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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만에 다시 연 부산 국회도서관, 탁 트인 ‘낙동강 뷰’ 품어 인기예감

31일 개관 전 ‘미리보기’

  • 최승희 기자 shchoi@kookje.co.kr
  •  |   입력 : 2022-03-23 19:09:03
  •  |   본지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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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수도 때 부산에 처음 건립
- 강서에 분관 세워 이달 말 개관

- 여의도서 옮긴 책 등 ‘175만 권’
- 매년 2만7000권씩 추가될 듯
- 귀한 의회자료 갖춘 공간 눈길

- 여의도엔 없는 어린이자료실
- 뛰놀거나 공부할 수 있는 복도
- 앉아서 책읽는 계단까지 조성

- 국회도서관 고유기능 살린
- 국가문헌 보존공간도 설치

대한민국 국회도서관의 출발은 지금의 서울 여의도가 아니다. 바로 부산이다. 한국 전쟁 중이던 1952년 2월 20일 경남도청 무덕전(현 부산 서구)에서 첫발을 내디뎠다. 임시수도 부산에서 싹을 틔운 국회도서관이 70년 만에 다시 부산 강서구에서 문을 연다. 국회도서관의 첫 분관이자 영남권 첫 국립도서관이다. 3억5000만 면에 달하는 의회도서관의 방대한 입법·학술자료를 활용할 수 있고, 차별화된 공공도서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31일 개관을 앞두고 국회부산도서관을 미리 가봤다.
부산 강서구 국회부산도서관이 오는 31일 문을 연다. 다른 도서관에선 볼수 없는 국회 발간물, 지방의회자료 등을 갖춘 의회자료실이 눈길을 끈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175만 권 소장… 의회자료실 눈길

강서구 국회부산도서관은 앞으로는 큰 도로가, 뒤로는 서낙동강이 흐르는 자리에 연면적 1만3661㎡에 지상 3층 규모로 지어졌다. 지금은 주변이 다소 휑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전망이다. 좌측엔 문화복합시설 낙동강 아트홀, 우측엔 LH가 조성하는 대규모 ‘1호 근린공원’(가칭) 이 들어서 서부산의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외관은 책을 눕혀놓은 모습을 연상시킨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건물 외관은 눕혀놓은 책 모양을 본땄다. 바람에 책장이 날리는 것처럼 건물 앞뒤, 좌우로 유려한 곡선을 살린 디자인이 랜드마크로서 손색이 없다. 살짝 책장이 벌어진 듯한 디자인은 마치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전면은 좌우 곡선 대칭으로 균형감을 주는 한편 가지런히 서 있는 큰 기둥들이 책을 세워 꽂아놓은 모습을 연상시켜 인상적이다.

1층 현관으로 입장하면 넓은 로비(1578㎡)가 나타난다. 천장이 2층까지 뚫려 있고 자연 채광이 들어와 밝고 쾌적했다. 열람실은 바로 정면에 있다. 문이 좁은 기존 공공도서관과 달리 입구를 넓게 터 개방감이 느껴졌다. 개관을 앞두고 현재 170만 권의 책이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옮겨왔고, 개관장서 5만3000권을 새로 구입했다고 한다. 앞으로 수요 조사를 통해 매년 2만7000권씩 채워넣을 계획이다.

국회부산도서관은 1층에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전시실을, 2층에 의회자료실 주제자료실 문화교실 세미나·미디어창작실 영상세미나실 카페·매점을 갖췄다. 2층과 3층의 중앙부는 국가문헌 보존서고이다. 국회부산도서관은 국회도서관 처음으로 관외대출서비스를 도입한다. 1인당 5권, 15일 동안 빌릴 수 있다.

자료실은 층마다 성격을 달리했다. 1층엔 인문학 소설 역사 등 대중적인 도서를, 2층엔 주제자료나 국회도서관만의 차별화된 도서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의회자료실은 국회발간물, 지방의회자료, 법령자료, 지방의회관련 외국의회 자료 등 다른 도서관에선 볼 수 없는 자료를 가져와 눈길을 끌었다. 2층 자료실 내 큐브형 서고엔 철새, 습지 등 생태학 분야 특화자료 코너가 만들어졌다.

책을 보거나 공부할 수 있는 자리도 많았다. 도서관의 전체 좌석은 총 447석인데 자유롭게 앉을 수 있는 소파, 계단 등을 포함하면 동시에 500명 이상이 앉아서 쉴 수 있다고 한다. 도서 성격에 맞게 1층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도록 테이블과 의자도 개방형으로 배치했고, 2층은 독서에 몰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집중력을 높이는 독서실형 1인 책상과 탁 트인 서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1인·다인 책상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가구와 조명도 학습 욕구를 끌어올린다. “공간 자체가 서비스”라는 도서관 관계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국회도서관 첫 어린이자료실 설치

자료실엔 대중적인 책부터 주제자료 등 다양한 도서를 만나볼 수 있다. 가구와 조명도 독서에 몰입할 수 있도록 신경 썼다.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1층 로비 우측엔 국회부산도서관 포토존과 전시실이 있다. 아직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데 포토존은 국회전경사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북콘서트 등 행사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넓게 꾸민다고 한다. 전시실은 상설전과 기획전을 선보이며, 상설전시실에는 ‘국회 나라의 뜻이 모이다’를 주제로 국회의 역할, 역대 의장, 1호 장서 등 국회도서관에 대한 소개 자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시점이동영상을 이용해 국회 입구에서 내부를 둘러볼 수 있는 실감형 코너도 야심차게 준비했다. 기획전으로는 국회부산도서관 개관 및 국회도서관 70주년을 기념하는 ‘시작 그리고 또 다른 시작’전을 선보인다.

