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2년 5월 1일 소파 방정환 선생이 선포한 것으로 시작된 어린이날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어린이날을 기념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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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KBS에서 마련한 특집 프로그램 ‘다 어린이’. KBS 제공 |
하지만 EBS1와 KBS1을 제외하면 지상파 방송에서는 애니메이션 한 편을 방송하고, 기존 프로그램에 ‘어린이날 특집’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서 아쉬움이 남는다.
KBS1은 올해로 33년이 된 ‘KBS 창작동요대회’와 가수 알리를 비롯해 김창완 인순이 계피 안톤 강 등이 출연해 ‘우리 모두 다 어린이였다’는 주제로 아이들과 함께 동요도 부르며 잊고 있던 동심과 추억을 꺼내 보고 공감하는 ‘다 어린이’를 준비했다. 하지만 ‘다 어린이’는 밤 10시에 편성해 어린이가 아닌 어른을 위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EBS1은 어린이날을 맞아 특집 주간 방송 ‘뭐든지 해결단’과 대한민국 아동 인권의 현주소를 살펴보는 EBS 다큐프라임 6부작 ‘어린人(인)권’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띈다. 다만 ‘어린人권’은 어린이날 방송하는 것이 아닐뿐더러 어린이가 시청할 프로그램은 아니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은 어떨까.
KBS2는 ‘추억의 검정고무신’, MBC는 ‘헬로카봇 옴파로스섬의 비밀’, SBS는 ‘안녕 자두야-제주도의 비밀’, EBS1은 ‘앵그리버드 더 무비’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해 초 개봉한 ‘안녕 자두야-제주도의 비밀’을 제외하면 모두 개봉한 지 2~6년이 된 것이어서 성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케이블과 OTT를 통해 신작을 섭렵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들 애니메이션은 흥밋거리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지상파 방송사는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 빈약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어린이 드라마나 아이들과 함께 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마련해 낮 시간대에 편성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지상파 3사는 여느 휴일처럼 오후 2시부터 프로야구 중계를 편성해 어린이날다운 특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영화관 나들이를 제안한다. 극장가에서는 ‘배드 가이즈’ ‘토르: 마법 검의 전설’ ‘극장판 엉덩이 탐정: 수플레 섬의 비밀’, ‘몬스터 아카데미’ 등의 전체관람가 애니메이션과 동자승들이 액션 대결을 펼치는 한국 어린이 영화 ‘액션동자’ 등이 개봉해 아이들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팬데믹 상황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영화관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아이들이 많을 텐데, 신작 애니메이션도 보여주고 영화관 경험도 시켜줄 수 있겠다.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팝콘을 먹는 즐거움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