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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기자의 Ent 프리즘] 방송가도 ‘할매 감성’ 신드롬…MZ세대 울리다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3-09 21:15:58
  •  |   본지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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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커피 전문점에 가면 흑임자 라떼나 귀리 라떼 같은 건강을 생각한 곡물 음료가 인기다. 또 인절미나 백설기 쑥떡 등 각종 떡을 이용한 디저트가 MZ세대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식음료뿐만 아니다. 패션에서는 꽃무늬 카디건이나 남방, 빈티지 롱치마 등 이전에는 촌스럽다고 했던 디자인이 인기다. ‘할매니얼’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할매니얼을 이끌고 있는 ‘뜨거운 싱어즈’의 김영옥(왼쪽)과 나문희. JTBC 제공
할매니얼은 할머니의 사투리인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성한 용어로, 할머니들이 선호하는 옛날 음식이나 옷을 재연출해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나 경향을 의미한다.

트렌드에 민감한 방송에서도 할매니얼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지난 1월 말부터 채널S에서 방송 중인 ‘진격의 할매’다. ‘진격의 할매’는 김영옥 나문희 박정수 등 인생 경험 도합 238세의 할매 MC들이 MZ세대부터 30, 40대 후배의 인생 상담을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김영옥과 나문희는 오는 14일 첫 방송하는 JTBC ‘뜨거운 싱어즈’에도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은 ‘오늘이 남은 날 중 제일 젊은 날’이라고 외치는 열정 만렙 시니어들이 뜨거운 가슴으로 노래하는 합창단 도전기를 다룬 예능이다. 두 배우를 비롯해 도합 990살의 시니어 배우들이 합창단에 참여한다.

이 두 프로그램은 할매니얼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알게 해 준다. ‘진격의 할매’는 연예계 경력으로 보면 세 MC가 하늘 같은 선배라서 까마득한 후배들이 선뜻 고민 상담을 하기 힘든 것이 사실. 하지만 연예계 선배가 아닌 할머니에게 상담을 한다면 다를 것이다. ‘할머니’하면 떠오르는 따뜻함과 온정이 느껴지는 동시에 따가운 회초리 같은 솔직한 조언이 함께 하기 때문에 진정성은 배가된다. 삭막한 우리 사회에서 할머니의 온기를 느끼고 위로받고 싶은 것이 MZ세대인 것이다.

‘뜨거운 싱어즈’에 출연하는 나문희는 “내 분야가 아니라서 그런가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행복해 보였다.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서 한다고 했다”고 시니어 합창단에 도전한 이유를 밝혔다. 김영옥 또한 “합창을 들으면서 웅장한 감동을 많이 받기 때문에 우리가 힘을 합쳐 합창을 하면 다른 감동을 주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했다.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도전하는 것을 꺼려하는 요즘, MZ세대는 할머니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스웩을 느끼고,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김영옥 나문희뿐만 아니라 윤여정 고두심 등 MZ세대의 롤 모델이 되고 싶은 국민 할머니들이 오래도록 자리를 지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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