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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과 함께 ‘랜선 부산여행’ <2> 명소와 게임의 만남

영화 ‘부산행’ 주인공 돼 미션 수행…부산을 플레이하다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1-01-06 19:41:30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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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부산이 게임과 만나 새로워졌다. 부산대 ‘유학생과 함께하는 부산관광 활성화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니바니’ 팀은 지역 관광 명소에 게임을 접목한 신선한 아이디어로 우수상을 받았다. 이들은 부산에서 촬영한 드라마 ‘쌈, 마이웨이’와 영화 ‘부산행’ ‘블랙팬서’의 무대를 배경으로 각각의 에피소드를 붙여 미션을 수행하는 ‘플레이 부산’을 선보였다. 관광을 게임화한 것인데, 이를 활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전 세계 어디서든 부산을 게임하듯 들여다볼 수 있다.
   
한국인 재학생 이미지 팀장과 태국 유학생 수카셈 수피사라 씨는 부산 관광지에 게임을 접목해 ‘플레이 부산’을 선보였다. 부산에서 촬영한 드라마와 영화를 골라 각각 에피소드를 만들고, 사용자가 게임하듯 미션을 수행하며 부산을 여행할 수 있도록 재미를 줬다. 사진은 두 번째 에피소드인 드라마 ‘쌈, 마이웨이’의 촬영지 호천마을 풍경.
- 쌈 마이웨이·부산행·블랙팬서
- 3개 테마로 즐기는 부산 관광
- 보수동 골목서 책 제목 맞추기
- 호천마을 나만의 향수 제작 등
- 영화·드라마 배경 지역 명소서
- 게임도 즐기며 ‘1석 2조’ 여행

- 바니바니팀, 6주간 답사 진행
- 태국어 번역 현지인 테스트도
-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게 목표”

■부산 관광, 게임으로 재탄생

   
호천마을 180계단. 계단 꼭대기에서 보면 아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파르다.
한국인 재학생 이미지 팀장과 태국 유학생 수카셈 수피사라 씨는 모두 토끼띠다. 이들은 토끼처럼 깡충깡충 부산을 누빈다는 뜻에서 팀명도 ‘바니바니’로 지었다. 이 팀장은 “아름다운 풍경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는 걸 깨달았다. 저절로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흥미를 유발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이들은 6주간 매주 2, 3회 답사를 통해 코스 동선과 스토리를 구체화하고 관련 영상을 촬영해 게임을 만들었다. 게임은 별도의 지식이나 기술 없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구글폼을 활용했다. 또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 SNS를 융합해 부산 관광 홍보 효과까지 노렸다.

게임은 크게 3가지 에피소드로 나뉜다. 먼저 ‘부산행’ 편은 좀비 청정지역 부산역에 내리는 것으로 게임이 시작된다. 이어 부산 공식 기념품 숍인 동백상회에서 지역과 관련한 기념품을 구매하고 SNS에 공유해 자랑하는 미션을 수행한 뒤, 인근 초량동 이바구길로 이동한다. 이때 이바구 공작소에서 옛날 교복을 빌려(대여로 2000원) 입고 지역을 둘러봤다. 이들은 “옛날 교복을 입고 다니니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드라마 ‘쌈, 마이웨이’ 편이다. 이 드라마는 부산진구 범천동 ‘호천마을’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배우 박서준이 연기한 남자 주인공 ‘동만’이의 부탁으로 여주인공 ‘애라’를 위해 향수를 만드는 미션을 수행한다. 전포동 향수 공방에서 취향에 따라 향수를 만들고, 호천마을을 둘러보는 내용이다. 세 번째 ‘블랙팬서’ 편은 광안대교와 남포동 등 영화에 나온 촬영지를 다니며 립스틱 만들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책 제목을 맞추는 미션도 흥미를 유발한다.

게임은 수피사라 씨가 태국어로 번역해 현지인의 테스트까지 거쳤다. 테스트에 참여한 한 태국인은 “구글폼을 활용해서 이런 경험을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태국에서 유명한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를 볼 수 있어 더 관심이 갔다”며 “부산에 꼭 방문하고 싶다”는 평을 내놓았다. 이 팀장은 “머릿속에 있는 콘셉트를 게임으로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코로나가 끝나고 모두가 자유롭게 부산을 여행할 수 있게 될 때, 우리가 개발한 게임의 미션이 완수될 것으로 본다”고 희망을 내비쳤다.

■호천마을 ‘스카이라운지’

   
향수공방에서 향수를 만드는 체험도 미션 중 하나다.
낮과 밤 ‘부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쌈, 마이웨이’의 촬영지 호천마을을 찾았다. 호천마을은 좁은 계단과 가파른 오르막길, 수많은 주택이 숲처럼 빼곡히 들어선 마을로, 이국적이면서도 정겨운 부산의 산복도로 풍경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극 중 인물들이 술 한잔에 서툰 청춘을 달래던 아지트 ‘남일바’에서는 평상 너머 씨줄과 날줄로 엮인 집과 골목이 파노라마 뷰로 펼쳐진다. 호천마을만의 특별한 ‘스카이라운지’다. 이곳은 밤이 되면 집마다 밝힌 불빛이 별빛처럼 마을 전체에 쏟아져 낭만을 더한다.

호천마을플랫폼에 ‘남일바’를 재현한 전망대가 있다. 드라마 속 남일바는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주택에서 촬영됐지만 밤낮없이 찾아오는 팬들로 몸살을 앓자, 플랫폼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전망대에 서면 호천마을 풍경을 한눈에 내다볼 수 있다. 고도가 높아 이 근처 어디서든 ‘남일바 스카이라운지’ 조망이 가능하다.

호천마을은 냇가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호천’이라 불린다. 플랫폼에서 내려와 왼쪽 도로를 따라가면 이 같은 전설을 바탕으로 한 호천마을 벽화거리(어슬렁호랭이길)가 펼쳐진다. 아기자기한 벽화를 구경하다가 골목 끝에 다다르면 남일바의 실제 모델인 주택과 호천생활문화센터 ‘끄티’를 만난다. 호천마을 끝에 자리 잡았다고 해서 이름이 끄티인데, 바로 옆 야트막하고 기다란 계단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에게 반지를 건넸다. 거미줄처럼 사방을 가로지르는 전깃줄이 시야를 방해하지만, 드라마의 여운을 느끼기에는 무리가 없다.

다시 플랫폼 쪽으로 걸어오면 아찔한 높이의 180계단이 쏟아지듯 펼쳐진다. 계단 중턱에 있는 남녀 주인공의 집 ‘한성주택’과 분위기가 무척 비슷하다. 계단은 동의대 학생들이 강을 거슬러 오르는 물고기 벽화로 꾸며놨다. 어찌나 경사가 가파른지 계단 꼭대기에서 맨 아래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계단을 오른다면 등산하는 기분을 느낄 것이고, 내려간다고 해도 난간에 의지한 채 한 계단씩 조심스레 발을 디뎌야 한다. 참고로 ‘한성주택’ 촬영지는 호천마을에 없고 도시철도 2호선 지게골역 인근에 있다.
   
게임 에피소드 발표 자료.

글·사진=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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