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물고기가 귀해졌다. 올 초 열기낚시 시즌부터 그랬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부든 낚시인이든 누구나 그렇게 느낀다. 오죽하면 바닥에 서식하는 열기를 미끼로 잡는 게 아니라 봉돌로 열기 머리를 맞춰 기절시킨 뒤 잡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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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오른 부산 앞바다 한치낚시. |
봄이 오자 상황은 더욱 심각해졌다. 도다리낚시도 씨알과 마릿수가 예년보다 턱없이 부족했다. 전갱이낚시는 아예 전갱이를 구경조차 할 수 없다는 사람이 많았다. 참돔낚시 역시 씨알과 마릿수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동네 방파제낚시에서마저 잡히는 고기가 없다고 아우성이었다. 실망과 허탈감에 빠졌던 낚싯배 선장들은 예년보다 이른 5월부터 한치낚시 탐사를 나서기 시작했다. 한치낚시 시즌은 통상 6월이 돼야 시작된다. 선장들은 바다에서 잡히는 어종이 워낙 없다 보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치낚시 탐사를 서둘렀다.
그런데 뜻밖의 반전이 일어났다. 기대하지 않았던 한치가 한 마리씩 올라온 것이다. 5월에 한치가 잡힌다고는 생각지 못했던 낚싯배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한치를 낚기 시작했다. 덩치 큰 대포급 한치도 건졌다. 마음을 비우고 출조길에서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매년 5월은 조황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잘 잡히는 날도 있고, 배 전체가 몰황을 기록한 날도 있다. 잔씨알 한치 한 마리도 잡기 힘든 날이 있기 때문에 선장이나 손님 모두 애간장을 녹이는 날이 많았다. 그러나 5월 말에서 6월로 접어들자 수온이 상승하며 조황이 안정권에 들어섰다. 이제는 한치가 어느 곳에서 더 잘 잡히는지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된다.
해마다 한치는 남해동부권 경남 통영, 거제와 부산 앞바다에서 잡히기 시작한다. 한치가 출몰하는 지역은 워낙 광범위해 장소에 따라 조황 기복이 심하다. 이곳저곳 낚시나 조업을 다니던 배들의 최종 집결지는 결국 부산 앞바다다. 좁은 부산 앞바다에 거제 통영 진해권의 배가 대거 집결하고 공동어시장에 선적지를 둔 채낚기 어선까지 몰리다 보니 이맘때 부산 앞바다는 말 그대로 북새통이다. 밤바다를 환하게 밝히는 배가 한두 척이 아닌 데다 수출입 해상 물동량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부산 앞바다는 대형 상선들조차 엉금엉금 기어 다닌다. 크고 작은 해상사고의 위험도 커 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한치낚시를 나서는 꾼들은 바다 날씨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바다 날씨는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 시기 샛바람이 불면 바다 표층 수온이 상승한다. 전날보다 바다 수온이 0.1도라도 오르는 날 출조하면 한치 조황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따라서 바다 수온을 체크하고 출조일을 잡는 게 조황을 올리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한치낚시는 비교적 배우기 쉬워 유튜브나 온라인 낚시사이트만 참고해도 충분하다. 이달은 한치가 표층 부근까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낚시도 쉽고 배들마다 호조황을 기록하고 있으니 출조에 참고하길 바란다. 박춘식 낚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