심을 받은 케이스다. 영화 ‘26년’에서 어리바리한 의경 역을 소화한 그를 보고 나홍진 감독은 ‘곡성’에서 신과 악마를 목격하는 부제(가톨릭 교회에서 사제 바로 아래에 있는 성직자)로 캐스팅했다. 이후 출연 제의는 꼬리에 꼬리를 물어 ‘곡성’을 본 연상호 감독이 ‘반도’에서 좀비들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구철민 역으로 그를 낙점했다. 나 감독의 팬인 봉준영 감독도 ‘곡성’을 보고 그를 수소문해 ‘럭키 몬스터’의 주연으로 발탁했다.
그는 “캐스팅이 안 돼 데뷔가 늦었다”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연기를 포기할까도 생각했는데, 이런 모습들이 작품 속에서도 많이 겹친다”고 고백했다.
때문에 그를 알리고 기억해주는 배역은 무엇보다 소중하다. 김도윤은 “내 이름보다는 배역이 먼저 생각나서 그 뒤에 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름보다는 역할을 기억해줄 때 쾌감도 느낀다. 치열하게 연기했다는 노력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스스로 잘생겼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아니요”라고 즉답하는 그는 개성파 연기자를 꿈꾼다. 김도윤은 “정말 연기를 잘해 넋을 놓고 보게 되는 송강호 선배님처럼 되고 싶은 욕심과 야망이 있다”고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이어 “어디에 던져놔도 잘 섞일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게 내가 유일하게 가진 장점이고 살아남는 방법이다”고 자신만의 생존비법도 공개했다.
그는 내년 하반기 공개 예정인 연상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지옥’에 유아인 박정민과 함께 출연한다. 웹툰 원작으로 갑작스러운 지옥행 선고를 받으며 겪게 되는 초자연적 현상을 그린 이야기다. 김정록 기자 ilro12@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