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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등산 땐 복숭아뼈 덮는 신발…설산·종주산행 땐 발목 전체 감싸야

등린이를 위한 등산화 고르는 법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2-02 19:38:43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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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 중간 야산·오름 나타나는 둘레길
- 가벼운 트레킹화 신어야 발 피로 줄여
- 충격 흡수 뛰어나 황령산도 무리 없어

- 3, 4시간 산행땐 복숭아뼈 덮는 미들컷
- 장시간 종주엔 발목 다 가리는 하이컷

- 한라산 눈꽃 산행에 트레킹화는 위험
- 미끄럼 버티는 릿지화 기능도 필수적
- 동상 방지 위해선 울 소재 양말 신어야

겨울철 차가운 공기가 주는 상쾌함 때문에 많은 이들이 산으로 향한다. 숨을 깊게 들이쉬면 날카롭게 얼어붙은 산소 알갱이가 몸 속으로 들어와 잡념까지 깨끗이 씻어내는 느낌이다. 여기에 최근 ‘등린이(등산+어린이)’ ‘산린이(산+어린이)’가 늘면서 ‘등산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추운 날씨에도 걷기 길에서 만나는 사람이 부쩍 증가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방송인 전현무 씨의 눈꽃이 내린 설산, 한라산 등반 모습을 담은 방송은 입산 예약 서버를 마비시킬 정도로 겨울산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등산은 의류와 신발만 갖추면 언제든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다는 낮은 진입장벽이 장점이다. 가장 기본적으로 신경써야 할 장비가 등산화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아무거나 신고 걸으면 되지 뭐”라는 생각에 일반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섰다간 미끄러져 발목을 다치거나 장시간 충격으로 발바닥에 불이 나기 십상이다. 안전과 직결된 만큼 꼼꼼하게 선택해야 한다. 등산화는 트레킹화 경등산화 중등산화 릿지화 암벽화 등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나에게 맞는 등산화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 등산 난이도에 따라 등산화 고르는 방법을 정리해봤다.
등산화는 발목을 덮는 정도에 따라 로우 컷 미들 컷 하이 컷으로 나뉜다. 지리산처럼 장거리 고지대 산행을 할 땐 발목을 잘 잡아줄 수 있는 하이 컷을 신는 게 발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사진은 인스타그램 ‘등산하는 부산언니’를 운영하는 정문숙 씨가 지리산 천왕봉에서 찍은 모습. 팜트리 아웃도어 제공
■갈맷길 등 가벼운 걷기엔 트레킹화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로는 대체로 경사가 높지 않고 주로 흙길이라 일반 운동화를 신어도 걷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러나 올레길이나 갈맷길처럼 코스 중간에 갑자기 야산이나 오름이 나타날 수 있는 둘레길이라면 트레킹화를 신는 게 발의 피로를 줄일 수 있다. 트레킹화는 신발이 가벼워 장시간 걷기에 좋고 대부분 발목을 덮지 않는 로우컷(Low-cut) 형태라 신기 편한 디자인이다.

도심과 야외 구분 없이 일상 생활에서도 신을 수 있는 디자인이라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워킹화, 트레킹화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수지 아이유 등 유명 연예인을 내세우거나 아예 해파랑길에서 이름 따 제품명을 ‘해파랑’으로 출시한 업체도 있다. 지난해 말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브랜드 트레킹화 7종의 기능을 분석한 결과 안전성과 충격흡수 및 추진력 시험, 방수성 모두 우수 또는 기준을 충족할 정도로 전반적인 품질은 좋은 편이다.

분석 의뢰를 수행한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센터 이경득 평가인증팀장은 “최근 국내 브랜드는 오래 걸어도 힘이 덜 들고 추진력과 충격 흡수에 효율적인 ‘반발 기능’에 집중하고 있는 추세다. 반발력을 높이기 위해 카본을 넣은 제품도 있다”며 “이러한 제품은 가벼운 둘레길이나 부산 황령산 정도는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정산 등 장시간 산행에는 등산화

본격 산행에 돌입할 땐 일반 운동화보다는 트레킹화나 등산화를 신도록 한다. 가급적이면 발목이 복숭아뼈를 덮는 미들 컷(Middle-cut)이나 완전히 덮는 하이 컷(High-cut) 등산화가 좋다. 노면에 돌이 많고 고르지 않아 미끄러지거나 나무 뿌리에 걸려 발목을 다치기 쉽다. 특히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상 등산화를 선택하는 데 있어 접지력과 안정성은 매우 중요하다.

