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스크린에서만 만나오던 정우성을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됐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배성우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키며 하차하자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의 실질적인 수장 정우성이 대타로 나선 것이다. JTBC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 이후 무려 8년 만의 드라마 나들이다.
그런데 정우성이 ‘날아라 개천용’ 출연을 확정 짓기 전까지 아티스트컴퍼니를 함께 설립한 이정재가 먼저 출연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먼저 배성우의 드라마 하차를 SBS가 공식적으로 확정한 것은 지난 11일이다. 이에 배성우를 대신해 이정재가 대타 출연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렸다.
그런데 22일 아티스트컴퍼니와 SBS는 이정재가 아니라 정우성이 출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처음에는 이정재가 출연하려고 대본 숙지 및 의상 조율까지 했으나 먼저 촬영 중이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일정 때문에 불발됐으며, 코로나19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자가 격리 중이던 정우성이 출연을 결심한 것이다.
대중들은 물의를 일으킨 소속사 배우를 대신해 회사의 두 수장이 직접 책임지려는 모습에 ‘마음도 잘생긴 배우’라는 평을 보내고 있으며, 두 배우의 22년 우정에 관심을 보였다.
1972년생인 이정재와 1973년생인 정우성은 1990년대 중반 각각 드라마 ‘모래시계’와 영화 ‘구미호’ ‘비트’로 스타덤에 올랐다. 두 사람의 공식 첫 만남은 1995년 S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이뤄졌다. 그해 이정재는 ‘모래시계’, 정우성은 ‘아스팔트 사나이’로 신인상을 공동 수상했는데, 정우성은 당시 “내심 공동 수상이 마음에 안 들어 좀 떨어져 서 있었다”고 회상했다. 20대 초반이고 막 스타덤에 오른 두 배우의 자존심 싸움이 은근히 있었을 것이다.
물론 빛나는 외모를 지닌 두 배우를 충무로가 가만 놔두지 않았다. ‘비트’를 연출한 김성수 감독의 차기작 ‘태양은 없다(1999)’에 함께 캐스팅된 것이다. ‘태양은 없다’ 촬영장에서 만난 두 배우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보였는데, 촬영하면서 시간이 나면 술 한 잔 기울이며 우정을 나눴다. 그 우정은 지금까지 이어져 2016년에는 연예기획사 아티스트컴퍼니를 공동 설립했다. 또한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헌트’에 정우성이 출연하기로 해 무려 22년 만에 두 사람이 연기 호흡을 맞춘다.
재미있는 것은 두 배우가 지금까지도 ‘우성 씨’ ‘정재 씨’ 하며 서로 존댓말을 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정재는 “친하고 오래된 사이이지만 서로를 존중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을 존중하며 지냈기 때문에 20년이 넘도록 ‘찐한’ 우정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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