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고현정 전지현 이영애. 이름만으로 기대를 모았고,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화제를 낳았던 여배우들이다. 그런데 막상 이들이 주연을 맡은 드라마의 뚜껑을 열어보니 모두 저조한 시청률을 보여 체면을 구겼다. 시청자는 왜 그녀들을 외면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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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애가 출연하는 JTBC 드라마 ‘구경이’. JTBC 제공 |
먼저 전도연의 ‘인간실격’(JTBC)은 지난달 24일 마지막 회가 2.4%라는 낮은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덕혜옹주’를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첫 드라마인 데다 전도연과 류준열이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한다는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미미했다. 작품적으로 봤을 때 연출과 연기 모두 훌륭했지만 너무 진지하고 철학적인 대사와 무거운 주제를 다뤄 요즘 드라마 트렌드와는 맞지 않았다는 평가다.
현재 방영 중인 고현정의 ‘너를 닮은 사람’(JTBC)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원작인 단편소설을 드라마화하면서 전개가 늘어지고, 원작의 강렬함이 잘 살지 않으면서 지난 8회 시청률이 2.3%를 기록했다.
‘인간실격’ 후속으로 지난달 30일 베일을 벗은 이영애의 ‘구경이’(JTBC)도 4회에 시청률 2.7%로 저조했다. 우아함의 대명사인 이영애가 완전히 망가진 모습으로 등장하고, 요즘 시청자가 좋아하는 추리극을 표방했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이영애 캐릭터는 너무 과한 설정을 하는 바람에 감정이입이 어렵고, 다층적 이야기 전개로 인해 흐름이 자주 끊기고 있다.
드라마 ‘시그널’ ‘킹덤’ 시리즈의 김은희 작가와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선샤인’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의기투합하고, 전지현이 주연을 맡아 하반기 드라마 중 최고 기대작이었던 ‘지리산’(tvN)도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지난주 6회까지 방송된 가운데 적어도 10% 중반대를 기대했던 시청률은 8~9%에 머물러 있다. 드라마 초반에는 엉성한 CG가 몰입을 방해했고 과거와 현재가 섞이는 복잡한 이야기 전개로 흡입력을 갖지 못한 것이 시청률 답보의 이유다.
그나마 이들 드라마가 위안이 되는 것은 시청률은 낮아도 여배우들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호평이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특히 전도연과 고현정은 밀도 있는 내면 연기로 엄지손가락을 들게 했다.
그리고 이제 또 한 명의 여배우가 시청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오는 12일 첫 방송하는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SBS)의 송혜교가 그 주인공. 어떤 결과를 거둘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송혜교는 앞서 네 명의 여배우가 겪었던 시청률의 굴욕을 벗어날 수 있을까.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