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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원목 사각사각 다듬고 나만의 무늬 새기니 금반지 안 부럽네

추억 담은 나무반지 만들기

  •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  |   입력 : 2021-04-07 19:27:56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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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액세서리 만드는 오월공방
- ‘로데시안 티크’ 최상급 원목 써
- 손에 낀 채 물 적셔도 손상 안돼

- 1시간 정밀 사포질이 포인트
- 손길마다 색감 표현 다양해져
- 여름에 팽창·겨울엔 수축 성질
- 사이즈 여유 있게 잡는 게 중요

반지에는 마음을 표현하는 특별한 상징성이 있다. 반지를 아무에게나 아무렇지 않게 선물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대수롭지 않게 덥석 받는 사람도 드물다. 그래서 커플링이나 우정링을 만들 때는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반지를 제작하기 위해 디자인 선정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화려한 보석이 알알이 박힌 반지도 충분히 매혹적이지만 마음을 값으로 매길 수는 없는 법. 공방에서 직접 반지를 만들며 마음과 추억을 동시에 새기는 사람이 는다. 그런데 금은 등을 활용한 반지는 초보자가 만들기 힘들고 비용이 많이 들어 망설여진다. 부산 부산진구 전포동 ‘오월공방’에서는 2만~3만 원대의 금액을 내면 나무로 반지를 만들 수 있다. 나무에 새겨진 자연스러운 패턴은 독보적인 감성으로 반지에 특별한 분위기를 담아낸다.
   
오월공방에서 만든 ‘함침목 원목반지’. 나무 본연의 무늬에 오일 수지로 색감을 더했다.
■물에 강한 원목 사용

오월공방은 나무로 만든 반지와 팔찌 소품 등을 판매하는 나무공방이다. 매일 열리는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하면 나무반지를 직접 만드는 추억을 쌓을 수 있다. 공방은 나무 소품에 관심이 많던 김승필 대표가 군 복무 시절 버려진 나무로 반지를 만들어 주변에 선물하던 게 모티브가 됐다. 당시 인기는 뜨거웠다. 후임의 커플링을 만들어 주면 담배 한 갑을 답례로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나무 반지의 특별한 매력이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회상했다. 그래서 제대 후 2013년 대구에 나무공방인 ‘오월’을 열었다. 오월은 김 대표의 딸 태명이다. 소중한 가족을 대하듯 공방을 운영하겠다는 의미에서 태명을 사용했다.

   
함침목 S자 반지.
커플 친구 가족 등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사람들이 공방을 찾아와 나무반지를 만들었다. 만족도도 높았다. 특히 부산에서 찾아오는 여행객이 많았다. 이에 김 대표는 2017년 아예 부산으로 이주해 전포동에 오월공방을 새로 열었다. 나무반지라는 독특한 아이템과 원데이클래스의 인기에 힘입어 롯데백화점 서면점에 3년간 입점했다가 최근 전포동으로 돌아왔다.

나무반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나무반지가 물에 견디느냐”는 것이다. 김 대표는 “모든 나무로 반지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고 즉답했다. 오월공방은 물에 적셔도 끄떡없는 반지를 제작하기 위해 최상급 원목으로 통하는 ‘로데시안 티크’를 수입해 쓴다. 로데시안 티크는 배를 만들 때 쓸 정도로 물에 강한 원목이고, 짙은 적갈색에 검은 무늬가 특징이다. 로데시안 티크로 만든 반지는 착용 한 채 손을 씻거나 물에 적셔도 상하지 않는다.

■‘사각사각’ 손가락 감각 깨워

   
오월공방이 운영하는 나무반지 원데이클래스. 2만~3만 원을 지불하면 직접 나만의 나무반지를 만들 수 있다. 오월공방 제공
나무반지 원데이클래스는 최대 2시간이 소요된다. 반지 디자인을 정하고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시간 등을 제외하면 오롯이 참가자가 반지를 만드는 시간은 40분~1시간이다. 주로 손가락 크기에 맞게 반지를 사포로 정밀히 다듬는 작업인데, 초등학생에게도 무리 없는 수준이다.

나무로 만든다 해서 천편일률적인 디자인만 있는 건 아니다. 탄생석과 비슷한 큐빅을 넣을 수 있고, 기하학적 패턴으로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나무 본연의 색을 활용하기 때문에 어떻게 다듬느냐에 따라 반지가 표현하는 감성의 폭도 무제한으로 확장된다.

두께와 모양 등 반지의 디자인을 정하면 손가락 크기를 잰 다음 0.5㎜ 단위로 조절 가능한 기계로 나무에 구멍을 뚫는다. 참가자는 사포로 조금씩 나무를 깎아내며 손가락에 딱 맞는 크기로 맞춘다. 김 대표는 “손가락과 반지 사이에 조금의 여유를 주는 게 좋다. 나무는 여름에 팽창하고 겨울에 수축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고 조언했다.

사포로 나무를 다듬다 보면 ‘사각사각’ 소리가 기분 좋게 청각을 자극하고, 크기를 조절하느라 본인도 모르는 사이 집중력이 향상된다. 또 손가락 감각을 활용하기에 뇌를 자극하고 몰랐던 미적 감각을 일깨울 수도 있다.

주문하고 기다릴 필요도 없이 2시간 만에 완성 작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것도 나무반지의 장점이다.

나무반지를 사용하다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면 애프터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공방에서 본드와 나뭇가루 등을 이용해 손상된 부분을 감쪽같이 고쳐준다. 또 나무반지라고 착용 기간이 짧은 건 아니다. 김 대표는 “몇 년 전 공방에서 나무반지를 만든 커플이 아직도 잘 쓰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오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미주 기자 mj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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