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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앓던 외할머니 떠올라…대본 보자마자 울었죠”

영화 ‘카시오페아’ 서현진

  • 이원 기자 latehope@kookje.co.kr
  •  |   입력 : 2022-06-01 21:25:5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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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나이 투병으로 기억 퇴행
- 아빠와 새 삶 그리는 과정 담아

- “직접 봤던 증세로 캐릭터 준비
- 재활치료 받을 만큼 연기 몰입
- 첫 영화 주연 … 관객 반응 궁금
- 안성기 선생님과 호흡 좋았다”

“외할머니가 알츠하이머셨다. ‘카시오페아’ 대본에 나오는 병세와 외할머니 병세의 진행이 굉장히 비슷하더라. 대본을 보면서 무척 울었다.”

첫 주연 영화 ‘카시오페아’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는 변호사 수진 역을 맡은 서현진. 그녀는 실제 알츠하이머를 앓았던 외할머니를 떠올리며 연기했다. 트리플픽쳐스 제공
많은 드라마에서 똑 부러진 연기를 보여준 서현진이 첫 주연 영화 ‘카시오페아’(개봉 1일)에서 초로기(初老期) 알츠하이머 환자 역을 맡아 극장가를 눈물로 적신다. 신연식 감독이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카시오페아’는 변호사로서 엄마와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수진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 인우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특별한 동행을 담은 작품이다. ‘또 오해영’ ‘낭만닥터 김사부’ ‘사랑의 온도’ ‘뷰티 인사이드’ ‘너는 나의 봄’ 등을 통해 믿고 보는 연기력을 보여준 서현진은 젊은 나이에 알츠하이머 판정을 받아 빠르게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 역을 맡았다.

최근 온라인 화상으로 만난 서현진은 “이렇게 큰 역할을 맡은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사실 저에게는 큰 도전이었다. 드라마를 자주 해서 제 얼굴이 스크린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긴장된다”며 첫 주연에 대한 설렘을 전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환자 역을 위해 제가 봤던 외할머니의 증세로 캐릭터를 준비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외할머니의 행동과 눈동자, 표정이 생생하게 기억나서 놀랐다. 이 영화의 작업이 외할머니와 만나는 작업 같기도 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카시오페아’ 스틸컷. 트리플픽쳐스 제공
치매 증상이 빠르게 진행되는 초로기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더 까다로울 수 있었다. 그는 “초반부는 기억이 아웃됐다 돌아왔다 하는 증세를, 중반부는 증세가 악화되고, 이후에는 기억이 거의 퇴행된 상태를 연기했다. 그래서 나중에는 좌우 비대칭이 심해지고, 어깨가 말리고, 턱이 빠진다든지 하는 모습, 꼿꼿이 균형 감각을 유지할 수 없어지는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서 뒤로 갈수록 점점 자세가 나빠진다”며 촬영 이후 바른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후일담도 곁들였다.

‘카시오페아’에서 관객의 마음을 가장 많이 두드리는 것은 바로 아버지 인우 역을 맡은 안성기와의 부녀 관계다. 젊은 시절 해외 근무로 어린 딸을 돌보지 못했던 아버지는 너무 일찍 알츠하이머에 걸린 딸을 돌보며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서현진은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안성기 선생님과 연기를 해보겠나’ 하는 마음으로 이 작품에 참여했다”며 안성기와 함께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연기할 때 안성기 선생님이 수진이를 그렇게 담담하게 쳐다보고 계시는지 몰랐다. 알츠하이머에 걸린 수진이는 계속 앞만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술시사 때 환우 모임 장면에서 ‘자신이 딸을 못 돌봤는데 똑똑해서 혼자 변호사가 됐다. 그런데 내가 아니라 딸이 알츠하이머’라고 말씀하시는데 진짜 많이 울었다”며 세상을 관조하는 연기를 보여준 안성기에게 존경의 마음을 보냈다. 실제로 안성기는 아픈 마음을 가슴에 묻고 알츠하이머인 딸의 곁을 지키며 편안한 모습과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를 한다.

서현진은 ‘카시오페아’ 개봉에 이어 3일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왜 오수재인가’로 시청자를 만난다. 그녀는 성공만을 따라가다 속이 텅 비어버린 차가운 변호사 오수재를 연기한다.

서현진은 “두 작품에서 모두 변호사로 나오지만 드라마는 훨씬 직업이 드러나는 장르물이다. 오수재는 굉장히 욕망이 가득한 인물이어서 이 드라마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껏 선하거나 착한 인물을 연기해온 그의 새로운 변신을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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