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2월을 영등철(영등달)이라고 한다. 1년 중 바다 수온이 가장 낮을 때를 일컫는다. 계절이 바뀌는 시기인 만큼 바람이 많이 불어 바다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이 시기는 바다 수온이 가장 낮아 조업이 힘든 어한기이기도 하다. 영등철을 기점으로 바다 수온은 아주 조금씩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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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깅낚시로 낚은 한치. |
그런데 올해는 영등철이 오기도 전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어 예년보다 조업에 차질이 생기는 기간이 무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느낌이다. 이 와중에도 유일하게 꾼이 바글바글 들끓는 열전의 현장이 있으니, 다름 아닌 경북 울진 후포방파제 인근 바다다. 포항 영덕 울진 삼척으로 이어지는 동해 중부권은 해마다 3, 4월이면 산란 활동을 하기 위해 연안으로 접근해 한치 낚시로 호황을 이룬다.
한치 낚시는 시즌이 두 달 정도로 짧은 데다 조황 기복이 심해 ‘즐기는 사람만 즐기는 낚시’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씨알과 마릿수 모두 예년 조황을 압도하며, 최근 10년 새 가장 환상적인 조황을 기록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후포방파제가 단연 으뜸이라는 소문이 있으니 출조 계획이 있다면 참고하길 바란다. 걸어서 접근할 수 있는 방파제나 갯바위에서도 어렵지 않게 한치를 마릿수로 채울 수 있다 보니 전국에서 에깅낚시 마니아가 몰린다. 에깅낚시로 한치를 잡는 양은 한계가 있지만, 하루에 씨알 좋은 한치 20~30마리씩 낚는 데는 무리가 없다.
한치 에깅낚시는 주로 무늬오징어 전용대를 많이 사용한다. 릴은 에깅릴 3000번이면 충분하며, 쇼크리더(목줄)는 1, 7호가 적당하다. 에기(새우처럼 생긴 미끼)는 무늬오징어 전용 에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늬오징어 전용 에기를 쓰더라도 색상이나 침강성 등은 그때그때 현지 여건에 맞춰 골라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요즘은 대체로 싱크(봉돌, 낚싯줄이나 그물의 아래쪽에 메다는 기구)를 쓰지 않지만 바람이 강하거나 조류가 빠르면 적당히 무게가 있는 싱크를 골라야 한다. 싱크는 보통 3~10호가 좋다. 현지 낚시점주들 이야기를 종합하면 한치 에깅낚시는 채비를 최대한 멀리 던져야 하며 반드시 바닥을 찍고 살짝 바닥을 더듬는 방법을 써야 조과가 좋다.
2월 바다 수온이 가장 낮을 때는 한치가 중층까지 떠서 입질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주간엔 완전히 바닥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다. 다만 야간에는 대부분 중상층까지 떠올라 입질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한치는 창꼴뚜기와 화살꼴뚜기 등 크게 두 종류다. 동해안에서 잡히는 한치는 주로 화살꼴뚜기다. 한치는 잡은 뒤 곧바로 피를 내고 신경을 절단한 뒤 보관하면 싱싱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