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만 해도 영화계는 약간 들떠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500명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가 보였고, ‘블랙 위도우’를 시작으로 ‘랑종’ ‘모가디슈’ ‘방법: 재차의’ ‘인질’ ‘싱크홀’ 등의 여름 기대작들이 7월 초부터 차례로 개봉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을 넘고, 12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극장이 밤 10시 이후에는 운영할 수 없게 됐고, 극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던 관객들의 발걸음이 멈칫하게 됐기 때문이다. 여전히 극장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려던 관객들의 마음이 다시 위축된 것이다. 이에 지난 19일 한국상영관협회는 생존 한계에 이르렀다며 영화발전기금 면제 환급을 위한 예산 마련, 영화 개봉 지원이나 소비 쿠폰 증액, 피해 지원금과 방역에 대한 최소한의 지원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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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서 오는 28일 개봉을 확정지은 올여름 최고 기대작 ‘모가디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개봉을 앞뒀던 영화들의 제작사와 수입사도 울상을 지었다. ‘보스 베이비2’ ‘액션히어로’ ‘더 레치드: 악령의 저주’ ‘우리, 둘’ ‘워스’ 등이 기자시사회를 취소했으며, 오는 28일 개봉하는 ‘갈매기’ ‘방법: 재차의’ ‘모가디슈’ 등은 기자시사회 이후 온라인 생중계 기자간담회로 일정을 바꿨다. 특히 순제작비 240억 원이 투입된 ‘모가디슈’는 일찌감치 개봉일을 확정하는 바람에 개봉 일정을 조정하기가 어려워지게 돼 한숨 소리만 들렸다. 오는 8월 11일과 18일로 개봉을 확정한 ‘싱크홀’과 ‘인질’도 심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아직까진 개봉일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더 늘고 있는 상황이라 개봉일 조정도 생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그나마 위안인 것은 ‘블랙 위도우’와 ‘랑종’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인데, 향후 ‘방법: 재차의’와 ‘모가디슈’의 흥행 여부에 영화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촬영 현장도 타격을 입었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인 영화 ‘헌트’의 제작사 대표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촬영을 중단하고 주연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을 비롯한 스태프 전원이 검사를 받게 돼 음성 판정이 나왔다. 또한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수리남’ ‘종이의 집’도 코로나19로 촬영을 일시 중단한 바 있다. 한 영화 관계는 “제작진 및 배우들 중 한 명이라도 코로나19에 걸리게 되면 촬영에 차질을 빚고 제작비는 그만큼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촬영 전에 각 파트별로 체온을 철저히 재고, 마스크 착용도 확실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운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마스크를 쓰고 땀을 흘리고 있는 모든 영화 제작진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