어린이자료실은 여의도 국회도서관엔 없는 공간으로, 국회도서관은 이번 개관을 앞두고 유아·아동책을 약 9000권 구매했다. 서고의 도서분류기준이 특이했는데 수성 금성 지구 등 아이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행성 이름을 따서 붙였다. 복도엔 공간을 가변적으로 쓸 수 있는 무빙월을 설치해 필요에 따라 로비와 공간을 분리하고 아이들이 뛰어 놀거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한다.

로비 좌측에 2층과 연결하는 넓은 계단은 ‘책 읽는 계단’으로 이름 붙였다. 계단 옆 벽면도 서고로 활용한다. 이곳엔 대출도서가 아니라 영남권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배포하는 자료, 브로셔를 비치해 누구나 지역 정보를 쉽게 접하고 가져갈 수 있도록 채울 계획이다.

2, 3층엔 국회부산도서관의 주요 기능인 국가문헌 보존공간이 들어서 있다. 일반 이용자는 출입할 수 없다. 국가학술정보, 입법자료 등 영구적 보존가치가 있는 자료를 보관하고 있으며, 재난이나 해킹에 대비한 국회 디지털자료 백업 시스템인 디지털보존실도 운영 중이다.

이 외에도 국회부산도서관에는 영상을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실, 독서모임 등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 학술행사나 워크숍을 위한 오디토리움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다양한 공간을 갖추고 있다. 국회부산도서관은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평일 오후 9시, 주말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매주 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휴관한다.


# “지역민에 좋은 선물 될 거라 생각했죠”

■ 정의화 전 국회의장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독서’라고 생각합니다. 도서관을 일컬어 민주시민 누구나 차별 없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사회적 장치라고 하는 이유죠. 부산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임기 중 국회도서관 분관을 지역에 가져올 수 있어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국회부산도서관 건립의 주역으로 불리는 정의화(사진) 전 국회의장은 개관을 앞두고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2014년 8월 그가 의장으로서 국회도서관에 분관 검토를 내린 게 바로 국회부산도서관 대장정의 시작이었다. “제가 부산고 도서반원이었어요. 도서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죠. 지역 인사들이 국회도서관 분관을 제안하는데, 부산 출신 의장을 셋이나 낸 지역민에게 보답하는 선물로 딱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바로 추진하게 됐죠.”

마침 서고의 포화상태가 임박해 속앓이 중이던 국회도서관 측에도 좋은 기회였다. 재난이나 해킹에 대비해 국가 중요 문서를 분산해야 한다는 명분도 있었다. 문제는 ‘왜 부산이냐’를 설득하는 일이었다. “실제 입지타당성조사를 해보니 부산의 장서나 공공도서관 현황이 가장 열악했습니다. 타지역 국회의원을 의식해 전략을 짰어요. 처음엔 ‘부산 수장고’로 시작해 나중에서야 ‘부산 분관’으로 규모를 키운거죠.”

아쉬움도 남는다. 접근성 높은 부산시민공원 안에 만들고 싶었지만 부지 사정 때문에 서부산으로 옮긴 점이다. “당시 동서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명지가 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의장 임기 내에 건립을 확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이듬해 최종입지로 선정하고 빠르게 진행했어요. 덕분에 경남과 가까워지면서 많은 국민이 향유할 수 있게 됐죠. 국회부산도서관이 수도권과 정보 격차를 줄이고 문화 향유권을 넓힐 수 있는 지역 문화시설로 정착하길 바랍니다.”


# “지방자치·의회 지원방안 연구 힘쓸 것”

■ 현은희 도서관장 직무대행

“영남권 최초 국립도서관인 국회부산도서관은 차별화된 공공도서관 서비스 제공과 지식 문화의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하겠습니다.”

국회부산도서관 현은희(사진) 관장 직무대리는 개관을 앞두고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국회도서관 정보봉사국장인 그는 국회부산도서관 관장 채용공모가 늦어지자 직접 부산에 내려와 개관 준비 및 초기 안정화 업무를 두루 살피고 있다.

현 관장은 국회도서관 부산 분관의 설치 배경을 3가지로 설명했다. “첫번째는 역사성입니다. 국회도서관은 1952년 한국전쟁 당시 임시수도 부산에서 국회도서실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했어요. 두번째는 부산이 대한민국 제2 도시이자 국제적 관문이라는 지역성 때문이죠. 세 번째는, 국회도서관 서고가 포화상태를 앞두고 있어 자료보존관 건립이 시급했어요. 이번에 부산 분관이 생기면서 오랜 숙원을 해결하게 됐습니다.”

국회도서관은 공공도서관과 어떻게 다를까. 국회부산도서관의 ‘미션’을 보면 이해가 빠르다. 국회부산도서관은 ▷의회민주주의 가치 확산 및 민주공동체 의식 함양 ▷국민과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 구현 ▷국가문헌과 데이터의 분산보존 및 전승을 목표로 한다.

“지방의회와 지방자치 관련 단행본 자료를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부산 분관을 모델로 국회도서관의 지방의회 지원 방안을 연구하고 의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입니다. 아울러 서부산에 있는 부산현대미술관, 을숙도문화회관, 낙동강하구에코센터와 연계해 지식 문화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문화벨트로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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