발목을 가볍게 덮는 미들 컷 등산화는 3, 4시간 이내 바위나 암릉 구간이 있는 산행에서, 하이 컷 등산화는 지리산 설악산 종주 등 장시간 산행, 고지대 산행에서 발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등산화는 아웃솔(밑창)이 두껍고 단단하며 외피도 대개 가죽을 많이 사용해 무겁지만, 바닥으로부터 전해지는 충격을 완화시켜줘 오랜 시간 등산해도 피로감을 덜어준다.

■한라산 등 눈꽃 핀 설산 오를 땐 릿지화

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센터에서 국내 트레킹화의 안전성과 충격흡수 기능 등을 분석하는 모습. 부산경제진흥원 제공
새하얀 눈으로 덮인 설산에서 눈꽃 산행의 낭만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한라산 덕유산 등 설산으로 향하고 있다. 겨울 산행은 추위뿐만 아니라 미끄러운 노면까지 신경 써야 해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대표적 설산인 한라산에서 백록담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성판악, 관음사 두 개 코스가 있다. 방송에서 전현무 씨가 오른 관음사 코스가 경치는 빼어나지만, 등산 초보에게는 완만한 산길의 성판악 코스가 수월하다.

한라산은 기본적으로 돌이 많은 산이다. 미끄러운 바위에서도 버티는 릿지화 기능이 필수인 이유다. 험한 산이 아니고 탐방로가 잘 정비돼 있어 경등산화로도 충분하다. 발목을 덮지 않는 트레킹화는 눈이 스며들 수 있어 설산에서는 매우 위험하다. 다리 보호를 위해 등산 스틱과 무릎 보호대도 챙기는 게 좋다. 얼어버린 등산로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아이젠과 눈이 등산화 안으로 들어가거나 바지가 젖는 것을 막는 스패츠도 필수 아이템이다. 이때도 트레킹화는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더라도 걸을 때마다 뒤틀려 눈이 침투하거나 걷기 힘들게 한다.

인스타그램 ‘등산하는 부산언니’를 운영하는 팜트리 아웃도어 이대현 대표는 “설산용 등산화의 가장 큰 특징은 보온과 방수, 투습이다. 추운 날 창문에 습기가 차는 것처럼 신발 속에도 땀이 차는데, 이러한 온기를 외부로 내보내는 투습 기능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투습 기능을 살린 울 소재 등산양말은 발을 건조하게 만들어 물집이나 동상의 위험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준다”고 조언했다.


◇등산화 구매 꿀팁

- 같은 치수 제품도 최대 10㎜ 차이…신어 보고 사세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쇼핑이 가속화하고 있지만 등산화만큼은 인터넷보다 매장에서 직접 신어보고 구매하길 권한다. 한국소비자원이 국내 브랜드 7개 트레킹화를 분석한 결과 같은 치수(270㎜)의 제품이라도 등산화 발둘레의 경우 최대 10㎜, 발넓이는 최대 6㎜로 제품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같은 브랜드 내에서도 기능에 따라 핏이 다르게 나온다니 내발에 꼭 맞는 등산화를 찾으려면 발품은 필수.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트렉스타 김기원 신발부장에게 등산화 구매 팁을 들어봤다.

먼저 등산화는 평소 자신이 신는 신발 사이즈로 구매할 경우 작은 오차라도 발이 불편할 수 있어 반드시 등산양말을 신고 양쪽 다 착용한 뒤 걸어보고 구매해야 한다. 이때 발뒤꿈치에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의 여유는 있어야 하되 너무 들리지는 않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발가락이 눌리거나 붙지 않고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는지도 확인한다. 발 앞쪽을 찼을 때 충격으로 발이 아프지 않아야 나에게 맞는 치수이다. 신어보는 시간도 체크하자. 발은 시간에 따라 치수가 조금씩 달라지므로, 일반적으로 발이 붓는 오후나 저녁에 신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구매 후 올바른 관리와 교체도 중요하다. 신발 바닥이 많이 닳거나 변형된 운동화는 미끄럼 저항, 충격흡수 등의 기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새로운 신발로 교체해야 한다. 등산화를 신지 않고 오랜 시간 보관해야 할 때는 신문지를 뭉쳐 신발 안에 넣어주면 습기 제거와 신발 형태 유지에 도움이 된다. 다이얼형 끈 고정 장치는 끈을 조이고 풀기가 매우 쉽고 편리한 대신, 사용 중 고장이 나면 일반적인 신발 끈에 비해 응급조치가 어려울 수 있다. 수시로 점검하고 AS를 받는 등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관리해야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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