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가 돌아왔다. 충무로에 웃음꽃이 피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다시 기지개를 켜며 다시 해보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폐막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각각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박찬욱(왼쪽) 감독과 송강호.
CJ ENM 제공 |
지난 2년 넘게 팬데믹으로 관객과 제대로 된 소통을 하지 못했던 영화계가 5월 들어 힘을 얻고 있다. 첫 단추는 영화관 거리두기 해제와 취식 허용, 기대작의 개봉이었다. 지난달 4일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마블 영화라는 기대감과 함께 관객의 발걸음을 다시 영화관으로 되돌리는 역할을 했다. 갑작스러운 흥행으로 주말 영화관은 직원이 모자라 음료와 팝콘을 받기 위한 대기줄이 길어지고, 팝콘이 일찍 완판되는 현상을 빚기도 했다. 한 영화관 관계자는 “영화관 아르바이트생을 다시 모집했고, 영화를 재미있게 보고 나오는 관객을 보는 직원들에게서 활기가 느껴진다”며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길 바랐다.
지난달 18일 개봉한 ‘범죄도시2’는 개봉 14일 만에 700만 관객을 넘으며 팬데믹 이후 가장 성적이 좋았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755만 명 기록도 이번 주에 갈아치울 기세다. 현재 추세라면 팬데믹 시대에 맞는 첫 천만 영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무엇보다 ‘범죄도시2’가 관객들에게 한국 영화만의 재미를 다시 느끼게 만들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관객들이 한국 영화를 외면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지만 볼 만한 콘텐츠가 적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범죄도시2’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 맛이라는 소문이 퍼지면서 한국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영화 흥행과 맞물려 칸에서 날아온 쾌거는 그간 드라마와 OTT에 빼앗겼던 대중의 관심을 영화로 다시 되돌리게 했다.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브로커’의 송강호와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의 남우주연상과 감독상 수상은 세계 최고 권위의 영화제를 휩쓸었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가 살아 있고, K-콘텐츠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줬다.
지난달 31일 ‘브로커’ 기자간담회에서 송강호는 “2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 영화의 소통이 단절되다시피 했다. 앞으로 다양한 한국 영화가 소개될 텐데 우리 콘텐츠의 다양성과 힘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여름 한국 영화는 이번 달 ‘브로커’ ‘마녀 파트2. 디 아더 원’ ‘헤어질 결심’이 상영되고 7월에는 ‘외계+인’ ‘한산: 용의 출현’, 8월에 ‘비상선언’ ‘헌트’ 등 제목만으로도 보고 싶어지는 화려한 텐트폴 영화로 꾸리고 있다. 여름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이 정도의 라인업이라면 한국 영화계가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그 어느 해보다 더욱 뜨거운 여름을 맞이할 한국 영화가 돌아왔다.